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등불 아래 시가 머무는 자리 ― 침묵과 헌신, 그 빛의 사람, 주광일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 ㅡ 시인 김왕식

등불 아래 시가 머무는 자리 ― 침묵과 헌신, 그 빛의 사람, 주광일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 2025.05.29
등불 아래 시가 머무는 자리 ― 침묵과 헌신, 그 빛의 사람,  주광일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

등불 아래 시가 머무는 자리

― 침묵과 헌신, 그 빛의 사람,

주광일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

시인 김왕식

높은 곳 오르지 않아도

그 깊이로 세상을 밝혀주는 이여

말보다 침묵이 먼저 도착한 자리에서

그대는 언제나 기다리고 계셨지요

법의 검은 옷 속에도 따뜻한 숨결이 있었고

하루하루는 한 편의 시로 접혀 있었습니다

이어령이 문학의 맏형이라 불렀으나

그대는 찬사 위에 안주하지 않고

고요히 빛나는 길을 닦았습니다

벼슬보다 시심을 사랑하셨고

이름보다 마음을 앞세우셨으며

정의보다 사람을 더 오래 품으셨습니다

깁스를 한 채 뒤따르던 나를 향해

그대는 말없이 몸을 낮추셨습니다

이부자리를 펴고 짐을 들며

마치 세상의 짐을 대신 들어주시듯

그 손길 하나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밤, 시는 가만히 눈물지었습니다

세상은 품격을 입에 올리지만

그대는 품격을 몸으로 살아냈습니다

모든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가장 낮은 자리에 먼저 무릎을 꿇으며

등으로 빛을 가리던 당신

그곳에 진정한 시의 등이 걸려 있었습니다

나는 겨우 언어로 시를 짓지만

그대는 당신의 생으로 시를 쓰셨습니다

한 생애를 시처럼 살 수 있다는 것,

그 어려운 진실을 조용히 증명하며

말 한 마디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세상의 틈을 메우고 계셨습니다

오늘도 저는 당신이라는 시를 읽습니다

침묵 위에 내려앉은 그 따뜻한 등불을

한 줄 한 줄 마음에 베어 넣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섬긴다는 이 단순한 진리를

그대는 시보다 먼저 실천하셨기에

당신의 이름은 제게 시의 완성입니다

― 청람 김왕식 드림

주광일 시인과 함께

댓글

로그인 없이 바로 남길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본인이 수정·삭제하려면 이 댓글의 비밀번호를 정해 주세요. 서로 예의를 지켜 주세요.

  1.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