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 시인의 시'5월에는 사랑만 하고 싶습니다'
시인 청민 박철언 ■ 5월에는 사랑만 하고 싶습니다 시인 청민 박철언 민들레 홀씨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녀도 뿌리내릴 땅이 없던 긴 세월 초록 이파리 손짓하고 웃음꽃 피는 꽃들 싱그럽고 화사한 5월 눈이 부시게 푸르른 5월에는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의 사랑으로 양…
시인 청민 박철언 ■ 5월에는 사랑만 하고 싶습니다 시인 청민 박철언 민들레 홀씨 되어 이리저리 날아다녀도 뿌리내릴 땅이 없던 긴 세월 초록 이파리 손짓하고 웃음꽃 피는 꽃들 싱그럽고 화사한 5월 눈이 부시게 푸르른 5월에는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의 사랑으로 양…
시인 주광일 ■ 가래 시인 주광일 진종일 그치지 않는 기침 충혈된 목에 들끓는 가래 목이 아프다 따끔따끔 결국엔 목이 잠겼다 하루종일 앓는 나를 돌보는 그대 '사랑해'라는 말 밖에 나오질 않는다 ㅡ 시인 주광일의 시 "가래"는 질병을 겪는 주체와 …
시인 백영호 ■ 반딧불이 시인 백영호 초가을밤 하늘에 푸른 별 뜨면 개울엔 지상의 별이 난다 반디는 암컷 불칸이 두 줄 수컷 불칸이 하나 난다는 것은 짝을 찾는 비행이다 어둠이 내리고 집집마다 불 밝히면 반딧불이도 바삐 운행 채비를 하지 오늘밤엔 또…
시인 이인애 ■ 지네 시인 이인애 천형인가 신의 가호이련가 쫓기듯 도망치듯 늘 허둥지둥 천 개의 노를 저어 달려 나가자 빛을 갉아 먹어버린 어둔 공간 속 머리 푼 아라크네가 영원토록 젖지 않을 꿈 한 자락 에둘러 짜던 곳 날 선 눈초리에 얼어붙은 몸…
시인 백영호 ■ 아내와의 거리는 시인 백영호 주말 부부로 산 지가 십여 년 아내가 차려온 차와 탁자 눈에 쏘옥 들어온다 씨줄 두 뼘 날줄 두 뼘 차탁 길이 에누리 없이 딱 두 뼘 씩이구 생각다가 평일날은 혼자 차 마실 아내와 거릴 재어본다 캬아, 두 뼘이 …
시인 주광일 ■ 부끄러움 시인 주광일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과 때로는 아는 척 인사도 하고 때로는 실없는 웃음도 나누면서 아무 일 없는 듯 살아간다는 것이. 나의 이 말 못 할 고충을 누가 있어 처리해 줄 수 있을 건가요? 부끄러움을 모르는 …
시인 백영호 ■ 나는 똥이다 시인 백영호 나는 똥이다 눈 뜨면 날마다 주인의 온갖 노폐물 끌어안고 죽는다. 나의 임무는 삼백예순날 주인어른 건강 제일주의 내일도 일찍 일어나 주인님 건강 살피며 기꺼이 순장조殉葬組 되리라. ㅡ 급기야 똥이 시가 됐다. …
시인 백영호 ■ 나는 보리다 시인 백영호 나 보리 고백건대 1등은 항시 쌀 차지였고 나는 평생 2등 짜리였다 하지만 기죽지 않고 뚜벅뚜벅 나의 길 걸어왔다 쨍, 하고 새롬 해가 떴다 새싹보리 열풍이 불어 다이어트, 당뇨, 혈관에 좋다 좋다 좋다…
시인 백영호 ■ 맹종죽 시인 백영호 비우기 위해 채우고 채우기 위해 비운다든가 대나무는 날마다 비웠다 나 또한 비우기 따라하기 바쁨에 둘이 한통속이라지 유월의 밤 맹종죽 숲에는 반짝반짝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 그 속에서 대금연주 가락을 듣노라면 은하의 속…
시인 백영호 ■ 천리길을 가는데 시인 백영호 올림픽 육상경기 봤느냐 100m 달리기는 0.1초에 승패가 갈리지만 10,000m 달리기는 스타트 신경 안 쓴다 인생도 마라톤 경주일테지 천리길 가는데 한걸음 더 걷고 덜 걷고는 기술, 능력과는 관계없다…
시인 백영호 ■ 그 장닭을 생각한다 시인 백영호 낮에 식구들과 놀러 나갔다가 찬스다 하며 가출 영영 돌아오지 않는 장닭 주인은 그때부터 문단속이 시작됐다 자유와 여유가 사라져 버린 것 새벽녘 닭들은 때때로 지난번 집 나간 그 장닭을 그리워했다. ㅡ 백영…
