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부 시인의 시 '누룩'을 청람 김왕식 평하다
김왕식 □ 이성부 시인 ■ 누룩 시인 이성부 우리는 한 덩이 누룩이 되고자 했다 제 몸을 부풀려 타인을 취하게 하는 스스로는 타인의 안에서 슬픔과 기쁨을 부풀려주는 우리는 제 몸을 버림으로써 타인의 뜨거운 가슴속에서 달디단 술이 되고자 했다 사랑이든 미…
김왕식 □ 이성부 시인 ■ 누룩 시인 이성부 우리는 한 덩이 누룩이 되고자 했다 제 몸을 부풀려 타인을 취하게 하는 스스로는 타인의 안에서 슬픔과 기쁨을 부풀려주는 우리는 제 몸을 버림으로써 타인의 뜨거운 가슴속에서 달디단 술이 되고자 했다 사랑이든 미…
ㅡ 시인 백영호 김왕식 ■ 바늘귀 뚫기 시인 백영호 수명 다한 철길에서 레일 한 토막 싹둑 잘라 뭉떵한 쇠뭉치를 수천 번 수만에 만 번을 깎고 벼리고 갈아서 쓰러지지 않는 정신 하나에 땀방울을 쏟았다 정수리 끝 관통한 과녁 바늘귀, 하늘문 통과…
김왕식 ■ 성북동 비둘기 시인 김광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
김왕식 ■ 거저 주라 시인 정 순 영 애잔한 짝사랑처럼 하나님께서 붉은 피와 싱그러운 녹음과 맑고 푸른 하늘의 생명의 빛을 태초에 거저 주셨으니 애틋한 세상에 순진한 복음福音을 거저 주라 눈이 부시게 하얀 세마포에 붉게 적신 서녘 하늘을 주시는 이가 온 사…
신위식 시인 ■ 푸른 유월 시인 신위식 유월은 푸른 숨을 내뿜으며 충만한 생명으로 녹음 진다 청옥 빛 하늘 방울방울 푸른 잎새 사이로 여울져 흐르는 은빛 순수한 속삭임 “푸르디 푸르러라” 온갖 새들의 노래 청보리 밭길 추억 출렁이는 그리움 한 아름 안고…
김왕식 이상엽 닥터 ■ 오늘도 작은 새가 시인 이상엽 연 이틀 작은 새 세 마리가 머리 위 가지에서 내게 종알거리더니 오늘은 한 십여 마리 때로 몰려와 아주 큰 소리로 내게 말하며 말 잔치 벌이네 반갑다 즐겁다 다시 보자 인사하니 아주 신이 나서 친구…
김왕식 엄창섭 교수님 ■ 엄창섭 교수님은 내가 인생의 깊은 골짜기를 지나 60대 중반에 들어선 뒤, 문단에서 진정으로 스승이라 부르게 된 분이다. 고결한 인품이 말씀 하나, 글귀 하나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는 분. 문학을 향한 일관된 정신과 인간됨의 깊이를 몸소 …
김왕식 ■ 6월의 초록편지 시인 청민 박철언 짙푸른 하늘 아래 아카시아 꽃향기 가득한 싱그러운 6월의 언덕 보리가 익어가는 밭 언저리에 양귀비 꽃이 곱게 피고 울타리 넝쿨장미, 수국 이팝나무 산딸나무 조팝나무가 말을 건네온다 축복 같은 햇살이 더해…
■ 등불 아래 시가 머무는 자리 ― 침묵과 헌신, 그 빛의 사람, 주광일 시인에게 바치는 노래 시인 김왕식 높은 곳 오르지 않아도 그 깊이로 세상을 밝혀주는 이여 말보다 침묵이 먼저 도착한 자리에서 그대는 언제나 기다리고 계셨지요 법의 검은 옷 속에도 …
ㅡ주광일 시인 김왕식 ■ 바닷가에서 시인 주광일 아주 이른 새벽 나는 혼자서 바닷가에 나갔습니다. 사람은 물론 물새 한 마리 없었습니다. 바다안개 때문에 수평선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바다와 하늘 너머에 계시는 당신을 온몸으로 느꼈고, 나를 따뜻하…
ㅡ 시인 박철언 김왕식 ■ 산다는 것은 놀라운 신비인데 시인 청민 박철언 내 가슴에 눈물 내린다 대지에 비 내리듯 내 마음에 까닭 없이 눈물 흐른다 실연도 분노도 없는데 미움도 배신도 없는데 비가 내리고 이유도 없이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가 …
김왕식 윤동주 ■ 눈 시인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이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 순백의 봉투, 사라진…
