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 너머
슬픔 너머 202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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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너머
슬픔은 눈물의 집이 아니었다
비워진 자리에 생긴 창문이었다
잃었다고 주저앉은 자리마다
없어진 것보다 넓은 하늘이 열렸다
상처는 살을 찢은 칼이 아니라
마음에 너무 붙어 있던 것을 떼어낸 손이었다
무너진 것은 삶이 아니었다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울음이 다 마른 뒤
눈은 비로소 제 눈을 얻었다
떠난 사람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붙잡고 있던 손의 주인을 바꾸어 놓았다
슬픔을 넘는다는 것은
슬픔을 버리는 일이 아니다
슬픔마저 둘 곳이 없어지는 순간
빈 가슴 한가운데
세상이 들어와 앉는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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