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소리 따라온 인연, 뒷걸음질로 다가온 사랑
김왕식 ■ 파도소리 따라온 인연, 뒷걸음질로 다가온 사랑 김상문 79년 7월 어느 날이라잉. 우리 집안 아짐이 되시는 분이 완도에 몇 해를 자주 다니셨제. 그러더니 완도 아가씨를 하나 중매를 서볼라고 나섰단 말이여. 헌디, 아가씨네 쪽에서 전해지는 말이 저녁 9…
김왕식 ■ 파도소리 따라온 인연, 뒷걸음질로 다가온 사랑 김상문 79년 7월 어느 날이라잉. 우리 집안 아짐이 되시는 분이 완도에 몇 해를 자주 다니셨제. 그러더니 완도 아가씨를 하나 중매를 서볼라고 나섰단 말이여. 헌디, 아가씨네 쪽에서 전해지는 말이 저녁 9…
김왕식 ■ 말의 힘, 그리고 따뜻한 침묵 세상에는 해서는 안 될 일이 많다. 그중에서도 꼭 피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남을 지적하지 않는 것이다. '지적'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도 유쾌하지 않다. 지적한다는 것은 마치 내가 더 잘났고, 내가 완벽하며, 상대는 그렇지…
김왕식 ■ 용서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용서는 단순히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태도로 끝나지 않는다. 용서는 그 자체로 무서운 힘이다. 용서를 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잘못을 덮어주거나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용서함으로써 나 자신도 자유롭게 되는 과…
김왕식 ■ 창호지에 담긴 겨울의 풍경 김왕식 무서리가 내려앉은 아침, 밭 한가득 흰 옷을 입은 배추와 무는 추위를 견디며 김장 준비를 기다리고 있다.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시골 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롭다. 한편, 마을 끝자락 서너 칸 남짓한 …
김왕식 ■ 햇살이 스미는 창, 마음이 머무는 자리 햇살이 머물기를 기다리는 창문이 있다. 닫힌 창 너머로 세상은 빛으로 가득한데, 문턱을 넘지 못한 빛은 그저 멀리서 머물 뿐이다. 창을 열 때야 비로소 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어둠은 물러난다. 마음을 여는 일…
김왕식 ■ 시계를 이불속에 묻었다 . 새벽녘은 세상이 가장 조용한 시간이다.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오기 전, 온 세상이 숨을 죽인 듯 고요하고 적막하다. 이 시간은 무척 소중하다. 모든 소음이 사라진 채, 온전히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음악을 듣…
김왕식 ■ 놀이터에 앉은 마음 김왕식 나이가 들어 머리가 희어지고, 허리가 굽어 지팡이에 의지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육신은 세월의 흔적을 피할 수 없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한결같다. 어린 시절의 그 순수함, 설렘, 놀이의 즐거움은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는…
김왕식 ■ 지하철의 0.01%의 진풍경 지하철 풍경은 언제나 비슷하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노선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저마다의 세상에 빠져드는 95%의 사람들. 누군가는 화면을 쓸어 넘기며 뉴스를 읽고, 또 누군가는 게임 속 점수…
김왕식 ■ 언어의 모순,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삶 우리 언어생활 속에 자리 잡은 모순된 표현들은 생각보다 많다. 이들은 마치 오래된 나무의 옹이처럼 일상에 녹아들어 별다른 의문 없이 쓰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모순성은 때로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그중 대표적인…
김왕식 ■ 고구마와 동치미 국물 겨울이면 양지바른 툇마루는 할머니의 자리였다. 찬바람을 등지고 따스한 햇살을 가슴에 품으며, 투박한 손으로 고구마를 깎으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칼끝이 고구마 껍질을 부드럽게 따라갈 때, 할머니의 얼굴에도 한 줌의 햇살이 내려앉았다.…
김왕식 ■ 단어의 장터, 축제의 서사 ㅡ축제의 글, 삶의 5일장처럼 문학평론가 김왕식 글이 축제와 같아야 한다는 미하일 바흐찐의 사상은 글쓰기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한다. 축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삶의 경계와 구분이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모이고, 웃고…
