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의 끝에서 우리를 받아내는 한 줄의 은총 ― 정순영 시인의 「난간」 을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정순영 시인 ■ 난간 시인 정순영 하늘이 가까운 지붕에서 곡식을 거두어 배불리 먹고 춤추다가 비가 내리면 미끄러져 어둠 바다로 떨어진다네 지붕에 오를 때는 모르다가 하늘 거울 앞에 낮게 엎드려 회개하니 먹구름 비에 미끄러져도 주님이 난간으로 받…
청람서루가 정순영을(를) 다룬 글 · 총 27편
□ 정순영 시인 ■ 난간 시인 정순영 하늘이 가까운 지붕에서 곡식을 거두어 배불리 먹고 춤추다가 비가 내리면 미끄러져 어둠 바다로 떨어진다네 지붕에 오를 때는 모르다가 하늘 거울 앞에 낮게 엎드려 회개하니 먹구름 비에 미끄러져도 주님이 난간으로 받…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시인의 말 시인 정 순 영 시인의 말은 세상 말이 아니지 산과 바다가 주고받는 말 바람과 나무와 계곡 물소리가 주고받는 말이지 시간 안에서 시간 밖으로 시인의 말은 하늘이 알아듣는 말이지 □ 정순영/1974년 <풀과 별 천료…
□ 정순영 시인 ■ 눈시울이 봄을 타네 시인 정순영 산언덕을 에돌아 오는 시샘바람이 시린데 온갖 봄꽃들이 다투어 제 맵시와 향기를 뽐내네 아픈 그리움의 분홍 꽃잎 슬픈 진달래 흠 지닌 사발의 막걸리에 눈시울이 봄을 타네 ■ 절제 속에 번지는 봄의 울림…
■ 어무이 단풍 들었심더 시인 정 순 영 어무이 시간 안으로 낳아서 애지중지 키운 나무가 세파에 흔들리며 가지가 부러지기도 하고 울음 참기로 눈물 펑펑 쏟기도 하다가 연두어린 잎사귀가 짙푸르더니 어느새 붉거나 노랗게 단풍 들었심더 앞산 자드락길 텃밭 모랭이…
□ 정순영 시인의 망중한 ■ 정순영 시인 송(頌) ― 겸허함으로 빚은 한 편의 시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그는 언제나 앞에 서기보다 뒤에 서는 이였다. 대학의 총장이요, 석좌교수로서 수많은 제자를 길러냈지만, 시인의 자리에서는 묵묵히 막내의 자리를 선택했다.…
□ 정순영 시인 ■ 허리를 굽히면 시인 정 순 영 허리를 굽히면 아름다운 풀꽃들을 만날 수 있듯이 허리를 굽히면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네 낮은 곳에 사는 풀꽃이나 사람들은 겸손으로 더 높은 하늘에 안기어 산다네 미워하는 마음으로 풀꽃을 보면 어서 뽑아…
김왕식 ■ 허리를 굽히면 시인 정 순 영 허리를 굽히면 아름다운 풀꽃들을 만날 수 있듯이 허리를 굽히면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네 낮은 곳에 사는 풀꽃이나 사람들은 겸손으로 더 높은 하늘에 안기어 산다네 미워하는 마음으로 풀꽃을 보면 어서 뽑아야 할 잡초…
김왕식 ■ 이 시대 시성詩聖처럼 다가온 얼굴, 정순영 시인 시인 예향 이강흥 누가 나를 부르는가 세상에 피는 꽃처럼 이 시대 시성詩聖처럼 다가온 얼굴 시인 정순영을 함부로 말하지 마라 지성이 꽃핀 얼굴로 후배들에게 지도편달 해주신 마음이 문학…
김왕식 ■ 거저 주라 시인 정 순 영 애잔한 짝사랑처럼 하나님께서 붉은 피와 싱그러운 녹음과 맑고 푸른 하늘의 생명의 빛을 태초에 거저 주셨으니 애틋한 세상에 순진한 복음福音을 거저 주라 눈이 부시게 하얀 세마포에 붉게 적신 서녘 하늘을 주시는 이가 온 사…
김왕식 ■ 밥을 얻어먹으며 시인 정순영 복지회관 강당에서 흑보기 눈을 뜬 자가 단상을 치니 팔/자 입을 한 군중이 박수를 친다. 짐이 법이다 짐에 박수를 치는지 법에 박수를 치는지 나는 바담 풍風 해도 너는 바담 풍風 해라 짐이 물러가라만 배워서 아는 게 …
김왕식 정순영 시인 ■ 사부곡思父曲 시인 정순영 서정抒情으로 내 몸에 흐르는 섬진강 앎보다는 깨달음이 먼저인 정자나무 붉은 노을로 인생의 잔등을 다독이시고 지리산 정기精氣어린 여명을 비취시며 내 안에 유유히 흐르는 아버지 □ 정순영시인 하동출생. …
김왕식 ■ 산에 들어서 시인 정 순 영 두세 사람이 아침마다 산에 오르기를 좋아하더니 세상 옷을 벗고 산에 들어서 무위無爲를 얻고자 나무로 섰다네. 그중 어떤 나무는 심령이 가난하여 하나님과 교제하더니 나무의 옷을 벗고 무극無極을 얻어 천국으로 갔…
김왕식 ■ 참회 시인 정 순 영 창밖에 사람들이 나뭇잎처럼 노랗거나 붉게 물들고 나무들이 입추 어스름 삭풍에 얼룩진 양심의 거울을 수건으로 닦아내고 여름에 한 짓을 낙엽으로 그리곤 뚝뚝 가을비로 눈물을 흘리며 교회당 종소리를 듣는다 □ <정순영시인 약력 하동…
김왕식 ■ 주렴 안에 드니 시인 정 순 영 거리에서 밀실에서 말들이 얼룩덜룩 무성한 세상의 먼지를 툭툭 털고 주렴 안에 드니 청산이 물소리 장단으로 자연의 이치를 소리하네.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 속에 해가 지면 달이 뜨고 세상을 헤아려 유유히 흐르는 …
