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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202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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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은 달의 절반만이 보이는 시기다. 반쯤 찬 달은 아직 완전하지도, 그렇다고 텅 비어 있지도 않다. 그래서 반달은 늘 경계 위에 있다. 빛과 어둠 사이,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 사이. 반달은 말없이 균형을 이야기한다. 무엇이든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고, 지금 이 순간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반쯤 찬 마음도 누군가에겐 다정한 달빛이다.

■□

저녁 산책길, 하늘 위로 반달이 떠 있었다.

달삼은 반쯤 찬 달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스승님, 저 달은 온전하지도 않은데 왜 저렇게 또렷할까요?”

스승은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함께 올려다보며 말했다.

“절반의 달이기에 더 또렷하지. 반달은 완전한 것보다, 도중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달이야.”

달삼은 반달의 경계선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딱 반쪽이니까… 뭔가 불안정해 보이기도 해요.”

“그래서 중요한 거야. 반달은 균형을 배우는 달이지. 아직 채워야 할 것이 있고, 이미 채운 것도 있는 상태. 사람도 인생 어느 시점에선 다 그런 반달 같을 때가 있어.”

달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요즘 제 마음도 그래요. 뭔가 이룬 것도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은 느낌…”

“그건 성장의 증거란다. 완전한 상태는 멈춤이고, 반달은 흘러가는 중이야. 아직 더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지.”

바람이 살짝 불고, 들판의 풀들이 움직였다.

달삼은 조용히 물었다.

“그럼 스승님, 반달 같은 시기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멈추지도, 다 이루지도 못한 중간에서요.”

스승은 천천히 대답했다.

“반달은 말하거든. 지금 이 순간도 온전하다고. 부족함이 꼭 결핍은 아니야. 오히려 가능성이야. 아직 남은 여백이 있다는 건 채울 수 있는 희망이 있다는 뜻이지.”

달삼은 그 말을 가만히 되뇌었다.

“그러니까… 지금의 이 불완전함도 괜찮다는 거죠?”

“그렇지. 사람은 항상 무언가 부족한 상태에서 사랑하고, 일하고, 꿈을 꾸지 않니? 중요한 건 그 부족함 속에서도 빛나려고 애쓰는 마음이야.”

반달은 점점 하늘 위로 떠올라 주변을 희미하게 밝혀주고 있었다.

달삼은 그 달을 보며 중얼거렸다.

“스승님, 저는 반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다 가지진 않았지만, 누군가에게 조용히 빛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

스승은 미소를 머금고 대답했다.

“그런 마음이면 이미 반 이상 찬 달이지. 나머지는 기다림과 꾸준함으로 채워가면 돼.”

반달은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빛난다.

달삼은 배웠다. 모든 게 완전할 필요는 없고, 지금의 절반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중간에 서 있는 자신을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

그게 삶에서 가장 필요한 균형이자 다정함이었다.

그날 달삼은 반달을 닮은 마음으로, 조용히 내일을 기다렸다. 공유하기게시글 관리청람 김왕식 PostListinCategory - START ‘말의 온도와 삶의 결 > 스승과 제자의 대화 - 실체의 추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그믐달(0)2025.04.14보름달(0)2025.04.13초승달(0)2025.04.13별(0)2025.04.13노을(0)2025.04.13 PostListinCategory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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