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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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 56쪽

성찰

바닥에 떨어진 쪽지와 아이의 눈물

김왕식 ■ 바닥에 떨어진 쪽지와 아이의 눈물 이서연 지하철이 덜컹거리며 움직인다. 한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 조심스럽게 손글씨로 적은 작은 쪽지를 승객들에게 내민다. 손때가 절어 꾸깃한 쪽지다. “살려 주세요. 몸을 다쳐 움직일 수 없어요. 쪼끔만 도와주세…

청람 김왕식 ·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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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을 품으며

김왕식 ■ 보름달을 품으며 최호 안길근 한 아이가 골목길에서 뛰놀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잠시 멈칫하던 아이는 주위를 둘러본다. 엄마가 다급한 표정으로 “어디 아파?” 하고 묻는 순간, 아이는 얼굴을 찡그리더니 서럽게 울음을 터뜨린다. 비슷한 상황에서, 엄…

청람 김왕식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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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강과 걸레의 철학

김왕식 ■ 요강과 걸레의 철학 ㅡ 1920년대의 평양, 숭실학교의 교정에는 가을빛이 가득했다. 산들바람이 붉게 물든 단풍잎을 흔들며 지나갔다. 오산학교五山學校를 갓 졸업한 한 청년이 연단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굳은 결의가 서려 있었다. 제자들은 숨을 죽…

청람 김왕식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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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경 가는 길

김왕식 ■ 서울 구경 가는 길 정용애 서울에 사시는 외삼촌에게 전화가 왔다. 서울 구경을 시켜주겠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설레는 마음에 이삼일 동안 잠을 설치고, 드디어 떠나는 날이 왔다. 엄매의 배웅을 받으며 서너 시간 버스를 타고 광주에 도착했다. 오빠 친구…

청람 김왕식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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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무게

김왕식 ■ 말의 무게 김왕식 고즈넉한 둔덕 위, 눈발이 소리 없이 흩날리는 작은 집. 산길을 따라 올라온 제자의 발걸음은 피곤했지만, 그의 마음은 묵직했다. 저 멀리 따뜻한 빛이 새어 나오는 작은 창이 보이자 제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긴 노정의 끝에서 마침…

청람 김왕식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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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서곡

김왕식 □ 지난 해 이맘 때쯤이다! ■ 봄의 서곡 청람 김왕식 차디찬 동장군은 긴 겨울의 지배를 끝내고 어느덧 자취를 감추었다. 새벽녘, 자욱한 안개가 세상을 덮으며 시야를 흐릿하게 가린다. 그 흐릿함 속에서도 어딘가 생명의 기척이 꿈틀거린다. 마치 겨울잠을…

청람 김왕식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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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문학회의 순수성과 비전

김왕식 ■ 청람문학회의 순수성과 비전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향기로운 차향과 함께 청람문학회 톡방을 찾습니다. 회원들이 남긴 글을 읽으며 따뜻한 사랑과 정을 느끼는 순간, 하루를 여는 기쁨이 더욱 커집니다. 문학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삶의 깊이를 …

청람 김왕식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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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갈린 차

김왕식 ■ 땅 갈린 차 정용애 어느 시골학교, 종소리가 땡땡 울리면 아이들의 세상이 열린다. 책보를 등에 멘 아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어깨를 부딪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문을 나서면, 봄기운 가득한 산이 눈앞에 펼쳐진다. "진달래 피었구나, 눈 녹은 산…

청람 김왕식 · 2025.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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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길, 새로운 세계

김왕식 ■ 함께 걷는 길, 새로운 세계 세상은 칼날 같은 경쟁 속에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쓰러진다. 승자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질 때 패자는 더 깊은 어둠 속에 갇힌다. 바람은 말한다, 홀로 서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손을 내밀면 손이 닿고, 함…

청람 김왕식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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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뼘의 변화가 만드는 세상

김왕식 ■ 한 뼘의 변화가 만드는 세상 우리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서로 다른 신념과 가치관이 충돌하고,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만날 기회를 잃어버린다. 정치는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사회는 갈등과 분열로 깊어져 간다.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적대하며, 화합보다는…

청람 김왕식 · 2025.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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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야, 나는 니보다 소가 더 중하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가시나야, 나는 니보다 소가 더 중하다 소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었다. 농촌에서는 한 마리의 소가 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요한 자산이었다. 기계화가 되지 않은 시절, 밭을 갈고 수레를 끄는 힘을 지닌 소는 집안의 기둥이었다. 그래서 소를 돌보는 일은 가족 구…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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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一杯のかけそば)

