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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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 84 쪽 · 전체 200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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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발톱을 깎으며

시인 백영호 ■ 아버님 발톱 깎으며 시인 백영호 늙어 앙상한 발을 두 손으로 보듬어 엄지 중지 새끼발가락 차례로 발톱을 깎는다 평생 이 두 발로 딛고 흙을 가꾸며 진흙탕 이겨 이겨 살아 낸 계절 누렇게 변색된 두터운 발톱 모질게 버텨 온 세월을 깎고 있다 …

청람 김왕식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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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이 소리

시인 백영호 ■ 다듬이 소리 시인 백영호 우리네 삶에 세 가지 기쁜 소리 있으니 아기 우는 소리 자식 글 읽는 소리 그리고 다듬이 방망이 소리라 다듬이 소리는 다듬돌과 풀 먹인 삼베 홑청 다듬방망이와 할머니 손길이 어우러져 내는 오케스트라 백의민족 여인…

청람 김왕식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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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와 아르고스

질투와 지혜 ■ 누구나 존경받기를 원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흔히 질투의 대상으로 삼곤 한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불필요한 경쟁과 적대감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진정으로 지혜로운 …

청람 김왕식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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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붙들고 우는 당나귀들

시인 지은경 ■ 4월을 붙들고 우는 당나귀들 시인 지은경 봄이 와도 꽃은 피지 않고 바람은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았다 아침이 와도 닭은 울지 않았고 기회의 사다리는 부서져 버렸다 주인은 고도를 기다리는 종합병원 자르고 째고 도려내고 또 수술 중 뻥 뚫린 …

청람 김왕식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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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민 박철언 시인은 5월이면 만나는 사람이 있다

시인 청민 박철언 ■ 5월, 행복 청민 박철언 산천초록 짙어지는 5월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다 세계문화유산, 선릉과 정릉 벤치에서 목청 돋우며 지저귀는 새들의 노래 속에 변해버린 내가 옛날을 그리워한다 탐스러운 햇살이 축복을 쏟아내는 …

청람 김왕식 · 2024.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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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의 홍시

가수 나훈아 ■ 홍시 가수 나훈아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눈 맞을세라 비가 오면 비 젖을세라 험한 세상 넘어질세라 사랑 땜에 울먹일세라 홍시가 열리면 울…

청람 김왕식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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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천득의 시 '비와 인생'

피천득 ■ 비와 인생 피천득 삶이란 우산을 펼쳤다 접었다 하는 일이요 죽음이란 우산이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일이다. 성공이란 우산을 많이 소유하는 일이요 불행이란 아무도 우산을 빌려주지 않는 일이다 사랑이란 한쪽 어깨가 젖는데도 하나의 우산을 둘이 함께…

청람 김왕식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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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선율의 파란 눈물

팝송 ‘The Centaur’ 감상 시 ㅡ 시인 정해란 ■ 녹슨 선율의 파란 눈물 - 팝송 ‘The Centaur’ 감상 시 시인 정해란 푸른 밤을 수직으로 이등분한다 세기를 건너뛰어 신화를 타고 온 오래된 팝송 하나, 센토 힘도 자부심도 종마처럼 …

청람 김왕식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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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감성이 숨 고르는 시간

시인 이인애 ■ 푸른 감성이 숨 고르는 시간 시인 이인애 웃음소리로 가득 찼던 한때 썰물 되어 빠져 나간 늦은 오후 때로는 장엄하게 휘몰아치고 애를 끊고 녹이기를 되풀이하는 사라사태 찌고이네르바이젠 스피카토로 가슴을 쥐어뜯는다 내유외강 절름발이로 살아온 …

청람 김왕식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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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억새

시인 백영호 ■ 갈대와 억새 시인 백영호 사월 잔인한 계절에 연두의 연한 팔 펼쳐 영토 확장에 힘써다가 칠팔월 태양볕에 푸른 하늘 향해 칼날 잎새 갈았다 소시절, 실제 이맘때 소먹이로 앞산에서 억새 칼잎에 손 베인 날이 하루 이틀이던가 기세등등 칼 잎새도 …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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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

시인 주광일 ■ 노부부 시인 주광일 서로서로 살을 부비며 함께 살지요 사랑해란 말 굳이 안 해도 보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서로서로 맘을 알지요 서로 믿고 함께 늙지요 ㅡ 이 시는 주광일 시인의 감성적인 작품으로, 노부부의 깊은 사랑과 서로에 대한…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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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나훈아의 "오매"

가수 나훈아 ■ 어매 가황 나훈아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거든 잘 났거나 못 낳으려면 못났거나 살자 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신세 말이 아니네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뭣할라고 날 낳았던가 ㅡ 가황 나훈아의 노래 "어…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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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일상 풍경

시인 백영호 ■ 골목길 일상 풍경 시인 백영호 칠월 말 장마 끝나고 퇴근길에 지름 삽작길 모퉁이 돌아서니 두어 명은 러닝 차림으로 편하게 소주잔 나누는 풍경 나두 출출한 차에 오른 뇌는 합석하라 재촉하고 왼 뇌는 아서라 말어라 순간을 백 년처럼 굴리다 결국…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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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기슭 참나리 꽃

