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안최호 작가의 수필 '송편'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안최호 작가의 수필 '송편'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2024.09.24

송편

수필가 안최호

가을의 문턱에 다다를 즈음,

산중에서 맞이한 추석의 풍경은 고요하면서도 깊은 향기로 가득했다.

아침부터 나는 숲을 걸어 송편에 사용할 솔잎을 채취했다. 짙은 솔향이 코끝을 간지럽혔고, 어머니께서 추석이 가까워질 때마다 송편을 준비하시던 장면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주방에서 분주히 손을 움직이며 떡을 빚고 솔잎을 정성스레 준비하시던 모습이 아련했다.

요즘 떡집에서 파는 송편은 솔잎 없이 쪄진다. 깔끔하고 매끄러운 표면을 자랑하며 모양도 일정하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향기, 추억의 냄새는 점점 사라져가는 듯하다. 내가 기억하는 송편은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어머니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시간의 흔적이었고,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일부였다.

솔잎은 그때나 지금이나 송편을 빚는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였다. 솔잎이 가진 독특한 향은 떡의 풍미를 더하고, 그 자체로 하나의 자연스러운 방부제가 되어 송편의 맛을 오랫동안 지켜주었다.

내가 오늘 빚은 송편은 결코 떡집에서 판매되는 매끄러운 송편과는 달랐다. 제각각의 모양을 가진 송편들은 내 서툰 손길에서 탄생했지만, 그 안에는 나만의 정성과 추억이 담겨 있었다.

손가락으로 꾹 눌러 자국을 남긴 송편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방식 그대로였다. 그 자국은 단순히 모양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 시절 어머니의 손끝에서 느꼈던 따뜻함, 그리고 가족을 위한 마음이었다.

나는 찹쌀가루를 반죽하고 속 재료를 준비하는 동안, 머릿속에서 수많은 추억이 교차했다.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석의 아침,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송편을 바라보며 솔잎 향을 맡던 그 순간들이 말이다. 녹두와 볶은 참깨로 속을 채운 송편을 손으로 빚는 그 순간, 나는 어머니의 기억 속으로 깊이 빠져들었다. 속이 꽉 찬 송편을 솔잎 위에 하나둘씩 올려놓고, 찜기에 넣자 솔향이 방 안 가득 퍼졌다.

쪄지는 동안 피어오르는 솔잎의 향기는 마치 어머니의 품속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솔잎 덕분에 송편은 서로 달라붙지 않았고, 하나씩 집어들기에도 매우 좋았다. 떡집 송편처럼 쫄깃하고 윤기가 흐르지는 않았지만, 투박한 내 손길에서 탄생한 송편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매끄럽지 않은 표면과 각기 다른 모양 속에는 내 노력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송편을 완성한 뒤, 나는 한 입 베어 물었다. 솔잎 향과 함께 고소한 녹두와 참깨의 맛이 입안에 퍼지며, 마치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 어머니와 함께 추석 아침을 보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 맛은 단순한 음식의 맛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머니의 손길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시간의 맛이었고, 자연과 함께한 삶의 일부였다.

오늘 산중에서 만든 송편은 나에게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비록 매끄럽지 않고 모양도 일정치 않았지만, 그 속에는 어머니와 함께한 추석의 기억, 솔잎의 향기, 그리고 자연 속에서의 소중한 시간이 담겨 있었다. 산중의 고요함과 솔잎의 향기가 어우러져 만들어진 송편은 나만의 특별한 추석 선물이자,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조각이 되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빚은 이 시간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오늘 송편을 통해 나는 다시금 자연과 어머니의 품속으로 돌아간 듯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안최호 작가의 수필 ‘송편’은 단순한 음식의 제작 과정을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추억의 교차점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 글은 송편이라는 전통 음식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간의 유대를 탐구한다. 특히 송편을 빚는 과정에서 솔잎의 향기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석의 기억을 되새기는 장면들이 감동적으로 그려진다.

작가는 송편을 단순한 음식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송편은 어머니의 손길이 깃든, 시간의 흔적과 정성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과거의 송편, 즉 어머니의 손에서 탄생한 투박한 송편과 오늘날의 매끄럽고 완벽한 송편을 대조하면서, 자연의 향기와 추억이 담긴 송편의 가치를 강조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전통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자연과 삶이 담긴 하나의 예술이라는 인식을 얻게 된다.

