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보름달 2025.04.13html보름달 BEGIN STRUCTURED_DATA END STRUCTURED_DATA 보름달
보름달은 달이 가장 가득 찬 순간이다. 어둠을 밀어내고, 밤을 환하게 비추는 빛. 하지만 그 완전함은 찰나일 뿐, 곧 다시 기울기 시작한다. 그래서 보름달은 완성의 기쁨이자, 덧없음의 겸손이다. 가장 찬 순간에 가장 조용한. 우리 인생의 어느 날도, 그렇게 가득 찼던 순간은 오래 남는다. 빛났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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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가장 높이 떠 있는 밤이었다.
달삼은 산책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스승님, 오늘은 정말 보름달이네요.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밝아요.”
스승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그래, 이 정도면 등불이 따로 없지. 어둠이지만 무섭지 않은 밤. 보름달이 다 밝혀주니까.”
달삼은 웃으며 말했다.
“왠지 이런 날은 모든 게 괜찮을 것 같아요. 속이 가득 찬 기분이에요.”
“그게 보름달의 기운이야. 충만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누구든 그 빛 아래선 안심하게 되지.”
달삼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런데요, 이 보름달도 금방 기울어가겠죠?”
“그렇지. 절정은 오래 머물지 않거든. 그래서 더 귀한 거야.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충만함은, 순간이지만 깊게 남지.”
달삼은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그러면 우리는 이 보름달처럼 살 수 있을까요? 잠시라도 누군가에게 다정한 빛이 되어주는…”
스승은 따뜻한 눈빛으로 말했다.
“그럼. 삶의 어느 순간이든, 한 사람의 밤을 밝혀주는 보름달이 될 수 있어. 그게 꼭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달삼은 하늘을 보며 손을 뻗었다.
“저 달처럼 완전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려면 뭘 준비해야 할까요?”
“준비보다는 채워가는 마음이 중요하지. 보름달도 처음부터 그렇게 찬 게 아니잖아. 조금씩, 매일매일. 그 쌓임이 결국 하나의 빛을 만드는 거지.”
“스승님, 저는 아직 부족한 게 많아서요…”
“그 부족함을 매일 채우려는 마음이 바로 달을 키우는 마음이야. 완성은 하루에 오는 게 아니야.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나눔 속에서 서서히 오는 거지.”
보름달은 고요한 밤을 다정하게 덮고 있었다.
보름달은 충만함의 상징이지만, 그 찰나의 빛이기에 더 오래 기억된다.
달삼은 배웠다. 완벽함은 완성을 꿈꾸는 꾸준함 속에 있다는 걸.
그리고 누구나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의 밤을 밝혀주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날, 달삼의 마음에도 작지만 분명한 보름달 하나가 떠올랐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빛나는 마음으로. 공유하기게시글 관리청람 김왕식 PostListinCategory - START ‘말의 온도와 삶의 결 > 스승과 제자의 대화 - 실체의 추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달무리(0)2025.04.14그믐달(0)2025.04.14반달(0)2025.04.13초승달(0)2025.04.13별(0)2025.04.13 PostListinCategory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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