김왕식 ■ 가을에 서서 시인 정순영 낙엽이 빙그르르 뚝 떨어진다 인생도 빙그르르 뚝 떨어진다 가던 길을 잠시 서서 하늘로 가는 선한 길이 어디인가를 생각하자 나를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면 선한 길이 들리고 보인다 그러면 내 안에 파란 하늘이 고인다 가을에…
청람 김왕식 ■ 지하철을 타자 시인 정 순 영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엔 파렴치와 몰상식이 눈치를 보는 교통약자석이 있다 비어있는 분홍색 의자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사람다운 사람들의 마음은 산을 옮기고 하늘빛 윤슬이 반짝거리는 강을 흐르게 한다 사람들이 붐비…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달동네 시인 정 순 영 부유富裕가 오르지 못하는 비탈 언덕 동네에서는 연탄 몇 장 나눔으로 따뜻한 겨울을 지낸다는 것을 파란 하늘이 가까워 눈만 감아도 기도가 되고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달도 별도 더욱 맑게 빛난다는 것…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참 빛이 있어 시인 정순영 빛이 있어 내가 있네 어둠사막에 한줄기 빛이 내리어 목마른 풀잎에 이슬이 맺히네 애벌레가 빛을 머금더니 아름다운 나비가 되듯이 하늘을 갈망하는 자에게 손을 잡는 참 빛이 있어 참 내가 있네…
청람 김왕식 ■ 남한산성에서 시인 정순영 남한산성 성벽아래서 붉은 그림자를 띤 쪽빛 큰 제비고깔을 만나고는 울음이 차올라 우거진 풀숲을 헤쳐 나오는 바람 꽃대에 주렁주렁 매달린 보랏빛 꽃송이마다에 이슬로 맺혀 있는 조선의 한恨 임금의 눈물을 보았다. 등 굽은 역…
청람 김왕식 ■ 탱자나무 - 시인 정순영 1 말씀의 소리꾼이 탱자나무 북채로 세상의 박拍과 박 사이를 치고 들어가서 북통을 따악 하고 치면 성령이 죄를 물리치고 생명을 구하나니 2 탱자나무 빼족한 가시울타리에는 멧새들이 곱디고운 세마포를 입고 오손도손 소…
청람 김왕식 ■ 아이 좋아라 시인 정순영 아이 좋아라 더 가질 게 있나 쫑긋 세우던 귀가 잘 들리지 않으니 아이 좋아라 더 볼 게 있나 부라리던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아이 좋아라 나를 내려다보시는 하늘의 말씀으로 눈으로 볼 수 없던 나라가 보이고 시…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춘란春蘭 시인 정순영 나는 고고한 선비가 아니외다 소나무 그늘에서 이슬을 먹고사는 청초한 풀이로소이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비취는 하늘빛으로 세상 쏘인 마음을 씻으며 바위틈 풀숲에서 안빈安貧하게 사는 서민이로소…
정순영 시인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가면假面 시인 정 순 영 시간 이전부터 계시는 이가 티끌 하나까지 다 비추시니 속이고 감추어도 가릴 수 없네 아담으로 생겨나 죄 없는 이의 피 흘림으로 참 빛이 비추이니 가면이 벗겨져 죄의 몸이 하얗게 씻기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물에게서 시인 정순영 작은 개울물에 맡기어 아래로 흐른다. 찬란한 무지개로 아스라이 치솟던 욕망을 버리고 천진하게 조잘거리며 아래로 흐른다. 아래로 흐르며 삶의 이치를 물에게서 깨닫는다. 낮은 데는 드넓고 하늘에 닿아 넉넉하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여명처럼 아린 그리움을 시인 정순영 하얀 눈바람에 시린 콧잔등을 부비며 피는 매화에서부터 갈바람에 엎드려 강의 소리로 울음 우는 갈대까지 나 이제 낡은 육신의 옷을 벗고 하늘로 빚은 세마포 자락으로 휘감아 오르려니 어이 …
시인 정순영 청람 김왕식 ■ 바느질 시인 정 순 영 건넛산 등허리 겨울나무 숲 사이로 여릿하게 눈부신 여명 한 올을 바늘귀에 꿰어 한 해의 옷을 깁는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의 마름질과 시원하게 하늘과 소통하는 사유思惟의 바느질로 하늘빛 물든 모시적삼을 …
시인 정순영 ■ 오월의 해 질 녘에는 정순영 붉은 장미꽃이 주렁주렁 피어있는 반 지하 빌라 마을 좁은 골목길을 어슬렁어슬렁 걷자 갈라진 길바닥에 뿌리를 내리고 노랗거나 하얗게 웃는 풀꽃들과 다정히 눈인사를 나누며 살랑살랑 걷자 하늘 닿는 골목길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