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말한다
청람 김왕식 ■ 낙엽은 말한다 W 시인 한 해를 온전히 살아낸 나뭇잎들 찬란한 붉음으로 물들어 사람들의 눈길 속에서 비로소 단풍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 빛은 자신을 키워낸 가지에 대한 마지막 인사, 뜨겁게 피어올라 고요히 떨어져 스스로의 …
청람 김왕식 ■ 낙엽은 말한다 W 시인 한 해를 온전히 살아낸 나뭇잎들 찬란한 붉음으로 물들어 사람들의 눈길 속에서 비로소 단풍이라 불린다. 그러나 그 빛은 자신을 키워낸 가지에 대한 마지막 인사, 뜨겁게 피어올라 고요히 떨어져 스스로의 …
ㅡ은혜와 더불어 청람 김왕식 ■ 시 쓰는 일 ㅡ은혜와 더불어 시인 안혜초 누워서도 앉아서도 걸어가면서도 할 수 있는 일 많이 아프지만 않으면 아파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 한밤중 자다가 깨어나…
안혜초 시인과 문학 평론가 청람 김왕식 ■ 어뜨케 헤어져요 - 남북 재상봉 부부를 보며 시인 안혜초 얼마나 보고 싶던 그 얼굴인가 얼마나 듣고 싶던 그 음성인가 50여 년간의 기다림에 지치고 지쳐 50여 년간의 그리움에 지치고 지쳐 이미 하…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춘란春蘭 시인 정순영 나는 고고한 선비가 아니외다 소나무 그늘에서 이슬을 먹고사는 청초한 풀이로소이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비취는 하늘빛으로 세상 쏘인 마음을 씻으며 바위틈 풀숲에서 안빈安貧하게 사는 서민이로소…
청람 김왕식 □ 요즘 연구실에 묵은 자료들을 정리한다 국문과 재학 시 써 놓은 리포트 등을 수십 년 만에 들춰본다. 당시에 과제가 많기도 했다. 그중 윤동주에 관한 글이 있어 옮긴다. ■ 윤동주 시인을 살핀다 청람 김왕식 들어가는 말 윤동주는 일제강…
김재성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메아리 시인 김재성 흔들리는 나무 없으면 바람이 아무 소리 낼 수 없는 것처럼 먼 데서 바라봐주는 달 없으면 바다가 꼼짝할 수 없는 것처럼 속 넓은 해바라기 없으면 태양을 누구도 봐주지 않는 것처럼 마주 …
강준모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겨울 하늘 시인 강준모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여름 하늘은 이미 밝은데 겨울 하늘은 아직 어둡다 버스 차창에 걸터앉는다 붉은 한 줄이 눈을 찌르고 금방 어둠이 쫓겨 나간다 고작 한 시간 조금 지났다 위로 조…
청람 김왕식 ■ 하늘 한 방울 시인 김재성 하늘이 가득 머금은 파랑 한 방울 떨어져 내 치마에 물들었나 욕심 많은 하늘은 떨어뜨린 자기 조각 찾으려 매서운 안광 번쩍이며 내려다보는데 내 손 놓고 나아가는 너의 발걸음을 구름이 실어가 버릴까 조마조…
주광일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늘그막의 즐거움 시인 주광일 젊은 날 나는 시를 쓰지 않았다. 한번 시의 깊은 늪에 빠지고 나면,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아, 젊은 날의 나는 얼마나 비겁했던가! 얼마나 미련했던가! 이제 뒤늦게나…
청람 김왕식 ■ 초여름 길목에서 시인 滿厚/서재용 긴 하루 모락모락 피는 저녁연기 산 허리 끌어안으면 개골개골 개구리 합창소리 어둠이 찾아든다 고갯마루 얹힌 구름 홀연히 바람 따라 떠나고 소리 없이 찾아와 덧 없이 떠나는 봄날 그리움 몽글몽글 가슴불 …
백영호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낮아지기 시인 백영호 앙증맞게 참한 꽃은 키가 작고 꽃이 작다 자세히 보기 위해 땅바닥에 엎디어 이리보고 저리보고, 귀하고 예쁜 건 내가 숙이고 엎어져야 그 하이얀 꽃살 보여줬다지.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한용운 시인과 박철언 시인, 그리고 청람 김왕식 ■ 민족시인 한용운의 빛과 향기 시인 박철언 동학농민운동에 가담했으나 실패하고 백담사의 승려가 된 청년 만해卍海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죄로 3년 형을 선고받은 3ㆍ1 운동 민족 대표 나라 잃은 슬픔을 연인과의…
