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ㅡ 도서출판 청람서루》 출간 안내 — 주광일의 시, 김왕식의 평이 만나는 고요한 문학의 자리 ㅡ 문학평론가 김기량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ㅡ 도서출판 청람서루》 출간 안내 — 주광일의 시, 김왕식의 평이 만나는 고요한 문학의 자리 2026.03.24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ㅡ 도서출판 청람서루》 출간 안내 — 주광일의 시, 김왕식의 평이 만나는 고요한 문학의 자리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 출간 안내

— 주광일의 시, 김왕식의 평이 만나는 고요한 문학의 자리

문학평론가 김기량

물음표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래 머물며 마음을 적시는 책은 드물다. 금세 읽히고 금세 잊히는 문장들이 범람하는 지금, 한 권의 책이 조용히 다가와 가슴 깊은 곳에 손을 얹는다. 시집이면서 시평집이고, 고백이면서 동행이며, 한 사람의 삶이 다른 한 사람의 언어를 만나 별빛처럼 다시 빛나는 책,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이 바로 그러하다. 이 책은 시인 주광일이 쓰고, 평론가 청람 김왕식이 읽고, 다시 독자의 마음 안에서 완성되는 보기 드문 문학적 만남의 결실이다.

주광일의 시는 크게 말하지 않는다. 삶의 상처를 과장하지 않고, 늙어감의 쓸쓸함을 감정의 과잉으로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의 시는 한 걸음 물러선 자리에서 더 깊어진다. 떠나는 순간을 두려움 없이 바라보는 시선, 계절이 지나간 자리에서 홀로 남은 사람의 적막, 이미 떠나간 사랑을 내면에 모셔두고 사는 품위, 고독을 회피가 아니라 존재의 마지막 기도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그의 시를 이루는 결이다. 그래서 이 시들은 화려하지 않으나 오래 남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더 깊이 스며든다. 마치 겨울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처럼, 아무 설명 없이도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진정한 특별함은 시에만 있지 않다. 주광일의 시를 따라가는 김왕식의 평문은 단순한 해설이 아니다. 그것은 시를 해부하는 비평이 아니라, 시가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숨결을 살려내는 또 하나의 문학이다.

김왕식은 시보다 앞서지 않고, 시를 대신 말하지도 않는다. 그는 시의 체온을 먼저 느끼고, 그 안에 잠겨 있는 침묵과 여백, 상실과 사랑의 무늬를 정갈한 문장으로 펼쳐 보인다. 한 편의 시를 읽고 한 편의 평을 만나면, 독자는 비로소 그 시의 안쪽에 숨겨진 두 번째 울음을 듣게 된다. 이 책은 그래서 시집을 읽는 즐거움과 깊이 있는 시평을 읽는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 ㅡ 도서출판 청람서루 》는 죽음을 말하면서도 삶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책이다. 상실을 다루면서도 절망에 머물지 않고, 노년을 노래하면서도 쇠락의 감상으로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책은 되묻는다. 어떻게 늙어갈 것인가.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어떻게 떠날 것인가. 그리고 그 물음에 정답을 강요하지 않은 채, 한 사람의 고요한 시와 또 한 사람의 따뜻한 평으로 독자를 천천히 이끌어간다. 그 길 위에서 독자는 어느새 자기 삶의 계절을 돌아보게 되고, 오래전에 보내지 못한 마음 하나를 떠올리게 되며, 지금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이유를 새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시를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말할 것도 없이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시를 어렵게 느끼는 이에게도 이 책은 충분히 다정하다. 주광일의 시는 맑고 담백하여 마음으로 먼저 읽히고, 김왕식의 평은 깊으면서도 따뜻하여 독자를 밀어내지 않는다. 시와 평이 서로를 비추며 나란히 걷는 이 책은, 문학이란 결국 인간의 마음을 더 조용히, 더 진실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일임을 증명한다.

삶의 어느 저녁, 말없이 곁에 둘 책을 찾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누군가를 잃고도 살아가야 하는 사람,

늙어감의 의미를 조용히 묻고 싶은 사람,

시를 통해 자기 마음의 깊이를 만나고 싶은 사람,

그리고 문학이 아직도 인간을 위로할 수 있다고 믿는 모든 이에게 《눈물로 쓰는 별의 문장》은 오래 남을 한 권이 될 것이다.

눈물로 쓰였으되 끝내 울부짖지 않는 문장들, 침묵 속에서 더 선명해지는 별빛 같은 시와 평.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가슴에 오래 놓아두는 책이다. 지금, 그 고요한 별의 문장을 만나볼 시간이다.

ㅡ 문학평론가 김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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