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어머니의 온기를 품은 사람 ― 임신영 시인께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어머니의 온기를 품은 사람 ― 임신영 시인께 2026.04.25
어머니의 온기를 품은 사람 ― 임신영 시인께

□ 임신영 시인과 어머니

존경하는 김왕식 평론가님

간밤을 늘 기억하게 해주시고 새벽의 말씀으로 항상 어머님을 마음속에 간직하게 해주심 항상 감사와 은혜로 생각합니다

어제는 늦게 어머님을 찿아뵙고 밤새 이야기하며 또 새벽일찍 아침 식사를 준비해 주셨어요. 식사 후 봄 바람 햇빛을 맞아 솔나무 향기 찾아 함께 나오며 어머님을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걸어 보고있는 시간이예요.

아내가 어머니 드린다고 준비해 준 반찬들. 오이소배기 파김치 열무김치 담구어서 한통씩 정성껏 준비하여 어머니께 마음 전하고 함께 하룻밤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삶이 주는 의미와 사랑을 향한 대화는 몇 시간째 같은 주제, 같은 이야기 인데도 한 마디 한 마디 저에게는 또 새로운 이야기로 시작하는 듯. 언제 또 들어 보려나. 어머니 얼굴과 눈동자를 보며 모습을 마음에 담아봅니다. 삶과 생명이란 걱정에 깊이 어머니 목소리에 빠져 봅니다.

사랑하는 어머니는 아들 시집을 들고 한적한 곳에서 함께 해주시고 오후를 지내며 같이 있어 주셨습니다.

어머니는 232페이지 <아버님께>를 읽고 계셨고 140페이지<사랑아 어느 날 일기> 141페이지<감동> 몇편을 보여주시며 아들에게 감사하다고 눈물을 글썽거리셨어요.

아들은 어머니와 사진으로 감사를 표하며 펜을 잡았습니다. 오늘의 어머니를 기억하며 시 한편을 드렸습니다

□ 임신영 시인이 즉석에서 쓴 시를 읽는 어머니

<바람이 불어도 오늘은 따스하다 >

어머님은 슬며시 접어서 핸드폰 커버를 열고 소중하게 접어 넣으셨어요. 그냥 휴지에 적어 내려간 마음의 글인 것을 어머니는 인생의 선물인 듯 간직하고 웃으시며 고마워 하셨습니다.

환갑을 넘은 아들의 눈가에 가득한 눈물을 보셨는지 어머니도 슬며시 눈가를 손등으로 가리셨어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이말은 들으셨지요~^

2026.4.25(토) 어머니를 기억할 소중한 시간을 맞이하며~~ 임신영 삶중에서

■□

글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이 아니라, 한 생이 조용히 빛나는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 임신영 시인의 시집을 읽고 있는 어머니

존경하는 임신영 선생님께.

보내주신 글은 단순한 하루의 기록이 아니라, 세월 속에서 깊이 여물어 온 사랑이 다시 피어나는 순간을 담아낸 귀한 서사로 다가왔습니다. 간밤을 지나 새벽으로 이어진 대화, 그리고 아침 햇살과 봄바람 속에서 어머님과 함께 걸으신 그 걸음걸음은 이미 한 편의 시로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이 오히려 더 또렷하게, 삶의 장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늦은 밤 찾아뵈어 나눈 이야기와, 새벽 일찍 일어나 정성껏 차려주신 식사에는 어머님의 평생이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건네고 싶은 마음, 그 오래된 사랑이 음식이라는 따뜻한 형태로 전해졌을 것입니다. 사모님께서 준비하신 오이소배기와 파김치, 열무김치 또한 그저 반찬이 아니라, 한 가정의 온기를 담은 또 하나의 언어였을 것입니다. 그날의 밥상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서로의 생을 다시 확인하는 깊은 자리였을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시집을 펼쳐 들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시며 눈시울을 적시던 모습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아버님께」와 「사랑아 어느 날 일기」, 그리고 「감동」이라는 제목 앞에서 머무르시던 그 순간은, 글과 삶이 하나로 만나는 자리였습니다. 자식이 써 내려간 문장을 읽으며 눈물을 글썽이시는 어머님의 모습은,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순간이라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 장면이 깊이 남습니다.

꼬깃한 종이에 적어 건넨 시 한 편.

어머님께서는 그것을 소중히 접어, 조심스레 간직하셨습니다.

그 모습 앞에서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훗날 어머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는 그 길에도

그 종이 한 장을 품속 깊이 넣어

함께 가져가실 것만 같은 마음이 듭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을 대신하여

그 시 한 줄이 어머님의 가슴에서

끝까지 따뜻하게 남아 있을 것만 같아

읽는 내내 눈시울이 젖어옵니다.

선생님의 효심을, 그 깊이를 조용히 부러워하게 됩니다.

이 마음을 이렇게 가까이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사실, 이 글을 읽으며 한편으로는 가슴 깊은 곳에서 다른 감정도 함께 올라왔습니다.

일찍 어머님을 여의고 난 뒤, 다하지 못한 마음이 남아 있는 제게는

이와 같은 장면이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풍수지탄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지금에서야 다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도

이미 전할 수 없는 시간 앞에 서 있는 아쉬움.

순간, 하늘에 계신 어머님이 문득 그리워져

아무 말 없이도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하여,

선생님의 오늘이

더욱 귀하고 눈부십니다.

환갑을 넘기신 아드님의 눈물과,

그것을 말없이 바라보시며 손등으로 눈가를 가리신 어머님의 모습.

그 장면에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말로 다 하지 못한 사랑이 이미 그 안에 다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불어도 오늘은 따스하다”는 그 한 구절은

그날의 공기를 넘어, 한 사람의 삶 전체를 설명하고 있는 듯합니다.

따스함은 날씨가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으로부터 온다는 사실.

그 단순한 진실이 이토록 깊이 가슴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을

이 글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귀하고 깊은 시간을 나누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날의 온기가 선생님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기를,

그 사랑의 결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마음 깊이 기원드립니다.

ㅡ청람 김왕식

□ 임신영 시인이 메모지에 쓴 시

어머니의 온기를 품은 사람

― 임신영 시인께

청람

어머니를 향해

걸음을 늦추는 사람은

이미 삶의 깊이를 알고 있는 사람이다

밤을 건너 새벽으로 이어진 말들이

밥 짓는 김처럼 올라와

조용히 하루를 덥힌다

손에 쥔 반찬 한 통에도

마음은 여러 겹으로 포개어져

말보다 먼저 전해진다

시집의 한 페이지를 넘기던 손끝에서

세월은 눈물이 되어

다시 사람을 적신다

휴지 위에 적힌 한 줄의 시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때

그것은 종이가 아니라

한 생의 고백이 된다

바람이 불어도

오늘이 따스한 까닭은

곁에 계신 한 분의 온기

눈물은 흐르지 않으려다

서로의 눈가에 머물고

그 침묵은 말보다 깊어

서로를 오래 안는다

어머니를 기억하는 마음은

시간을 잃지 않는다

그리하여 사랑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임신영 시인이여

그대의 시는

이미 삶으로 먼저 쓰여지고 있다

그 삶은

한 사람의 어머니를 지나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로

안온히 번져간다

ㅡ청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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