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향기는 오래 남는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말의 향기는 오래 남는다 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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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의 향기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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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오래 기억된다. 스쳐 지나간 꽃향기, 한때 묻었던 책의 냄새, 어린 시절 집 안에 스며 있던 나무 향내는 세월이 흘러도 다시 떠오른다. 말도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지만, 한 번 스며든 말은 향기처럼 오래 남는다.
따뜻한 말은 꽃향기 같다. 잠시 들었을 뿐인데, 시간이 지나도 그 여운이 남아 마음을 맑게 한다. 스승의 격려, 친구의 위로, 부모의 다정한 한마디는 평생의 향기가 된다. 그 향기는 힘든 순간에 문득 떠올라 마음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차가운 말은 퀴퀴한 냄새처럼 남는다. 한번 들은 모욕적인 말, 함부로 던진 비난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다. 향기는 좋은 기억만 남는 것이 아니다. 말의 향기도 마찬가지다. 좋은 말은 향기로운 꽃밭을 남기지만, 나쁜 말은 탁한 공기를 남긴다. 어떤 향기를 남길지는 말하는 이의 선택이다.
말의 향기는 말한 사람보다 듣는 사람에게 더 오래 남는다. 향기를 만든 이는 금세 잊어버리지만, 그 향기를 맡은 이는 오래 기억한다. 말도 그렇다. 던진 이는 잊어도, 들은 이는 평생 기억할 수 있다. 하여, 말은 더욱 조심스러워야 한다. 향기를 남길 것인지, 악취를 남길 것인지는 말하는 순간에 결정된다.
역사를 돌아보면 향기로운 말은 세대를 넘어 전해졌다. 소크라테스의 대화, 예수의 비유, 간디의 외침은 오늘날에도 향기를 남긴다. 짧은 문장 속에 담긴 진심과 지혜가 세월의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간 것이다. 반면, 독선과 증오의 말은 잠시 힘을 발휘했지만, 결국 악취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의 삶에서도 말의 향기는 쉽게 드러난다. 직장에서의 짧은 칭찬은 하루 종일 사람을 기쁘게 하고, 가정에서의 다정한 인사는 오랫동안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무심한 한마디가 오랫동안 상처로 남기도 한다. 말은 사라지는 듯해도 공기처럼 번져 마음속에 오래 머문다.
말의 향기를 아름답게 하려면 마음부터 맑아야 한다. 탁한 마음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올 수 없다. 마음을 따뜻하게 다스리면 말도 자연스레 향기를 머금는다. 억지로 꾸민 향기는 금세 사라지지만, 진심에서 우러난 말의 향기는 세월이 흘러도 남는다.
ㅡ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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