김왕식 ■ 쪽지 한 장의 힘 김왕식 삶은 때로 가혹하다. 피할 수 없는 고난의 순간들은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때로는 무기력하게 만든다. 그 고단함 속에서도, 작은 글귀 하나가 주는 따뜻한 온기와 위로가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것이 바로 쪽지 한 장의…
김왕식 ■ 예술과 사회의 가스라이팅 문학평론가 김왕식 거대한 흰 캔버스 한가운데 먹점 하나. 어떤 사람에게는 단순한 점 하나일 뿐인 이 작업이, 유명 화가의 손을 거치면 예술의 이름으로 포장된다. 그 뒤를 잇는 것은 거대 미술평론가들의 찬사다. “여백의 미로…
김왕식 ■ 배산임수와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풍수지리설風水地理說을 삶의 중요한 지침으로 여겼다.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며, 집터 하나를 정할 때도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원칙에 충실했다. 뒤로는 산을 두르고 앞으로는 물을 마주한 땅, 즉…
김왕식 ■ 개가 이끄는 세상 공원의 한 풍경이다. 주인이 줄을 잡고 개를 이끌고 있다. 개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며 걷는다. 이따금 풀밭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다가, 주인의 신호에 따라 다시 걸음을 내디딘다. 주인의 손에 들린 줄이야말로 그 관계의 중심축처럼 보였…
김왕식 ■ 왜, 하필 남의 트럭 바퀴에 김왕식 세상을 살다 보면 우스꽝스러움과 아이러니가 공존하는 순간들을 마주할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의 사소한 행동들이 만들어내는 뜻밖의 광경은 우리를 웃게 하거나 때로는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다. 특히 고속도로라는 …
김왕식 ■ 선생님, 이제 때렸으니 선생 그만 두세요! 김왕식 우리 집은 누대累代로 농사를 짓던 집안이었다. 땅을 갈고 씨를 뿌리며 흘린 땀이 밥이 되고 삶이 되던 곳. 어린 내가 본 세상은 가난과 고된 노동뿐이었다. 그런 우리 가족의 중심이던 아버지는 이름 모를…
김왕식 ■ 다시 떠오르는 태양 아래, 희망의 노래 김왕식 대한민국은 찬란한 태양 아래 존재하는 나라입니다. 사방에서 빛나는 그 빛은 어두운 밤에도 길을 밝혀주는 등대처럼, 우리 모두의 희망을 비추고 있습니다. 백두산의 웅장한 기상은 곧 우리 민족의 강인한 정신과…
김왕식 ■ 뽀빠이 이상용, 불굴의 삶으로 빛난 영웅 김왕식 며칠 전, 뽀빠이 이상용 선생과 지인 몇 분이 조촐히 식사를 했다. 올해로 83세. 그럼에도 여전히 생기 넘치고 건강했다. 그야말로 노익장老益壯의 청년이었다. 또한 검소함과 진정성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김왕식 ■ 삶의 무게중심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김왕식 사람들은 종종 삶의 무게중심을 외부에서 찾으려 한다. 높은 지위, 화려한 재산, 혹은 타인의 인정과 같은 사회적 성취가 인생의 행복을 결정짓는 요소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은 결국 한시적인 만족을…
김왕식 ■ 요즘 카페 도심 한복판의 작은 카페.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햇빛이 고스란히 쏟아지고, 바깥은 여전히 바쁘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오가고, 차들이 도로 위를 쉼 없이 달린다. 하지만 카페 안은 그런 외부와는 단절된 작은 세계처럼 느껴진다. 작은 원형 테이블…
김왕식 ■ 도전이라는 이름의 문 영국의 대사업가 '리처드 브랜슨'은 말한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안했을 때 당신이 그것을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생긴다면 일단 'Yes'라고 대답해라. 그 후 어떻게 하는지를 배워라." 그의 이 짧은 문장은…
김왕식 ■ 음속 돌파의 순간, 그리고 그 너머의 길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의 이야기는 사람들의 도전과 성장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비행기가 음속에 가까워질수록 공기의 저항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해진다. 이 저항은 단순히 물리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
김왕식 ■ 흙 속에 새긴 마음 이른 새벽, 바람이 스치는 밭고랑 끝에서 달근이는 조용히 숨을 골랐다. 찬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그 순간에도 그는 감사했다. 밤새 촉촉해진 흙, 붉게 떠오르는 해, 작은 새소리까지도. 그의 감사는 그렇게 흙냄새를 따라 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