시인 백영호 ■ 산기슭 참나리 꽃 시인 백영호 앞산 둘레길 걷는데 함초롬이 피어 선 참나리 꽃 산속 귀인처럼 나를 붙잡는다 이 귀품의 꽃망울 이것이 그냥 내게 왔으랴 꽃잎 속엔 몇 바지게의 봄여름가을겨울이 들었고 지난여름 세 개의 태풍과 가마솥…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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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돌을 갈며

시인 백영호 ■ 숫돌을 갈며 시인 백영호 예전에 아버지는 꼴베는 낫을 하루도 빼먹잖고 갈고 갈아 날을 세웠었지 나는 이 단단한 숫돌에 날마다 일찍 일어나 옹이 진 양심을 갈고 때 묻은 아량을 갈고 먼지 낀 배려를 갈아 헹군다 밤새워 갈고 갈아 반짝반…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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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의 수고

시인 백영호 ■ 입의 수고 시인 백영호 입은 숨씨요 말씨요 먹씨다 입을 통해서 숨 쉬고 말하고 먹으니 입은 신체에 삼씨앗이다 숨을 쉬어야 살고 말을 하여야 살고 밥도 먹어야 산다 산다 셋을 주관하는 입 가수는 노래를 부르고 변호사는 변호를 했고 교수는 명강…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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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볕 요리하기

시인 백영호 ■ 태양볕 요리하기 시인 백영호 4월 볕살이 널널한 시각 머리엔 위생모 쓰고 흰 가운 입고 날 선 식칼 들어 쨍쨍 햇볕살 요리하련다 12시 살 깊은 볕살은 싹둑 통 크게 잘라 서울역 노숙인 골판지 맡에 한 상자 택배로 보내고 여명의 아침햇살은 깍…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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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思慕

청록파 시인 조지훈 ■ 사모思慕 청록파 시인 조지훈 그대와 마주 앉으면 기인 밤도 짧고나. 희미한 등불 아래턱을 고이고 단 둘이서 나노는 말없는 얘기. 나의 안에서 다시 나를 안아 주는 거룩한 광망 그대 모습은 운명보담 아름답고 크고 맑아라. 물들인…

청람 김왕식 ·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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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山寺의 풍경風磬소리

시인 백영호 ■ 산사의 풍경風磬소리 시인 백영호 풍경風磬은 바람이 자기 몸 때려 퍼지는 타종의 미학이다 청아하게 울리는 미세먼지 비우는 소리 비워야 채워지고 쏟아야 울리는 공명 법정의 무소유 울림이요 소유로는 얻을 수 없는 맑음의 단아함이다…

청람 김왕식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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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원

시인 박순 ■ 바람의 사원 시인 박순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몰랐다 구부러진 길을 갈 때 몸은 휘어졌고 발자국이 짓밟고 지나간 자리에는 꽃과 풀과 새의 피가 흘렀다 바람이 옆구리를 휘젓고 가면 돌멩이 속 갈라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바람의 늑골 속…

청람 김왕식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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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이 순백을 만나

시인 백영호 ■ 순백이 순백을 만나 시인 백영호 경상도 씨실이 전라도 날실 만나니 삼베 적삼 이 나오고 삼베 두루마기가 나왔지 그리움이 그리움을 사모하니 그리움을 알알이 잉태 순풍순풍 새롬 그리움을 산란했다 낙동 계곡물이 형상 계곡물을 만나 남해바다로 合…

청람 김왕식 ·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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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시인 백영호 ■ 시인은 시인 백영호 시인은 글로써 그림을 그리고 글로써 청자를 굽고 글로써 노래 열창한다 시인은 글로써 천둥을 부르고 번쩍번쩍 번개를, 먹구름을 한방에 펼치고 심장에 장대비 쏟기도 한다 시인은 글로써 역대급 애인을 만들었고 립스틱 짙은 …

청람 김왕식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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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놀이 인생

시인 백영호 ■ 소풍놀이 인생 시인 백영호 된장보다 구수하고 간장보다 짭짤하고 고추장보다 매운 게 인생이더라 천리향처럼 향기롭게 스테비아처럼 달콤하게 꽃치자향처럼 은은하게 인생을 마신다 맑은 바람결로 낙동강물 고고함으로 상현달빛 은은함에 남은 삶 거침없이 …

청람 김왕식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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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아비와 아들

시인 백영호 ■ 늙은 아비와 아들 시인 백영호 팔순의 치매끼 있는 아비와 중년의 아들 창가에 서서 밖을 보니 비둘기 두 마리 노닌다 아들아, 저 새가 무슨 새더라? 아부지, 비둘기요 조금 후 저 새가 머라 했니? 비둘기라 했잖아요, 내 참! 비둘기는 그…

청람 김왕식 · 2024.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