김왕식 ■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 시인 최찬상 면벽한 자세만 철로 남기고 그는 어디 가고 없다 어떤 것은 자세만으로도 생각이므로 그는 그 안에 있어도 없어도 그만이겠다 한 자세로 녹이 슬었으므로 천 갈래 만 갈래로 흘러내린 생각이 이제, 어디 가닿는 데가 없어도…
김왕식 ■ 맑은 물 푸른 발 시인 백영호 유월 초여름의 하늘기운이 계곡물을 핥고 지나갈 즈음 청산이 좋아라 청산에 오른다 길 따라 계곡물 따라 오르는 청산길 길섶의 참나리 자매 힘내시라 응원박수하고 백 년 노송 어깰 치며 지나온 계곡바람이 버들치 소꿉…
김왕식 □ 손정기 화백 손정기 화백 작품 ■ 고독의 결, 침묵의 빛 ― 손정기 화백의 세계를 거닐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그림 앞에서 나는 종종 말을 잃는다. 아니, 말이 스스로 발끝에 엎드리는 순간이 있다. 손정기 화백의 그림 앞에서 그렇다. 그것…
■ 연단 위의 백목련 ― 홍승표에게 바치는 시 시인 청람 김왕식 청렴은 그에게 단어가 아니었다 봄비처럼 내려 말없이 흙으로 스민 후 꽃이 되어 발밑에 피었다 그는 계단을 오르지 않았다 한 결 같은 무게로 사람의 어깨 위에 서지 않고 바람의 결을 따…
지고 매일 나섰다는 시아버님 김왕식 브런치스토리 문학소녀 ■ 새벽닭 울기 전에, 지게를 지고 매일 나섰다는 시아버님 브런치스토리 작가 문학소녀 새벽닭 울기 전에, 지게를 지고 매일 나섰다는 시아버님 시인 문학소녀 아직도 새벽은 뒤척이는데 아버지는 지게이…
김왕식 ■ 간결한 언어, 깊은 은유 — 깔끔한 시를 위한 시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시는 언어의 가장 응축된 형태다. 몇 줄의 문장 안에 세계를 담고, 단 한 행으로도 한 사람의 생을 뒤흔드는 힘이 있다. 문제는 바로 그 ‘응축’에서 비롯된다. 많은 시인들…
ㅡ 김왕식 김왕식 ■ 오월의 중턱에서 청람 김왕식 빛은 말이 없다 바람은 대답하지 않는다 감잎 하나 앞에서 오래 묵은 침묵을 배운다 어디선가 방금 피어난 하루가 제 그림자만 남기고 물러났다 기억은 등을 보이고 떠나며 시간은 등을 돌려 바라보게 한다 오…
김왕식 □ 변희자 시인 이상엽 작가 손주 탄생 위한 헌시 ■ 처음 오는 너를 위해 시인 변희자 숨결마다 초조 심장은 두근두근 내 눈과 입, 마음이 웃음으로 기다린다 너는 고요를 젖히고 힘찬 울음으로 오려무나 가장 따뜻한 바람을 작은 가슴에 듬뿍 안고 두…
김왕식 □ 변희자 시인 ■ 비워낸 자리 시인 변희자 한 잔의 차를 들고 말없이 마음을 가만히 앉힌다 말끝을 스쳐간 고요가 찻잔 속을 깊숙이 들여다보며 숨결 같은 것을 어루만진다 한 모금, 두 방울 가라앉은 생각을 떠올리자 적막한 기쁨들이 나직이 숨결을 고…
김왕식 □ 박철언 시인 ■ 공원 벤치 시인 박철언 공원 한 모퉁이 누군가 쉬고 싶은 체중 맡기면 지친 몸을 잠시 펌프질 해주는 벤치 긴 세월 달빛과 바람이 앉아도 어머니의 무릎처럼 다 받아주는 의자 사계절 한결같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지나가던 걸음이 눌러…
김왕식 □ 이어령 선생 영인문학관에서 안혜초 원로시인 ■ 우리 사랑 지금은 안혜초 시인 우리 사랑 지금은 잠들어 가도 조금씩 알게 모르게 잠들어 가도 그대와 나 어느 한쪽이라도 깨어 있으면 오뉴월의 싱그러운 햇바람으로 깨어 있으면 우리 사랑 이대로 스…
김왕식 □ 프레스 센터에서 주광일 시인 ■ 공동묘지 시인 주광일 가도 가도 길 끝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 멀어지고 인간 세상 싫어질 때 천둥 번개 치더라도 나는 가보리 공동묘지에 그곳에서 내가 참고 견디어내야 할 까닭과 소멸하여 가는 모든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