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종이비행기 2025.04.14html종이비행기 BEGIN STRUCTURED_DATA END STRUCTURED_DATA 종이비행기
종이비행기는 아주 가벼운 꿈이다. 어른 손엔 장난이지만, 아이 손에선 희망이 된다. 접고, 또 접어 마음을 실어 날리는 일. 날아가다 추락해도 괜찮다. 다시 접으면 되니까. 종이비행기는 멀리 가는 것보다, 마음이 담겼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종이비행기처럼, 누군가에게 날아가고 싶은 존재다.
■□
맑은 오후, 언덕 너머 공터에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고 있었다.
달삼은 하얀 종이를 반듯하게 접으며 말했다.
“스승님, 어릴 적 학교 끝나고 제일 좋아했던 게 종이비행기였어요. 친구들보다 더 멀리 날리려고 매일 연구했죠.”
스승은 달삼 옆에 앉아 또 다른 종이를 접기 시작했다.
“그땐 뭐든 진지했지. 한 장의 종이로 하늘을 나는 법을 배웠고, 떨어져도 다시 날릴 수 있다는 것도 알았어.”
달삼은 손끝으로 주름을 정리하며 말했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서 그런지… 종이비행기 하나 접는 것도 괜히 부끄럽네요.”
스승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어른은 비행기를 타지만, 아이는 비행기를 만들지. 그런데 진짜 비행은 몸이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거야. 종이비행기는 가벼워서 멀리 날지만, 그 안엔 가장 무거운 진심이 실려 있거든.”
달삼은 방금 접은 비행기를 높이 들어 바람에 실어 날렸다.
하늘로 뻗어가다 곧 낮게 떨어지는 비행기.
“금세 떨어졌네요… 어릴 땐 저 정도면 아쉬워서 다시 접고 또 날렸는데, 지금은 그냥 ‘그렇지’ 하고 넘어가게 돼요.”
스승은 천천히 말했다.
“그건 네가 실패에 익숙해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시에 도전을 덜 하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지.”
“스승님, 어릴 땐 그렇게 쉽게 기대하고 또 실망하면서도 기꺼이 다시 시작했는데… 지금은 하나 실패하면 그저 주워 접어 넣기 바쁘네요.”
“그래서 가끔은 종이비행기를 다시 접어야 해. 단순하지만 소중한 기억, 무모하지만 설렜던 마음. 어릴 적 접던 종이비행기 속엔 우리 가장 진짜의 모습이 담겨 있었지.”
달삼은 주운 비행기를 다시 곧게 펴고, 새로 접기 시작했다.
“이건 누굴 향해 날릴까요, 스승님?”
스승은 조용히 대답했다.
“과거의 너, 미래의 너,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누군가… 누구든 괜찮아. 중요한 건 날리고 싶다는 그 마음이 있다는 거야.”
종이비행기는 가볍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달삼은 배웠다. 삶은 꼭 높이 나는 것만이 아니라, 몇 번이고 다시 접는 용기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날 바람 따라 날아간 종이비행기 하나가 말했다.
꿈은 종잇장 같아도, 날아가려는 마음 하나면 하늘은 생각보다 가까워진다고. 공유하기게시글 관리청람 김왕식 PostListinCategory - START ‘말의 온도와 삶의 결 > 스승과 제자의 대화 - 실체의 추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감나무(0)2025.04.145일장(2)2025.04.14빈대떡(0)2025.04.14막걸리(0)2025.04.14엿장수(0)2025.04.14 PostListinCategory - END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