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장아장 걸어오는 봄
청민 박철언 ■ 아장아장 걸어오는 봄 청민 박철언 빈 가지에 고운 바람이 잠을 깨우고 벗은 나무가 물기를 빨아올려 움틀 준비를 한다 밭두렁 냉이는 파릇한 새싹 내밀며 방긋방긋 인사하고 버들강아지 실눈 뜨고 실개천 졸졸졸 닫힌 창가에 부드러운 바람이 …
청민 박철언 ■ 아장아장 걸어오는 봄 청민 박철언 빈 가지에 고운 바람이 잠을 깨우고 벗은 나무가 물기를 빨아올려 움틀 준비를 한다 밭두렁 냉이는 파릇한 새싹 내밀며 방긋방긋 인사하고 버들강아지 실눈 뜨고 실개천 졸졸졸 닫힌 창가에 부드러운 바람이 …
시인 지은경 ■ 시간의 옹알이 시인 지은경 자장자장 생각들아, 착한 아기 내 생각아 100 계단 200 계단 꼬리 물은 생각들아 상처는 생각을 낳고 생각은 상처를 낳으니 잠들지 못한 상처는 위험하구나 생각이 야위어, 생각이 길을 잃어 죄를 낳으며 죄인 …
시인 지은경 ■ 풀꽃의 힘 지은경 풀꽃은 학연, 지연, 혈연 없이도 풀꽃 하나 뿌리 없이 태어나 고향이 어딘지 모른다. 생명이 있는 것들은 어디에든 싹을 틔우며 진흙밭에 빠지거나 가시덤불에 찢기기도 한다. 누구, 풀꽃의 이름 석 자 몰라도 여기 시의 …
미당 서정주 시인의 화사집 ■ 전리품戰利品으로 얻은 애증의 시집 한 권, 미당의 화사집 초간본 ㅡ 1980년대 중후반이니 거진 40년은 되었으리라. 내가 근무하던 학교는 서울 오산학교이다. 분명 오산고등학교인데 우리는 '오산학교'라 부른다. 오산학…
봄 엽서 ■ 봄 엽서 주광일 개나리꽃 활짝 미소 짓는 봄날 촌각을 다투는 중환자가 의사를 찾아 헤매네 환자를 팽개친 의사들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개나리꽃 만발한 어처구니없는 봄날 ㅡ 주광일 시인은 활짝 웃는 개나리의 미소 속에서 현대 사회의…
삶과 문학 가을 햇살 닮은 시인, 지은경 가을의 부드러운 햇살처럼, 지은경 시인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비추는 존재이다. 그녀의 삶과 문학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섬세하고 아름다운 색채로 가득 차 있다. 우윳빛 원피스에 녹색 카디건을 걸치고, 진회색 베레모를…
시인 청민 박철언 ■ 생명의 승리, 4월의 문을 연다 청민 박철언 얼어 죽은 땅을 뚫고 나온 새싹과 연푸른 나무들 잔혹한 삶을 이겨낸 가냘픈 목숨을 꽃 잔치 세상, 부서지는 햇살 거리에 가득 차는 사람들 4월은 감동이다 꿈과 희망으로 아름다움을 …
시인 이인애 ■ 4월의 노래 이인애 서러움 찬이슬에 타서 마신 새벽 헤일수 없는 결별을 뒤로한 채 새로운 포부로 두근대는 첫 만남 언 몸을 간질이는 실바람의 유혹 거부할 수 없는 햇살의 속삭임 웅크린 대지 위에 숨을 토해내듯 나날이 희망으로 부푸는 꽃…
가슴에 품은 수평선 ■ 수평선 주광일 거친 바다 한가운데에서 아무 일 없이 하루가 끝나는 일처럼 기쁘고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해 저물녘 지친 나를 스스로 위로하며 어둠에 잠기는 수평선을 가슴에 품은 다음 감사 기도드린다. 나는 ㅡ 중…
내 친구 정태학은 낯선 공무원이었다 ■ 인문학으로 키운 사유의 힘, 정태학 산 깊은 곳, 움막 아래 조용히 정태학이 산다, 공직의 별이 되어 청렴한 바람, 정직한 땅 위에 창의의 씨를 뿌리고, 신망의 꽃을 피웠네 퇴직 후에는 자연이 이끄는 대로 소박한 움…
내 소중한 친구 안봉근에게 ■ 누대로 농사꾼의 자식으로 살았다. 그 집, 수간모옥數間茅屋 아무도 살지 않아 그대로 퇴락頹落해 있다. 우선 행랑채와 담장을 허물고 텃밭을 일궜다. 개똥이네 전답 달삼이네 앞산 모두 내 정원이다. ㅡ 시골길 따…