청람 김왕식 ■ 내 탓 시인 주광일 내 한평생 겪은 고통 모두 모두 내 탓이었네 사람들 관심 못 받고 외톨이로 산 까닭도 모두 모두가 내 부족 탓이었네 그래도 세월은 나를 버리지 않았네 여든 넘은 내가 아직 걷고 있다네 세월을 다스리는 주님 덕분일…
청람 김왕식 ■ 붉은 고추를 말리다 시인 백영호 정오의 햇살이 정수리에 쏟아지는 12시 할머니는 마당 가운데로 나가 빨간 고추 말리고 있다 붉은 해 살라 먹고 오동통 살 오른 핏빛 살점 뙤약볕에 딩굴딩굴 큰 대자로 알몸 볕쬐기 샤워 중이다 해 뜰 때부터 …
■ 꽃순이 연가 시인 문지연 나는 꽃순이다. 지필묵 필방의 먹빛 향기에 취해 날마다 새롭게 피는 꽃순이 여리고 보잘것없어도 함께 가는 길 위에서 제멋에 겨워 춤추는 꽃순이다. 그러나, 도도하고 진한 분 냄새 풍기는 꽃순이는 아니다. 페이…
청람 김왕식 ■ 자주 가는 길 시인 한연희 서울 방향 자동차전용도로 차량은 기다 서다 기다 서다 이른 아침 차 안은 23도, 차 밖은 34도 도로와 중앙분리대 틈새 강아지풀과 좀씀바귀 무리가 손짓한다 어떠한 형편이든 처할 줄 알아 어떠한 형편이든 자족할 줄 …
백영호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길에 대한 소묘 시인 백영호 산다는 것은 길을 걷는 것이다 어제길은 험했고 오늘길은 조심조심 내일길은 새로운 길 뚫린 길, 꼬부랑길 흙탕길, 비탈길, 사막길 그중에 내가 만난 당신의 길이 가장 편하고 환했습니다 굽이…
청람 김왕식 ■ 뭉크전을 보고 청람 김왕식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 1863-1944)는 현대 미술사에서 가장 독특하고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명으로, 그의 작품들은 그의 고통스러운 삶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광기의 화가'라는 별명은 그의 불…
■ 사랑의 형태 시인 강미경 허리를 숙이고 무릎을 구부려야만 비로소 볼 수 있는 꽃이 있다. 고개를 쳐들고 하늘 향해 올려다 보아야만 볼 수 있는 꽃이 있다.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무릎을 구부리지 않아도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아도 보이는 꽃도 있다. 그녀는 허…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가면假面 시인 정 순 영 시간 이전부터 계시는 이가 티끌 하나까지 다 비추시니 속이고 감추어도 가릴 수 없네 아담으로 생겨나 죄 없는 이의 피 흘림으로 참 빛이 비추이니 가면이 벗겨져 죄의 몸이 하얗게 씻기네 □…
주광일 시인과 이육사 시인 그리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이육사 시인을 기리며 시인 주광일 264를 보면 나는 이육사선생이 생각난다 그의 삶과 시가 생각난다 그는 그의 삶을 애오라지 독립운동에 바쳤다 그의 시는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내가 눈물 한…
배선희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꽃 마중 시인 배선희 올봄은 꽃들이 다투어 달리기 대회에 나온 것 같다. 일직선으로 그어놓은 눈금에서 개나리, 매화, 목련, 벚꽃까지 그렇게 나란히 일렬로 서 있다 누구의 심술일까? 찬바람으로 봄 허리 …
정근옥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베른 성당의 촛불 시인 정 근 옥 눈 내리는 어느 날 나무들이 잠들 때/ 부활을 증언하는 막달라 마리아가/ 촛불을 켜고 경건히 기도를 올리고 있다// 떠나보낸 마음이 아리고 아플 때마다/ 밤바다에 떠오르는 달 하나…
서재용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지뢰꽃길 시인 滿厚서재용 저 멀리 두 동강난 철책선 한 서린 DMZ 지뢰꽃 등산길 깊은 슬픔을 토해낸다. 아, 정녕 빼앗긴 저 북녘땅 자유의 꽃 피어날까? 분단 아픔 70여 년 그날의 비극에 몸서리친다 아름다운 대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