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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바람 ㅡ청람 김왕식

하늘 바람 2026.08.26
하늘 바람

하늘 바람

하늘은

바람을 붙잡지 않는다

보내는 일로

제 넓이를 증명한다

구름도

머문 만큼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떠날 줄 알아

하늘을 오래 닮는다

바람은

나무의 가지를 흔들면서도

뿌리까지 데려가지는 못한다

흔들림은

무너짐이 아니라

깊이를 확인하는 방식일 때가 있다

높이 오른 마음일수록

가벼워져야 하고

많이 가진 손일수록

더 쉽게 펴져야 한다

하늘에는

담장이 없다

바람에는

주인이 없다

아무것도 움켜쥐지 않아

모든 곳에 닿는 것들이 있다

사람의 마음도

하늘 한 칸쯤 비워둘 일

미움이 지나가고

그리움이 지나가고

이름 없는 슬픔까지 지나가도록

마지막에 남는 것은

지나간 바람이 아니라

그 바람을 끝내

품어낸 하늘의 깊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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