또한 솔잎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며, 솔잎이 음식의 맛과 향, 그리고 보존성을 더해주는 자연의 선물임을 이야기한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표현하며, 오늘날의 기술적 발전 속에서 잃어가는 자연의 가치를 되새기게 한다. 매끄럽지 않은 표면, 각기 다른 모양의 송편은 현대인의 완벽함에 대한 강박을 벗어나, 투박함 속에 숨겨진 진정한 아름다움을 상기시킨다.

이 작품의 미학적 특징은 담백한 문체와 감성적인 묘사에서 드러난다. 작가는 자연과 음식, 추억을 결합하여 독자로 음식을 매개로 한 인간의 감정과 삶을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또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흐르는 표현들은 독자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현대 문명 속에서 잃어가는 전통과 자연의 가치를 상기시킨다.

‘송편’은 결국 어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하는 과정을 통해, 작가 개인의 경험을 넘어 독자들에게 보편적인 감동을 준다. 자연, 추억,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람과 음식이 어떻게 깊이 연결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어, 삶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수필이라 할 수 있다.

안최호 작가님께,

안녕하세요.

먼저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편지를 드립니다. 작가님의 수필 ‘송편’을 읽으며 마음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옛 추억들이 불현듯 깨어나, 그리움과 따뜻한 감정이 밀려들었습니다. 글 속에서 묘사된 송편과 솔잎,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어머니의 손길과 자연의 향기는 마치 제가 직접 그 순간을 함께한 듯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고요한 산중의 풍경과 어우러진 송편 만들기 과정이 매우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그 장면 하나하나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송편’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인간과 자연,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는 매개체로 느껴졌습니다. 작가님께서 솔잎을 모으며 떠올린 어머니의 모습은 저 역시도 저의 어머니와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차례상을 준비하시며 전통 음식을 만드시던 모습을 지켜보던 기억이 아련하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어머니의 손길이 담긴 송편은 그 자체로 사랑과 정성이었으며, 가족을 위한 마음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그 시절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며 따뜻한 위로와 향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글 속에서 솔잎의 향기에 담긴 의미와 역할을 설명하신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솔잎이 단순히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요소가 아니라, 자연과의 연결고리이자 음식의 보존을 위한 중요한 재료로 등장한 점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현대의 삶 속에서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인 방식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작가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자연이 주는 선물의 가치를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송편을 빚으며 솔잎 향기를 맡던 그 순간들이 떠오르며, 그 자연의 향기가 주는 편안함과 정겨움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작가님께서 빚으신 송편의 모양이 투박하고 일정치 않다는 묘사 또한 흥미로웠습니다. 매끄럽고 완벽해 보이는 현대의 송편과 달리, 어머니의 손끝에서 탄생한 투박한 송편의 아름다움을 그리신 점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겉모습은 불완전해 보일지라도, 그 속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신 점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속에 담긴 마음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라는 작가님의 메시지는 독자에게 일상에서의 작은 순간들, 그리고 불완전함 속에서 찾아낼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작가님의 수필을 읽으면서, 저는 그동안 바쁘게 살아오며 잊고 지냈던 많은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자연의 소중함,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전통 속에서 느껴지는 삶의 지혜는 우리 삶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되새기게 해주신 것 같습니다. 솔잎의 향기와 함께 가족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작가님께서 세심하게 표현해주신 그 따뜻한 순간들 덕분이었습니다.

또한, 송편을 빚으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그리신 작가님의 철학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바쁜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는 종종 자연과의 연결을 잊고 살아가지만, 작가님께서 보여주신 것처럼 자연은 여전히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임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솔잎이 주는 향기와 역할은 단순한 음식의 재료를 넘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우리는 자연과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가님께서 글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담아내신 방식이 정말 따뜻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머니와의 추억을 통해 오늘날의 나 자신을 돌아보고, 그 시절 어머니의 손길 속에서 느꼈던 따뜻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작가님의 글을 통해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저는 다시금 그 소중한 시간들을 되새길 수 있었고, 그 자체가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송편’이라는 수필은 저에게 단순한 추석의 이야기를 넘어, 삶의 중요한 가치를 일깨워 주는 글로 남았습니다. 자연, 가족,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가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되돌아보게 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작가님의 글을 통해 더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작가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독자 드림.

ㅡ 청람 김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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