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 바람이 쉬어가는 자리
김왕식 ■ 자운, 바람이 쉬어가는 자리 헤이리 마을 끝자락, 가장 낮고 조용한 방향으로 길을 따라가면, 바람이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가 있다. 그 자리에 자운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라 부르기엔 어딘지 주춤한, 그러나 갤러리라 부르지 않기엔 너무나 완성된 풍경. 무…
김왕식 ■ 자운, 바람이 쉬어가는 자리 헤이리 마을 끝자락, 가장 낮고 조용한 방향으로 길을 따라가면, 바람이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가 있다. 그 자리에 자운 갤러리가 있다. 갤러리라 부르기엔 어딘지 주춤한, 그러나 갤러리라 부르지 않기엔 너무나 완성된 풍경. 무…
김왕식 ■ 자운(紫雲)의 틈 헤이리 마을 끝자락, 시간이 뒤를 돌아보는 자리에 한 채의 숨결이 앉아 있다. 무명천은 햇빛의 말수를 줄이고, 그 아래, 자운 선생의 미소는 찻물처럼 고요히 번진다. 그의 마음은 바람의 중심 같았다— 흔들리되 흩어지지 않는, 들꽃 …
김왕식 ■ 아픔은 우리의 선생이다 ㅡ배움은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 우리는 모두 학교를 졸업했지만, 아픔이라는 학교는 평생 졸업할 수 없다. 어린 시절에는 넘어지면 울었지만, 어른이 되면 넘어져도 웃으며 "괜찮아"를 외친다. 속마음은 안다. 아픔이야말로 가장 혹독한 …
김왕식 ■ 청람루의 저녁에 스며들며 자연인 최호 안길근 청람루에서의 저녁은 조용히 내려앉는다. 노을빛이 골짜기를 부드럽게 덮으면, 하루 종일 분주하던 바람도 이제는 숨을 고른다. 햇살은 산등성이를 넘고, 풀잎마다 미세한 어둠의 떨림이 스민다. 이럴 때, 나는 …
김왕식 ■ 철학의 쓸모 철학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진다. 두꺼운 책, 복잡한 이론, 알 수 없는 말들. 그런데 정말 철학은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일까? 사실 철학은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질문과 닿아 있다. "나는 왜 사는가?" "무엇이 옳은가?" "행복이란 무엇인…
김왕식 ■ 도광양회(韜光養晦) ― 빛을 숨기고 때를 기르는 지혜 대낮에도 숲 속에는 그늘이 있다. 햇살은 있지만, 나무는 섣불리 제 몸을 드러내지 않는다. 키를 키우기 위해, 뿌리를 깊이 내리기 위해, 조용히 어둠을 받아들인다. 도광양회. 빛을 감추고, 어둠 …
김왕식 ■ 능력이 출중함에도 나를 드러내지 않는 사람, ㅡ 진정 겸손한 사람 진정한 겸손은 스스로를 낮추는 연극이 아니다.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이, 타인의 인정을 구하지 않고도 고요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 그는 진짜 겸손한 사람이다…
동서양 철학과 함께 걷는 생각의 길 □ 오늘 4월 28 일 오후 2시 강남 모 기업에서 강의할 인문학강의 자료입니다. ■ 생활 속 메타인지 ― 동서양 철학과 함께 걷는 생각의 길 1. 들어가는 말: 생각을 돌아보는 순간 우리는 매일 생각 속을 걷는다. 생…
김왕식 ■ 하로동선(夏爐冬扇) ㅡ부질없는 것을 품은 마음에 대하여 여름날의 화로는 불씨를 가두고, 겨울밤의 부채는 찬바람을 부른다. 하로동선, 세상의 뜻을 거스르는 물건들이 한켠에 쓸쓸히 놓여 있다. 바람이 오지 않는 나뭇가지처럼, 어깨에 내리는 눈송이를 피하지 …
김왕식 ■ 곡우穀雨와 입하立夏 사이, 생명의 문턱에 서서 청람 김왕식 곡우는 봄비가 내려 곡식을 키우는 절기다. 겨울의 흔적을 지우며 대지는 부드럽게 깨어난다. 볍씨를 담그고 밭을 가는 손길, 나무를 심는 숨결 속에 인간과 자연은 다시 악수한다. 곡우의 비는 …
김왕식 ■ 제2편. 아픔은 우리의 선생이다 - 배움은 고통 속에서 태어난다 우리는 모두 학교를 졸업했지만, 아픔이라는 학교는 평생 졸업할 수 없다. 어린 시절에는 넘어지면 울었지만, 어른이 되면 넘어져도 웃으며 "괜찮아"를 외친다. 하지만 속마음은 안다. 아픔이…
