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허물 ㅡ청람 김왕식

허물 2026.08.12
허물

허물

청람 김왕식

목놓아 울던 매미가

하나둘

여름에서 빠져나간다

나무에는

빈 몸만 남았다

등을 찢고

어디로 갔는지

껍데기는

살아 있을 때보다

더 단단히 나무를 붙든다

어제

친구 하나도

세상을 벗었다

한평생

가슴에 여름을 품고

울분도

사랑도

목이 쉬도록 살던 사람

내일이면

한 줌 재가 된다

삶은

그토록 무거웠는데

떠남은

한 줌보다 가볍다

친구여

못다 한 울음은

저 나무에 걸어두고

몸마저

허물처럼 벗어놓으시게

매미 한 마리 없는

빈 껍질 속으로

바람이 들어가

오래

사람의 소리로 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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