스승 이어령 교수와 제자 주광일 시인 ■ 모천母川으로 회귀回歸한 연어의 은빛 비늘ㅡ이것이 주광일의 시집 '유형지로부터의 엽서'를 받은 나의 첫 소감이다. 그는 법조인으로 세속의 바다, 거센 물결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 허나 어떤 사나운 파도도 그의 이성을 부…
주광일 시인의 '물안개' ■ 물안개 주광일 물안개 속을 걸었네. 노란색 분홍색 꽃들의 환희가 넘실대는 두물머리 강변길을 혼자 걸었네. 쉬지 않고 성모님께 기도드리며, 실컷 쏟아내는 눈물도 때로는 살아가는 힘이 되더라는 그대의 말을 기억하며, 앞길이 보이지 않아도…
파란 불꽃 ■ 바람의 언덕에서 청민 박철언 별이 빛나는 밤이면 당신의 모습이 바람처럼 내 가슴에 안겨 들어요 그리움이 사무칠 때면 당신의 한 조각이 바람의 시가 되어 나에게 불어와요 석양이 노을 지는 바람의 언덕에서 뜨거웠던 추억의 바람에 휩싸여요…
시인 최승호 ■ 눈사람 자살 사건 시인 최승호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 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
아르키메데싀 비둘기 원리 ■ 비둘기집의 원리 청람 아침에는 하나 저녁엔 둘 날마다 세상 속으로 날아드는 비둘기 같은 꿈들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자리를 차지하는 우리의 희망 그 어떤 것도 무엇이든 들어오면 그만큼 나가면 그만큼 공간은 채워지고 비워지니…
하갑수 시인의 '부인의 옷장' ■ 부인의 옷장 하갑수 부인의 옷장을 살며시 열어본다 다양한 풍경이 걸려있다 옷들이 표정관리를 한다 하얀 옷 속에서 웃음이 튀고 파란 옷 속엔 꿈이 숨었다 노란 옷 속에선 추억이 고개를 든다 검은 옷 속에 감추어진 눈물…
이창식 시인의 '생각 꼬투리' ■ 생각 꼬투리 이창식 있다가 없고 없다가 있고 꿀잠 두드려 천지를 유랑하고 새것 보고 옛것 보고 만물상 둘러보기 눈 뜨고 자는 금붕어 사람 세상 살피듯 푸른 눈알 꼬투리 하나 글알 되고 글주렴 된다 죽은 듯 …
개나리 ■ 개나리 봄소식 알리는 개나리 노란 세상을 만드네 아무도 싫어하지 않을 꽃 동네를 만드네 아주 오랜만에 무척 오랜만에 살맛 나는 새 세상을 우리에게 선물하네 ㅡ 시 '개나리'는 봄의 전령, 개나리 꽃을 통해 새로움과 희망, 그리고…
모닥불 ■ 모닥불 제법 붐볐던 시골 5일장 허무하게 끝난 겨울날 저녁 어둠에 잠기는 시장바닥에 모닥불 활활 피어오르네 힘들고 고달팠던 장날 하루 끝내 빈손으로 귀가해야 할 할배 할멈들 꽁꽁 언 두 손 내밀어 모닥불을 쬐네 집에 기다리는 사람 없는 …
정교현 시인과 문학평론가 김왕식 ■ 자연과 우리는 하나 정교현 인간도 원래 하나였던 것을 남자와 여자로 나뉘었다. 그래서인지 세월이 흐르면 남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부부지간도 오래 살면 서로 닮아간다. 기후 변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면 태풍 쓰나미가 …
주광일 시인의 꿈길 ■ 꿈길 주광일 어젯밤 꿈을 꿨어요. 아주 단순한 꿈이었어요. 황금빛 하늘 아래 봄향기 가득한 꿈길을 한없이 걷는 꿈이었어요. 꿈길 위에서도 나는 혼자였어요. 끝을 알 수 없는, 도대체 어디로 향한 길인지를 짐작도 못할 길이었어요. 그 길…
봄냄새 물씬 풍긴 들판 봄향기 주광일 겨울이 말없이 물러간 들판에 겨우내 참았던 내 가슴속 울음 터지듯 새싹 움트고 봄꽃 피는 봄날 신비로운 봄바람 부니 새콤한 봄향기 내 가슴에 스며드네 내 가슴을 설레게 하네 보일 듯 말 듯 있는 듯 없는 듯 …
시인 백영호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텃밭을 일구며 시인 백영호 바알갛게 홍가시나무 새순들이 촛불잔치를 한다 영산홍도 뒤질세라 붉은 숨 토해내고 백철쭉은 아예 하얀 파도 결로 출렁인다 겨우내 묵혔던 텃밭을 갈아엎고 있는 나 삽질 다섯 번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