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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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 84 쪽 · 전체 200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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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바리 장작불 ㅡ 장상철 화백

김왕식 ■ 고자바리 장작불 장상철 화백 겨울 다운 찬 바람이 투명한 창을 스치는 날이면, 추억이 가득 쌓인 푸근한 옛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어제와 내일이 아닌 지금의 시간은 가눌 수 없을 만큼의 속도를 느끼기에 충분히 빠르게만 흐르는 듯하다…

청람 김왕식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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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연탄불 꽁치 ㅡ 시인 강문규

김왕식 ■ 구공연탄불 꽁치 시인 강문규 엄마가 연탄불에 구운 꽁치는 맛이 깊다 엄마가 구우신 꽁치는 사랑이 하나 더 담겨 있다 구공탄불에 꽁치 세 마리 소금 간 한 꼽 한 꼽 잘도 익어간다 아버지께 드릴 한 마리 또 하나는 누나에게 그리고 내가 먹을 …

청람 김왕식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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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나룻배 ㅡ 시인 강문규

김왕식 ■ 세월나룻배 시인 강 문규 친구야 저기 세월 싣고 떠나려는 나룻배를 타지 마라 너와 난 아직 청춘이 남아 있단다 절대 세월 싣고 떠나려는 그 배는 타지 마라 한 번 떠난 나룻배는 그 세월 나루터에 절대 오지 않는단다 친구야 세월 나…

청람 김왕식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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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최경민의 '예의'

김왕식 ■ 예의 시인 최경민 옆자리가 그랬다 살아있으면 유기동물 구조협회구요 죽어있으면 청소업체예요 나도 알고 있다 지금 나가면 누울 자리를 뺏긴다는 걸 그래도 가야 한다 새벽에 하는 연민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반대편은 견딜 수 없을 만큼 불쌍했…

청람 김왕식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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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의 살은 ㅡ 한강

김왕식 ■ 어느 날, 나의 살은 한강 어느 날 눈떠보면 물과 같았다가 그다음 날 눈떠보면 담벼락이었다가 오래된 콘크리트 내벽이었다가 먼지 날리는 봄 버스 정류장에 쪼그려 앉아 토할 때는 누더기 침걸레였다가 들지 않는 주머니칼의 속날이었다가 돌아와…

청람 김왕식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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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 ㅡ 한강

김왕식 ■ 서시 한강 어느 날 운명이 찾아와 나에게 말을 붙이고 내가 네 운명이란다, 그동안 내가 마음에 들었니,라고 묻는다면 나는 조용히 그를 끌어안고 오래 있을 거야 눈물을 흘리게 될지, 마음이 한없이 고요해져 이제는 아무것도 더 필요하지 않다고…

청람 김왕식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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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김왕식 ■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한강 거리 한기운데에서 얼굴을 가리고 울어보았지 믿을 수 없었어, 아직 눈물이 남아 있었다니 눈물이 찾아올 때 내 몸은 텅 빈 항아리가 되지 선 채로 기다렸어, 그득 차오르기를 모르겠어, 얼마나 …

청람 김왕식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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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ㅡ 한강

김왕식 ■ 날개 한강 그 고속도로의 번호는 모른다 아이오와에서 시카고로 가는 큰길 가장자리에 새 한 마리가 죽어 있다 바람이 불 때 거대한 차가 천둥소리를 내며 지나칠 때 잎사귀 같은 날개가 조용히 펄럭인다 십 마일쯤 더 가서 내가 탄 버스가 비에 젖기…

청람 김왕식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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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여백

김왕식 ■ 하얀 여백 장상철 화백 눈이 오려나보다 하얀 여백을 하얗게 채우는 신비로운 잔치는 순백의 나라를 꿈꾸는 기대에 찬 하얀 마음을 들키지 않게 하려는 신들의 뜻깊은 배려심의 흔적일 게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ㅡ 장상철 화백의 글은 순백의 겨울…

청람 김왕식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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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지기 전에 ㅡ 한강

김왕식 ■ 어두워지기 전에 한강 어두워지기 전에 그 말을 들었다 어두워질 거라고. 더 어두워질 거라고. 지옥처럼 바싹 마른 눈두덩을 너는 그림자로도 문지르지 않고 내 눈을 건너다봤다 내 눈 역시 바싹 마른 지옥인 것처럼 어두워질 거라고 더 어두…

청람 김왕식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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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 烏耳島 ㅡ 한강