시인 백영호 ■ 쇠똥구리 시인 백영호 태어난 곳이 똥통이고 먹는 밥이 똥이었다 똥 속에서 제 짝을 찾고 똥통에 알을 낳아 제 몸보다 다섯배 큰 쇠똥을 굴리어 제 짝 애인에게 바친다 보는 것이 먹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 똥이었지만 쇠똥구리는 오늘, 하늘을 날…
시인 백영호의 '쇠똥구리' ■ 요즘 시인 백영호를 주목하고 있다. 백영호는 촌에서 나서 숲에서 자랐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촌놈'이다. 그는 지극히 시골 고향 흙내음 풍기는 시를 쓴다. 그의 시는 쉽다. 심지어 초등학생도 읽을 수 …
시인 백영호 ■ 아버지 시인 백영호 평생을 땀방울 이고 지고 걸리고 사시다가 낡은 침대에 뉘어 풀물든 손톱 때 벗겨내지도 못한 채 홀연히 하늘 가셨네 이랑마다 고랑마다 땀냄새 한 바지게 받쳐 두고서. ㅡ 백영호 시인의 시 "아버지"는 일…
시인 백영호 ■ 인연설因緣說이라 시인 백영호 잡스가 애플을 만나니 세상이 바뀌었고 뉴튼이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 법칙 나왔으며 텃밭에 참깨가 설탕 만나니 깨달음 탄생이라 했던가 명창이 폭포를 뚫으니 득음이라 했고 까치가 가지 끝 홍시로 한국의 서정 까치밥 만났…
시인 백영호 ■ 숲소리는 교향곡 시인 백영호 교향곡의 아버지 쇼팽은 '나의 음악 원천은 9할이 숲에서 나온다' 고 설파했다 만 청산이 부르기에 숲으로 들었다 맑음의 산소가 아지랑이처럼 피어나고 대숲엔 음이온이 편백숲엔 피톤치드가 맨발로 걸어와 나를 반긴다 …
시인 백영호 ■ 나무木은 시인 백영호 大門을 열고 들어서면 정원에 나무 木 심겼다 참 편안하게 보였다 한가롤 한 閑 門+木= 閑 올레길 올라보니 사람들이 人 소나무를 木 만나 등치기 열중이다 편안할 휴休 라 人+木=休 나무 木이 둘은 林 셋이면 森 넷이…
시인 백영호 ■ 참깨 타작 시인 백영호 해살이 고추잠자리 이마 붉게 물들이는 오후, 할미는 깻단을 거꾸로 매달고 매타작을 하신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의심 나는 뼈마디마디 다시 때리고 털며 서슬 퍼런 곤장으로 옆구리를 팬다 매에는 장사 없다 했던가 오…
시인 백영호 ■ 숲이 치유다 시인 백영호 숲으로 들어가는 발길 인간관계는 이기기 투쟁일레이 자연은 스트레스가 없어 좋다 배신도 없고 뒷담화도 모르기에 내사 자연이 좋더라 청산에 드니 떡갈나무 구멍꾼 딱따구리 구멍파기 요란하고 앙징맞은 도토리 양손 쥐고 선 오…
시인 백영호 ■ 초록에서 시인 백영호 초록에서 초록을 본다 하늘에서 연두가 내려 초록으로 쏘옥 파고든다 나, 초록을 마시며 초록과 노닐다가 천천히 진초록 배설한다 초록베개에서 잠이 들고 초록꿈 훨훨 깨어도 초록을 노래하니 초록아 넌 어디서 왔니 누가 보냈니…
시인 백영호 ■ 논두렁 밭두렁 시인 백영호 5월 논두렁은 벼논이 물을 품어 모내기 알을 까면 밭두렁은 청보리를 품어 계절의 여왕 5월 복판에 청보리가 고갤 쑤욱 내밀어 출산준비에 들었다 같은 두렁끼리 하나는 시작을 알릴 시각에 하나는 갈무리 잉태다 하늘은…
시인 백영호 ■ 거미줄에 걸린 빗방울 시인 백영호 간밤에 내린 빗줄기 마당 한 켠 빨랫줄 아래 제법 큰 거미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빗방울 방울방울들 햇살비 영롱한 빛 더욱 찬란함이다 햇살비 시간에 비례 마지막 잎새의 힘으로 버티기 시간 경주하고 한 방울 방울…
시인 백영호 ■ 초록숲에서 별을 낚다 시인 백영호 선대先代가 대를 이어 먼저 간 잎들이 넓힌 대지 나무가족 5대가 모여 산다 1대는 200살 넘고 3대가 100살 어르신 5대는 5살 꼬마이구 모두는 단단히 제 영토 지키며 숲 속 대가족을 이뤘다 밤 깊어 쏟아…
시인 백영호 ■ 왜성호두 심다 시인 백영호 왜성호두 묘목을 심으며 이 나무 열매 주렁 열리리라 믿음은 내 바람이지 호두의 마음 아니다 그가 나 이해하리라는 건 내 마음이지 그의 마음 아니다 호두묘목 심으며 믿는다 하늘은 햇살로 빛날 것이고 흙은 호두를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