(一杯のかけそば) 김왕식 ■ 우동 한 그릇 (一杯のかけそば) (구리 료헤이(栗良平)의 1988년 作) ㅡ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 되면 일본의 우동집들은 일 년 중 가장 바쁩니다. 삿포로에 있는 우동집 <북해정도 이 날은 아침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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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회의원이 싫어요

김왕식 ■ 나는 국회의원이 싫어요 ㅡ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입법을 담당하고,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며, 행정부를 견제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선출된 이들이지만, 현재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정치 불신은…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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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과 도전, 21세기의 길을 열다

김왕식 ■ 상생과 도전, 21세기의 길을 열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극단적 경쟁과 갈등 속에서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고, 세대와 계층 간의 대립은 날로 격해지며, 무한 경쟁이 일상이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상생과 도전’이라는 키워드는 단순…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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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도 발행인의 철학과 오케이 뉴스의 비전

김왕식 ■ 안녕하십니까. [오케이뉴스] 창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지난 수십 년간 불균형성장 정책을 선택해 국가적으로는 자랑스럽게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으나, 내부적으로는 사회-경제적 불균형이 여전합니다. 또 글로벌시대에 불어…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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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사람의 초상

김왕식 ■ 따뜻한 사람의 초상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간다. 누군가는 화려한 겉모습으로 자신을 꾸미고, 또 누군가는 높은 지위를 가졌다고 거들먹거리며 살아간다. 진정으로 빛나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는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오…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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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배의 지혜

김왕식 ■ 빈 배의 지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은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를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은 종종 행운이 찾아오면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 여기고, 불운이 닥치면 세상이 불공평하다며 원망하기도 한다. 모든 일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리에게 …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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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어름에서 ㅡ성숙한 이해를 위한 태도

ㅡ성숙한 이해를 위한 태도 김왕식 ■ 오해의 어름에서 ㅡ성숙한 이해를 위한 태도 ㅡ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해는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한정적이며, 감정은 복잡하고 미묘하다. 작은 표현 하나에도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이 개입되면서…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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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야, 나는 니보다 소가 더 중하다

김왕식 ■ 가시나야, 나는 니보다 소가 더 중하다 소는 단순한 가축이 아니었다. 농촌에서는 한 마리의 소가 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중요한 자산이었다. 기계화가 되지 않은 시절, 밭을 갈고 수레를 끄는 힘을 지닌 소는 집안의 기둥이었다. 그래서 소를 돌보는 일은…

청람 김왕식 · 2025.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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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람루의 겨울

김왕식 ■ 청람루의 겨울 최호 안길근 청람루의 겨울은 고요하고도 깊다. 멀리 소리산이 푸른 능선을 펼쳐 놓고, 그 아래 작은 마을 장심리는 숨을 고르듯 조용히 겨울을 맞이한다. 문을 열고 마당에 나서면, 바람이 살을 에는 듯 차갑지만 맑고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

청람 김왕식 · 2025.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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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약인가, 시간은 약인가

김왕식 ■ 시간이 약인가, 시간은 약인가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왔다. 가슴을 후벼 파는 슬픔도, 가슴이 내려앉을 만큼의 좌절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 견디기 어려운 순간 속에서도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혹은 누군가에게 “…

청람 김왕식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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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심리의 겨울, 봉황의 날갯짓 ㅡ 최호 안길근

김왕식 ■ 장심리의 겨울, 봉황의 날갯짓 최호 안길근 장심리 청람루에 눈이 수북이 쌓였다. 발을 디딜 때마다 푹푹 빠지는 소리가 귀에 닿는다.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비닐 천막이 주저앉고, 그 틈새에는 고드름이 길게 매달려 있다. 무심한 듯 제멋대로 자란…

청람 김왕식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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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에 취하다

김왕식 ■ 노을에 취하다 영도 다리 건너서니 고즈넉한 둔덕 위에 자리 잡은 안식처는 바람도 쉬어 가네 창 밖에는 끝없는 바다, 꿈을 싣고 흐르누나 해 질 녘에 발코니에 앉아 술잔 기울이며 홍어 몇 점 곁에 두고 노을빛을 마시노라 이 빈 자릴 채울 벗은 어디쯤을 …

청람 김왕식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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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벤치에서

김왕식 ■ 고즈넉한 벤치에서 고즈넉한 공원 한 켠, 오래된 나무 벤치가 놓여 있다. 계절이 바뀌어도 그 자리에서 묵묵히 누군가를 기다린다. 때로는 아무도 앉지 않고 비워져 있을 때도 있지만, 언제나 그 자리는 ‘누군가’의 자리다. 벤치는 말없이 사람들을 받아들이…

청람 김왕식 ·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