김왕식 ■ 제1편. 고통은 강물처럼 흐른다 ㅡ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법 강물은 쉼 없이 흐른다. 맑은 날에도 흐르고, 폭풍이 몰아쳐도 흐른다.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기쁨 속에서도, 슬픔 속에서도, 우리 삶은 끊임없이 흘러간다…
김왕식 ■ 말의 그릇을 빚는 삶 —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할 일이 없으니 사람은 저마다 말의 그릇을 지니고 산다. 좁고 얕은 그릇은 생각나는 대로 말을 쏟아낸다. 감정이 앞서고, 판단이 서지 않은 채 입술은 먼저 달린다. 그러나 넓고 깊은 그릇을 가진 사람은 다르…
김왕식 ■ 장심리 청람루의 아침을 열며 최호 안길근 새벽안개가 걷히자, 장심리 청람루에도 아침이 번진다. 며칠 전 심었던 감자 밭에서는 여린 싹이 얼굴을 내밀었다. 촉촉한 봄비를 머금은 흙 위로, 연초록 잎들이 조심스레 세상을 만진다. 땅속 깊은 어둠을 뚫고 올…
김왕식 ■ 브런치스토리 2000분께 감사를 브런치스토리라는 따뜻한 정원에 발을 디딘 지 1년 남짓이 되었습니다. 서툰 문장들을 조심스럽게 내어놓으며, 늘 마음 한켠엔 부끄러움이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그럽고 빛나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배우고,…
― 생명이 빛나는 순간 김왕식 ■ 4월의 노래 ― 생명이 빛나는 순간 4월, 세상은 푸르름으로 숨 쉰다. 땅은 더 이상 움츠리지 않고, 하늘은 깊고 부드럽게 열리고, 나무마다, 들꽃마다 자신을 다해 피어난다. 4월의 아침은 반짝인다. 햇살은 나뭇가지 끝마다 …
김왕식 ■ 달삼이의 별별 세계일기 □ 제1편. 도서관 옥상에서 사라진 아이 도시는 오래전부터 달삼이를 잊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를 ‘느린 아이’라 불렀고, 어른들은 “착하긴 한데 참 조용해”라고 평했다. 그 말은 곧, 보이지 않는 투명 인간이란 뜻이었다. 그…
김왕식 ■ 달삼이의 별별 세계일기 ㅡ감성 철학 동화 서문 | 별을 닮은 아이, 달삼 한 아이가 있었다. 그는 특별하지 않았다. 말수가 적었고, 친구가 없었고, 조금 느렸다. 그 아이는 밤마다 하늘을 올려다봤다. 별을 보고 눈물을 흘렸고, 달을 보며 혼잣말을 했…
김왕식 ■ 왜 세계는 임윤찬을 주목하는가? — 영혼을 울리는 건반 위의 철학 김왕식 임윤찬은 단지 피아노를 연주하는 연주자가 아니다. 그는 피아노로 ‘존재’를 말하고, 건반으로 ‘시간’을 사유하는 철학자이며 시인이다. 세계가 그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
김왕식 ■ 단편소설 달래의 자리 청람 김왕식 상훈이는 골목 끝에 발을 디딘 순간, 본능처럼 왼손으로 지팡이를 찾았다. 삐걱거리는 목제 지팡이는 그의 다리보다 익숙했다. 지팡이를 짚는 소리는 자갈 위를 긁으며 땅과 소년 사이를 이어주는 유일한 리듬이었다. 오른쪽 …
김왕식 ■ 마지막 독서실 현 학 서울 외곽, 철거가 예고된 주상복합 건물의 꼭대기 층. 거기엔 간판도 없이 조용히 숨 쉬는 독서실이 있었다. 이름은 '한빛 독서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이들 사이에선 ‘마지막 독서실’로 불렸다. 새로 오는 사람도 없고, 나가는 …
김왕식 ■ "제 자리에서 배운 삶의 진실" ㅡ 자연인 안최호가 조심스레 전하는 말 자연인 안최호 세상은 시끄럽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방향을 바꾸고, 사람들의 말은 바람처럼 흩날립니다. 그 속에서 나는 조용히 트럭의 시동을 겁니다. 누군가에겐 그저 짐을 나…
김왕식 ■ 나무가 된 손수건 – 눈물의 자리에 숲이 피어나다 글: 김왕식 벽장의 가장 깊은 곳, 먼지 한 겹 아래 조용히 숨 쉬던 하얀 손수건 하나. 그건 어릴 적 어머니가 수놓아주신 것이었다. 구석에 얌전히 놓인 작은 나뭇잎 자수. 말은 없었지만 늘 곁에 있어…
김왕식 ■ 금이 간 계단 끝에서 발길 끊긴 계단 위, 먼지 속에 자란 풀잎 하나가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지워진 발자국, 막힌 문 너머 누군가 오래전에 남기고 간 숨소리 같은 바람이 풀잎 끝을 흔들고 있었다 누구도 찾지 않는 자리지만 그곳엔 여전히 피고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