오늘, 한 송이 우담바라가 다시 숨 쉬는 날 ― 남지심 선생님 생신에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오늘, 한 송이 우담바라가 다시 숨 쉬는 날 ― 남지심 선생님 생신에 2026.04.22
□ 소설가 남지심 선생님

■
오늘, 한 송이 우담바라가 다시 숨 쉬는 날
― 남지심 선생님 생신에
청람 김왕식
오늘은
한 사람의 생일이 아니라
오래 참고 있던 빛이
다시 사람의 이름으로 깨어나는 날입니다
선생님의 가슴 속에는
이미 삼라만상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바람도, 흙도, 눈물도, 기쁨도
서로 다투지 않고 머물며
하나의 숨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그 모든 존재마다
상처 입지 않은 빛
본래의 부처가 조용히 깃들어 있었고
선생님께서는
그 빛을 꺼내려 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다치지 않게, 흐트러지지 않게
제 자리에서 스스로 피어나도록
지켜보며 기다려 주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곁에 다녀간 사람들은
가르침을 들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무너졌던 마음이 다시 일어났다고,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만났다고
조용히 눈을 적실 뿐입니다
누군가는 어둠 속에서
선생님의 한 문장을 붙잡고
밤을 건너왔고
누군가는 삶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선생님의 침묵 하나에 기대어
다시 숨을 이어갔습니다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오늘이라는 날을 이루었습니다
오늘
그 사명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날을 맞아
사람들은 크게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각자의 자리에서
가슴 깊이 무릎을 꿇듯
말 없는 축하를 올립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말로 다 갚을 수 없는
빛과 위로를
선생님
이 날은
당신께서 태어나신 날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당신으로 인해 다시 시작된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축하의 날이면서도
동시에
감사의 눈물이 고이는 날입니다
생신을 깊이 축하드립니다
당신이라는 존재는
이미 한 시대의 등불을 넘어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꺼지지 않는 우담바라로
살아 숨 쉬고 계십니다
ㅡ 청람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