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青民 박철언 시인의 시 《보낼 수 없는 사랑》을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青民 박철언 시인의 시 《보낼 수 없는 사랑》을 2026.03.22
青民 박철언 시인의 시 《보낼 수 없는 사랑》을

보낼 수 없는 사랑

青民 박철언

시가 낳은 오해로

멀어져가려는 그대의 서글픈 등

오해에서 비롯된 이별 시로

정말 그대가 떠나가려나 봐요

봄은 새파랗게 올라오는데

마음은 암갈색으로 꺼져가네요

함께한 모든 시간 심해로 가라앉히리라

가슴속 문 닫아걸려는 서로의 마음

그대의 상처 헤집고 불어온 바림

홀로된 가문비나무를 흔드니

마음 갈피마다 나뭇잎으로 우수수

새살 새움 틔워 맞은 그대

내 마음에 깊숙이 품은 원석이거늘

외로운 낙타처럼 사막으로 떠날 건가요

그대 없는 길, 나 없는 길은

온통 어둠일 뿐이라오

나 그대 한 발짝도

떠나보낼 수 없어요

이미 슬프도록 아름다운 인연이라서

붙잡을 수 없는 등, 보낼 수 없는 마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박철언 시인의 《보낼 수 없는 사랑》은 사랑의 상실을 노래한 시이면서, 그보다 더 깊이 들어가면 ‘오해’라는 보이지 않는 龜裂이 어떻게 관계를 무너뜨리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의 핵심 정서는 이별이 아니라, 이별에 이르게 하는 마음의 어긋남에 있다. 시인은 사랑을 잃어가는 과정을 외부의 사건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외려 내면의 미세한 균열이 어떻게 확대되어 돌이킬 수 없는 거리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히 드러낸다.

첫 연에서 “시가 낳은 오해로 / 멀어져가려는 그대의 서글픈 등”이라는 구절은 이 작품의 출발점이자 중심이다. 시라는 가장 순수한 표현이 오히려 오해를 낳는 계기가 되었다는 역설은 이 작품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언어는 이해를 위해 존재하지만, 때로는 가장 깊은 오해를 낳기도 한다.

시는 단순한 연정의 고백을 넘어, 인간 관계의 본질적 한계를 건드린다. 사랑은 말로 이어지지만, 동시에 말로 인해 무너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이어지는 “봄은 새파랗게 올라오는데 / 마음은 암갈색으로 꺼져가네요”라는 대목은 외부의 계절과 내면의 계절이 완전히 어긋난 상태를 선명하게 대비한다. 자연은 생명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나, 화자의 내면은 소멸과 침잠의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

이 대비는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사랑이 무너질 때 세계 전체의 감각이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보여 준다.

중반부에서 “그대의 상처 헤집고 불어온 바람 / 홀로된 가문비나무를 흔드니”라는 이미지는 고립된 존재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가문비나무는 곧 화자의 내면이며, 그 나무를 흔드는 바람은 오해와 상처의 기억이다. “마음 갈피마다 나뭇잎으로 우수수”라는 표현은 감정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다.

이 부분에서 시인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이미지로 절제하여 표현함으로써 더 깊은 울림을 만들어 낸다.

후반부의 “외로운 낙타처럼 사막으로 떠날 건가요”라는 비유는 떠남의 방향성을 명확히 한다. 낙타는 생존을 위해 사막을 건너는 존재지만, 여기서는 관계를 등지고 고립의 세계로 향하는 상징으로 읽힌다.

이 비유는 사랑이 단절될 때 인간이 얼마나 깊은 고독 속으로 밀려나는지를 암시한다.

종결부의 “나 그대 한 발짝도 / 떠나보낼 수 없어요 / 이미 슬프도록 아름다운 인연이라서”는 이 시의 정서를 가장 또렷하게 응축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슬프도록 아름다운’이라는 역설적 표현이다. 사랑은 아름답기 때문에 더 슬프고, 슬프기 때문에 더 오래 남는다.

이 문장은 단순한 애절함을 넘어, 사랑의 본질적 양면성을 드러낸다.

순간, 상고시대 가요 《황조가》가 떠오른다.

유리왕이 떠나가는 치희를 붙잡지 못하고 바라보는 장면이다. 아무리 만류해도 돌아보지 않는 등, 그 등 뒤에 남겨진 사람의 심정은 시대를 넘어 동일하다.

박철언 시인의 시 역시 같은 자리에 서 있다. 사랑은 언제나 붙잡고 싶은 마음과 떠나가는 현실 사이에서 갈라진다.

이 시의 본질은 사랑의 상실이 아니라 ‘믿음의 붕괴’에 있다. 아무리 오해라 해도, 그것을 끝내 믿지 못하는 순간 관계는 균열을 넘어 붕괴로 나아간다. 시인은 그 지점을 조용히 응시한다. 그는 울부짖지 않는다. 대신 서글픈 시선으로 그 등을 바라본다.

박철언 시인의 시 《보낼 수 없는 사랑》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다. 대신 절제된 언어와 상징을 통해 오해와 이별의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이 시는 읽고 난 뒤에도 오래 남는다. 사랑은 언제나 말보다 깊고, 오해는 언제나 생각보다 빠르다. 그 사이에서 인간은 끝내 서로를 놓치기도 한다.

이 시는 바로 그 놓침의 순간을, 가장 깊고도 아프게 기록한 작품이다.

혹여나

팩트라면

가슴 아플 일이다.

하여

박철언 시인께

위로 차

전화했다.

껄껄 웃으신다.

“청람 선생,

참으로 어리석구료.

작품은 작품일 뿐이라오!”

시평을 하는 나조차

깜빡 넘어갈 정도이니

청민 시인의 시는

참으로

무르익었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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