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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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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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은 머무는 곳이 아니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70여 년 삶을 돌아보며 이제사 느낀 점이다 ■ 정상은 머무는 곳이 아니다 시련과 고통이 수반되지 않은 삶은 이미 멈춘 삶에 가깝다. 고요하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심장은 뛰고 있으나, 떨림이 없다면 그것은 생의…

청람 김왕식 · 2026.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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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향기를 만든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상처가 향기를 만든다 청람 김왕식 평온한 날의 소나무에서는 특별한 향이 나지 않는다. 햇빛이 고르게 비치고 바람이 잠잠할 때, 나무는 그저 나무로 서 있을 뿐이다. 그러나 숲을 걸으며 가장 짙은 송향을 맡게 되는 순간은 따로 있다. 세…

청람 김왕식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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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린 자리에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봄이 연둣빛이다 들녘 끝 겨울이 엎드려 있고 바윗돌 밑 눌린 들풀 그 틈 연둣빛 무게는 남아 빛이 먼저 선다 미풍 스치자 얇은 몸 떨리고 호미 든 손 잠시 멈춘다 눌린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는 것 봄 ㅡ청람

청람 김왕식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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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론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순간의 빛을 언어로 정착시키는 형식 ― 감응의 기록으로서의 디카시에 관한 디카시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서론 — 기술적 장르라는 오해 디카시는 현대 문학 환경 속에서 비교적 최근에 부상한 형식이라는 이유로, 종종 기술적 매체…

청람 김왕식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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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초승달 하늘이 처음 그어 본 얇은 미소 ㅡ청람

청람 김왕식 · 202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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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거울 앞에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물의 거울 앞에서 생각의 뿌리가 어둠 속으로 길어질 때 머리는 하늘을 향하지만 마음은 오래 가라앉는다 시간이 발목에 쌓이고 침묵이 등을 덮는다 그때 비로소 하늘은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려앉는 것임을 안다 푸른 무한이 눈동자 속에 깃…

청람 김왕식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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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지층 ㅡ 청람 김왕식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침묵의 지층 길섶에 둥근돌 하나 한때는 하늘을 밀던 산의 뼈 번개의 문장에 맞아 비의 서체에 씻기고 강의 시간에 실려 모서리를 내려놓았다 이제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지만 그 속에서는 대륙이 아직 이동하고 마그마…

청람 김왕식 ·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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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지속으로서의 수필에 관한 《수필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삶의 결을 기록하는 언어 ― 존재의 지속으로서의 수필에 관한 수필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서론 — 수필의 오해와 본질 수필은 오랫동안 문학 장르의 주변에 머무는 글처럼 취급되어 왔다. 일상의 단편적 기록이나 개인적 감상을 풀…

청람 김왕식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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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빛을 언어로 정착시키는 형식 ― 청람 김왕식

―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순간의 빛을 언어로 정착시키는 형식 ― 감응의 기록으로서의 디카시에 관한 《디카시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서론 — 기술적 장르라는 오해 디카시는 현대 문학 환경 속에서 비교적 최근에 부상한 형식이라는 이…

청람 김왕식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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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에 대하여 — 필요 너머에서 빛나는 인간의 여유

— 필요 너머에서 빛나는 인간의 여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멋에 대하여 — 필요 너머에서 빛나는 인간의 여유 김왕식 ‘멋’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이미 멋이다. 설명을 붙이기 전에도 감각적으로 이해되고, 정의를 시도하는 순간 오히려 손아귀에서 빠져나간다…

청람 김왕식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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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도(酒道) ㅡ 청람 김왕식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나의 주도(酒道) — 몸을 비우고 마음을 가다듬는 한 방식 김왕식 내게 술자리는 익숙지 않다. 허나, 술자리가 예정된 날이면 스스로에게 하나의 절차를 마련해 둔다. 그것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준비가 아니라, 하루의…

청람 김왕식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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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의 무게를 아는 마음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작은 것의 무게를 아는 마음 김왕식 길을 걷다가 예배당 벽면에 걸린 작은 글귀를 본다. “나에게 하찮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전부입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짧은 문장인데도 오래 바라보게 된다. 많은 말을 하지 않는데도 마음의 …

청람 김왕식 · 202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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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 있는 천사, 황기연 집사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활착 미소 짓고 있는 천사 황기연 집사 ■ 내 곁에 있는 천사 ― 황기연 집사를 말하다 청람 김왕식 사람은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한다. 천사가 정말 존재하는가 하고. 종교적 상징이나 관념 속 존재가 아니라, 현실의 삶 속에서 숨 쉬며 …

