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2025.03.28
■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김왕식
이상엽 박사는 정형외과 전문의다. 그러나 단순히 뛰어난 의학 지식과 수술 기술로 기억되기엔, 그의 삶은 훨씬 더 깊고 넓다. 정형외과 분야에서 특히 무릎 관절 치료에 탁월한 성과를 이뤄내며 ‘명의’로 불려왔다. 그의 손을 거친 수많은 무릎이 다시 일어섰고, 절망하던 이들의 삶에 다시 희망이 스며들었다. 사람의 관절을 바로 세우는 일은 단지 뼈와 연골의 조정이 아니라, 무너진 삶의 균형을 되돌리는 일이기도 하다. 그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의사였다.
그의 진료실에는 늘 환자들이 줄을 잇는다. 그것은 단지 치료 성과 때문만은 아니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부모처럼, 형제처럼 대하는 그 마음이 사람들을 모으는 힘이다. 설명 하나에도 온기가 있다. 그는 수술보다 말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안다. 환자의 두려움을 먼저 껴안고, 그 마음의 주름까지 펴주는 그의 태도는 진정한 ‘인술’이라 할 만하다. 몸을 고치되 마음을 놓치지 않는 그의 진료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학이고 철학이다.
그런 그가 요즘 문학의 세계로 조용히 걸어 들어왔다. 청람 문학회의 문을 두드린 이상엽 박사는, 매일 시를 읽고 느끼고, 때로는 글로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그는 자신을 ‘천생 이과 출신’이라 겸손하게 표현하지만, 과학의 세계를 살아온 사람에게도 시는 길이 열린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진료실에서 수많은 사연을 마주한 그의 눈은 이미 시인의 눈이다. 단어를 다루는 손길조차 의사의 섬세함을 닮아 있다. 그는 문학 속에서도 사람을 진료한다. 다친 마음, 흐릿해진 감정의 관절을, 시를 통해 다시 세운다.
이상엽 박사의 삶은 단순히 ‘성공한 전문직’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는 끊임없이 배우고 나누며, 자신이 받은 것을 돌려줄 줄 아는 사람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에게는 무료 진료를 마다하지 않고,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인다. 병이란 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에 스며든다는 것을 알기에, 그는 치료의 경계를 넓혀왔다. 이것은 그가 걸어온 삶의 철학, 즉 사람을 중심에 둔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그에게 의술은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고, 문학은 취미가 아니라 또 하나의 치료다. 인술과 시심, 과학과 감성이라는 두 세계를 잇는 다리 위에서 그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다. 아픔을 낫게 하는 손, 글로 마음을 건네는 손. 이 두 손이 만나 만들어내는 삶의 향기는 많은 이들에게 치유와 평화를 건넨다.
이상엽 박사는 사람을 고치는 의사이자, 사람을 품는 사람이다. 시를 읽는 마음으로 환자를 보고, 환자를 대하듯 시를 마주하는 그의 삶은 결국 하나의 큰 시이며, 곧 철학이다. 그의 존재가 문학과 인술 사이에 놓인 다리처럼, 세상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길이 되기를 소망한다.
ㅡ 청람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