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ㅡ청람 김왕식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2025.12.28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 이상엽 닥터 부부

시와 인술 사이, 사람을 품은 삶

— 이상엽 박사를 말하다

수필가 김왕식

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이다. 그러나 어떤 의사는 병보다 먼저 사람을 본다. 광명 성애병원 정형외과의 이상엽 박사는 후자에 속한 사람이다. 그의 진료는 늘 인간에서 시작해 인간으로 돌아온다. 수술대 위에 놓인 것은 관절이지만, 그 아래에는 한 사람의 삶이 놓여 있음을 그는 잊지 않는다.

정형외과, 특히 무릎 관절은 삶의 무게를 가장 오래 견디는 곳이다. 서고 걷고 버티는 모든 시간이 그 작은 관절에 축적된다. 이상엽 박사는 그 무게를 안다. 그래서 그의 손길에는 서두름이 없다. 그는 뼈와 연골을 다루지만, 사실은 무너진 균형을 다시 세우는 일을 한다. 걷지 못해 좌절하던 이가 다시 일어설 때, 그가 회복시키는 것은 관절만이 아니라 삶의 리듬이다.

그의 진료실에는 묘한 온기가 흐른다. 흰 가운 너머로 먼저 건네는 것은 처방이 아니라 눈맞춤이다. 설명은 쉽고, 말은 낮으며, 환자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 그는 안다. 두려움은 통증을 키우고, 신뢰는 회복을 앞당긴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의 말 한마디는 마취보다 먼저 환자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쯤 되면 치료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가 된다.

이상엽 박사의 삶은 병원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조용히 문학의 세계로 걸어 들어왔다. 시를 읽고, 문장을 곱씹고, 마음에 남은 여운을 글로 옮긴다. 청람 문학회에서 그는 스스로를 배우는 사람이라 말하지만, 사실 그는 이미 충분히 시적인 사람이다. 수많은 환자의 사연을 오래 들여다본 눈, 말보다 침묵의 힘을 아는 마음은 시인의 그것과 닮아 있다.

의학이 몸의 구조를 이해하는 학문이라면, 문학은 마음의 구조를 더듬는 일이다. 그는 이 두 세계를 나누지 않는다. 진료실에서 사람을 대하듯 시를 읽고, 시를 읽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한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과장되지 않고, 그의 치료는 차갑지 않다. 아픈 곳을 정확히 짚되, 아픔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태도. 그것이 그를 ‘인술을 베푸는 의사’로 만든다.

그는 나눔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산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 앞에서 계산기를 먼저 꺼내지 않고, 사연을 먼저 듣는다. 병이 몸에만 머물지 않고 삶 전체로 번져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의 치료는 언제나 경계를 넘는다. 의사와 환자, 전문가와 비전문가라는 선을 넘어서, 한 사람과 한 사람이 만나는 자리로 나아간다.

이상엽 박사는 특별한 말을 하지 않는다. 다만 성실하게 자신의 자리에 선다. 인술과 시심, 과학과 인간미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과시하지 않고, 둘을 자연스럽게 품는다. 아픔을 낫게 하는 손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선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할 수 있음을 그는 삶으로 보여준다.

그의 하루하루는 하나의 긴 수필과도 같다. 과장도 없고, 꾸밈도 없지만, 읽을수록 깊은 울림이 남는다. 이상엽 박사는 의사 이전에 따뜻한 인간이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는 이미 많은 이들의 삶을 고쳐온 사람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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