청람 김왕식 · 2026.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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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강가에 서서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중년의 강가에 서서 사람의 삶은 어느 날 문득 강가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순간이 온다. 앞만 보고 달리던 시절이 지나고, 물의 흐름을 바라볼 여유가 생기는 때. 그때 비로소 묻게 된다.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단단히 살아왔는가. 그리고…

청람 김왕식 · 2026.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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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지는 곳, 경회루가 피어난다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비가 지는 곳, 경회루가 피어난다 청람 김왕식 경회루의 아름다움은 늘 ‘설명하는 사람’보다 ‘지키는 사람’이 먼저 안다. 경복궁 경회루 앞 경비 아저씨는 하루 종일 그 자리에 서 있지만, 사실은 그 자리에서 시간을 맡아 지키는 사람이다…

청람 김왕식 ·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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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 년에 한 번 오는 2월 ㅡ청람 김왕식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몇 백 년에 한 번 오는 2월 올해 2월 달력은 이상하리만큼 꽉 차 있다. 틈이 없다. 하얀 여백이 숨을 쉴 자리조차 없이 숫자들이 정갈한 행렬을 이루고 있다. 마치 “한 칸도 허투루 쓰지 말라”는 듯 달력 자체가 단…

청람 김왕식 · 202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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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가 만든 바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가랑비가 만든 바다 가랑비는 늘 작다. 하늘이 마음을 다 쓰지 않은 듯, 한두 방울의 망설임처럼 내려와 어깨에 앉았다가, 이내 사라진다. 하여, 사람은 그 비를 우습게 본다. 젖는 것은 옷깃뿐이라 여기고, 세상은 여전히 멀쩡하다고 착각한…

청람 김왕식 · 2026.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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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우리는 어제를 이야기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마음은 늘 지나간 시간 쪽으로 기울고, 아직 오지 않은 시간 쪽으로 앞서 달려간다. 그래서 삶은 자주 ‘여기’가 아니라 ‘저기’…

청람 김왕식 ·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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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값으로 확인하는 사랑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국밥값으로 확인하는 사랑 시장 골목 국밥집에는 늘 같은 풍경이 있다. 간판의 글씨는 바람에 조금 바랬고, 문을 열면 국밥 냄새가 먼저 반긴다. 들기름이 살짝 섞인 듯한 구수함, 파 송송 썬 냄새,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뚝배기에서 올라…

청람 김왕식 · 2026.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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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소 하나가, 동네의 온도를 올렸다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그 미소 하나가, 동네의 온도를 올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늘 마주치는 경비 아저씨가 있다.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른다. 이름도, 고향도, 어떤 사연을 품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저 매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일 뿐…

청람 김왕식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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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고도 고마운 그 여직원 ― 신안군청 앞에서 다시 배운 ‘공직’의 온기 ㅡ 김관숙 교장선생님

■ 고맙고도 고마운 그 여직원 ― 신안군청 앞에서 다시 배운 ‘공직’의 온기 살아가는 동안 가장 큰 자산은 결국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라고들 한다. 그 말이 진부하게 들릴 때도 있었으나, 어느 날은 그 말이 인생의 진짜 문장처럼 가슴에 박힌다. 나에게는 2025…

청람 김왕식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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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장갑의 손 ― 잃어버린 지갑이 돌아오는 방식

― 잃어버린 지갑이 돌아오는 방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검은 장갑의 손 ― 잃어버린 지갑이 돌아오는 방식 비가 얇게 내렸다. 눈이 아니어서 더 불편한 비였다. 우산을 펴도 어깨가 젖고, 바닥은 미끄럽고, 사람들은 서로를 더 빨리 지나친다. 저녁과 밤 사…

청람 김왕식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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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요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잠깐만요 청람 김왕식 어느 날 저녁이었다. 아파트 현관 앞에 섰다. 몸은 집에 도착했는데, 마음은 아직 길 위에 남아 있었다. 하루는 길었고, 말은 많았고, 끝맺지 못한 말들이 몇 개 남아 목구멍 안쪽에 걸려 있었다. 웃으며 넘겼지만…

청람 김왕식 · 202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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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먹어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지금 먹어 어느 날, 빵집에 들어섰다. 눈이 오던 날도 아니고, 크게 춥지도 않은 날이었다. 다만 마음이 어쩐지 꺼칠했다. 별일이 없는데도 별일이 있는 것처럼 지치는 날이 있다. 사람은 그런 날,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마음이 비어 보여서…

청람 김왕식 · 2026.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