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박철언 시인의 시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 삶과 시가 하나의 계절로 만나는 자리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박철언 시인의 시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 삶과 시가 하나의 계절로 만나는 자리 2026.04.01
박철언 시인의 시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 삶과 시가 하나의 계절로 만나는 자리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시인 青民 박철언

얼어 죽은 땅을 뚫고 나온

새싹과 연푸른 나무들

잔혹한 삶을 이겨낸

가냘픈 목숨들

꽃 잔치 세상, 부서지는 햇살

거리에 가득 차는 사람들

4월은 감동이다

꿈과 희망으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4월이지만

여름열기,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들

황량한 겨울이 오면

이루지 못한 꿈의 슬픔에 젖으리

다시 찾아온 찬란한 봄

밤하늘의 별, 감미로운 바람속에

환희의 등불로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박철언 시인의 시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 삶과 시가 하나의 계절로 만나는 자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생명을 말하는 이 시의 언어는 단순한 자연의 풍경을 넘어 한 인간의 삶과 깊이 맞닿아 있다.

청민 박철언 시인의 이 작품에서 ‘4월’은 계절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열어가는 존재의 방식이며, 동시에 그의 생애를 관통해온 정신의 은유로 읽힌다.

그가 정치가이자 법조인으로 살아온 시간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다. 수많은 桎梏과 갈등, 현실의 냉혹한 균열 속에서도 끝내 무너지지 않았던 것은 외적 성취가 아니라 내면의 질서였다.

이 시에서 ‘얼어 죽은 땅’이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모든 것이 정지된 삶의 국면을 의미하듯, 그의 생 역시 때로는 깊은 동결의 시간을 통과해야 했던 노정이었다.

그럼에도 ‘새싹과 연푸른 나무들’이 땅을 뚫고 나오듯, 그는 끝내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일어선다.

여기서 생명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된 것이며, 견딤 끝에 스스로 일으켜 세운 것이다.

특히 ‘가냘픈 목숨들’이라는 표현은 그의 삶이 지향해 온 대상과도 연결된다. 사회의 가장 약한 자리, 소외된 이들의 삶을 향해 무료 변론을 이어온 그의 행보는, 바로 그 ‘가냘픈 생명’을 지키려는 실천적 의지의 연장이다.

이 시의 중반부에서 드러나는 ‘꽃 잔치 세상’과 ‘거리에 가득 차는 사람들’은 단순한 계절의 활기가 아니라, 공동체적 회복의 장면으로 확장된다. 이는 시인의 문학이 개인적 감상에 머물지 않고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문학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구축하려는 그의 태도는, 곧 이 시에서 ‘감동’이라는 언어로 환원된다.

감동은 감정의 파동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윤리적 울림이다.

이어지는 계절의 순환, 그리고 ‘이루지 못한 꿈의 슬픔’은 그의 삶이 단순한 승리의 기록이 아님을 보여준다.

외려 그가 걸어온 길은 수많은 미완과 상실을 포함한다. 그러나 이 시가 보여주듯, 중요한 것은 완성 여부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능력이다.

종결부의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는 선언은 단순한 자연의 환희를 넘어, 한 인간의 삶이 도달한 윤리적 결론으로 읽힌다. 여기서 승리는 타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켜내는 일이며, 더 나아가 타인을 살리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존재의 방식이다.

이 시에서 4월은 자연의 계절이 아니라 박철언이라는 한 인간이 평생에 걸쳐 실천해온 삶의 형식이다. 얼어붙은 시간을 지나, 다시 열리는 문. 그 문은 외부에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끝내 포기하지 않은 내면에서 열리는 것이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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