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하늘의 시인에게 ㅡ천상병 시인께 바칩니다 ㅡ 시인 ㆍ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하늘의 시인에게 ㅡ천상병 시인께 바칩니다 ㅡ 시인 2025.04.03

하늘의 시인에게

ㅡ천상병 시인께 바칩니다

청람 김왕식

그대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짐 하나 지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길을 걸었다

한 장의 입춘대길도

그대 손에 들리면 시가 되었고

굴러온 돌멩이 하나조차

그대 눈에 닿으면 별이 되었다

세상의 끝자락에서

그대는 스스로를 ‘한평생 소풍 온 아이’라 불렀지만

그 말속엔

고통을 껴안은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웃음이 있었다

가난했으나 비굴하지 않았고

미쳤다 했으나 누구보다 맑았으며

버려졌으나 누구보다 귀히 여겼다

살아 있음의 모든 흔적을

이제 그대는 하늘에 들었고

하늘은 다시 시가 되었다

당신이 남긴 한 줄의 시가

오늘도 누군가의 삶을 붙든다

그러니 이제 안심하소서

슬리퍼 벗어 구름 위에 두시고

잠시 그곳 평상에 누우시길

이승의 바람, 아직도 그대를 그리워하오니

ㅡ 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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