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창문 2025.04.12html창문 BEGIN STRUCTURED_DATA END STRUCTURED_DATA 창문
창문은 벽에 난 유일한 숨구멍이다.
닫혀 있으면 안이 보호받고, 열리면 바깥과 통한다.
창문은 바람이 드나들고 빛이 스며드는 자리이자, 바라봄과 기다림의 공간이다.
사람도 창문이 필요하다.
마음을 닫아둘 수도, 열어둘 수도 있는 작은 틈.
세상을 향해 스스로를 여는 법을, 창문은 말없이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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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오후, 달삼은 오래된 찻집 창가 자리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이 오가고,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고 있었다.
“스승님, 창문이라는 게 참 신기해요. 안에 있으면서도 바깥을 다 볼 수 있게 해주잖아요.”
스승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지. 창문은 안과 밖을 가르지만 동시에 잇는 존재야. 문은 드나드는 길이라면, 창문은 바라보는 길이지.”
달삼은 창문 너머로 멀리 움직이는 구름을 가리켰다.
“창밖 풍경을 보다 보면, 마음이 멀리까지 따라가는 것 같아요.”
“창문은 단지 풍경을 보는 틀이 아니라, 마음이 나가는 길이기도 하지. 창을 통해 나가 본 마음은 다시 돌아와 지금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돼.”
달삼은 창문을 반쯤 열었다.
바람이 스치고, 커튼이 살짝 흔들렸다.
“스승님, 가끔은 이 창을 완전히 열고 싶어요. 갑갑한 마음까지 바람에 날아가게.”
“마음에도 창문이 필요하단다. 답답한 감정을 품고만 있으면 곪게 되지. 때때로 활짝 열고, 환기해야 해. 그래야 다시 맑아지거든.”
달삼은 창틀에 기대어 외쳤다.
“스승님, 창문이 없다면 세상은 꽤 답답했을 것 같아요.”
“맞아. 창문은 닫힌 세계 속에 여지를 남겨주는 틈이지. 그 틈이 있어야 마음이 멈추지 않아.”
잠시 후, 찻집 안의 조용함을 깨고, 아이들이 창밖에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달삼도 손을 들어 흔들며 웃었다.
“창문 덕분에 모르는 이들과도 마음을 나눌 수 있네요.”
“그게 창문의 마법이지. 굳이 나가지 않아도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작은 통로. 닫혀 있는 동안에도 마음은 그 틈을 향해 자라나.”
달삼은 유리창을 닦으며 말했다.
“스승님, 창문은 밖을 보기 위한 것이면서도, 동시에 안을 비추게도 하네요. 유리에 비친 제 얼굴을 보니까… 뭔가 묘해요.”
“그렇지. 창문은 늘 쌍방향이야. 세상을 보는 눈이 되면서도,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되지. 그래서 좋은 창문은 밖을 밝히기 전에 안을 먼저 비추는 법이지.”
■
창문은 틈이다. 닫힌 벽 속에서도 세상을 향한 열린 가능성.
달삼은 배웠다. 마음에도 창문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걸.
세상을 향해 열 수 있고, 자신을 향해 닫을 수도 있는 유연한 공간.
그날 달삼은 그 창을 통해 바람을 들이고, 웃음을 들여다보았다.
창문을 닫기 전, 바깥에서 불어온 바람이 말했다.
닫힘은 끝이 아니라, 언제든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약속이라고. 공유하기게시글 관리청람 김왕식 PostListinCategory - START ‘말의 온도와 삶의 결 > 스승과 제자의 대화 - 실체의 추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윤슬(0)2025.04.13보슬비(0)2025.04.13안개(0)2025.04.12들길(0)2025.04.12흑백사진(2)2025.04.12 PostListinCategory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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