김왕식 ■ 오이도 烏耳島 한강 내 젊은 날은 다 거기 있었네 조금씩 가라앉고 있던 목선 두 척. 이름 붙일 수 없는 날들이 모두 밀려와 나를 쓸어안도록 버려두었네 그토록 오래 물었던 말들은 부표로 뜨고 시리게 물살은 빛나고 무수한 대답을 방죽으로 때려…

청람 김왕식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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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날들 ㅡ 한강

김왕식 ■ 조용한 날들 한강 아프다가 담 밑에서 하얀 돌을 보았다 오래 때가 묻은 손가락 두 마디만 한 아직 다 둥글어지지 않은 돌 좋겠다 너는, 생명이 없어서 아무리 들여다봐도 마주 보는 눈이 없다 어둑어둑 피 흘린 해가 네 환…

청람 김왕식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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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ㅡ 한강

김왕식 ■ 괜찮아 한강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 질 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

청람 김왕식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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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

김왕식 □ 수상 몆 달 전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을 때 독서 소모임에서 나름대로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예상을 논한 글이다.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 ㅡ문체적 특징과 보편적 주제의식의 고찰 1. 서론 한강 작…

청람 김왕식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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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대화 ㅡ 시인 한강

김왕식 ■ 저녁의 대화 한강 죽음은 뒤돌아서 인사한다. <너는 삼켜질 거야. 검고 긴 그림자가 내 목줄기에 새겨진다 아니, 나는 삼켜지지 않아. 이 운명의 체스판을 오래 끌 거야, 해가 지고 밤이 검고 검어져 다시 푸르러질 때까지 혀를 적실 거…

청람 김왕식 · 2025.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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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으니 비로소 들린다

김왕식 ■ 눈을 감으니 비로소 들린다 장상철 화백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으며, 멈춰야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 눈을 감아야 들을 수 있는 것이 있고, 잠시 숨을 멈춰야 상상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거친 산을 거침없이 오르며 숨을 고르다 하늘에 몸과 …

청람 김왕식 · 202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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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새벽 ㅡ 시인 한강

김왕식 ■ 첫새벽 시인 한강 첫새벽에 바친다 내 정갈한 절망을, 방금 입술 연 읊조림을 감은 머리칼 정수리까지 얼음 번지는 영하의 바람, 바람에 바친다 내 맑게 씻은 귀와 코와 혀를 어둠들 술렁이며 포도鋪道를 덮친다 한 번도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한…

청람 김왕식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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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댄스 ㅡ 시인 한강

김왕식 ■ 휠체어 댄스 시인 한강 눈물은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가닥가닥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

청람 김왕식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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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저녁 나는 ㅡ 시인 한강

김왕식 ■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

청람 김왕식 · 202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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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곳, 그리움의 고향 ㅡ 시인 노태숙

김왕식 ■ 돌고 도는 곳, 그리움의 고향 시인 노태숙 간다고 떼쓰는 사람 온다고 애쓰는 고향 간다고 달리 묘한 수가 있나요 돌고 도는 세상에 사뭇 사연 많아도 가다 보면 정들었던 곳 그곳의 묵은정이 그립지요 꽃이 피면 종달이가 울고 새잎 나면 새가 깃들고 얼었…

청람 김왕식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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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돌고 돌아 ㅡ 시인 백영호

김왕식 ■ 고요, 돌고 돌아 시인 백영호 고요는 우주의 본질이며 창조적 침묵이요 내면의 성찰이며 원초적 힘의 발광체다 고요에서 내면의 힘이 빠져나와 방안을 감싸고 밖으로 밖으로 퍼져나간다 정적의 고요가 동적인 고요로 이동하는 찰나 고요가 고요를 민들레 홀…

청람 김왕식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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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ㅡ 시인 서재용

김왕식 ■ 겨울 산 시인 서재용 北風寒雪 힘겨워도 말없이 그 자리 겨울산아 흰 눈 자락 이불 삼아 덮고 잔들 무엇이 부럽겠나? 귓불 스치는 시린 마음 긴 산 그늘 지고 길 잃고 헤맨들 또 어쩌겠느냐? 산까치, 장끼들은 어디로 숨었느냐? 초가삼간 문풍지 긁…

청람 김왕식 · 202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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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등

김왕식 ■ 바다거북의 등 바다거북의 등은 오래된 섬, 조개의 무게와 따개비의 숨결을 태초부터 짊어져 온 유산이다. 파도의 붓질로 새겨진 시간, 깊은 주름마다 이야기가 흐르고 소금꽃이 핀다. 등이 무겁다, 바람은 비밀을 알고 있지만 침묵으로 지나가고 물결은 발자…

청람 김왕식 ·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