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8편 《십자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8편 ■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8편 ■ 십자가 윤동주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7편 ■ 간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든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먹어라…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6편 ■ 눈 감고 간다 윤동주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눈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와짝 떠라…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5편 ■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4편 ■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3편 ■ 참회록 懺悔錄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속에 내 얼골이 남어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5편 ■ 또 다른 고향 윤동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2편 쉽게 씌어진 시 ■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불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4편 ■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3편 ■ 참회록 懺悔錄 .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어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
□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제1부 │ 부끄러움의 시작 1편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윤동주 시인 [김왕식 문학평론가] 윤동주 시인 - 제1부 부끄러움의 시작 - 2편 ■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불까, 땀내와 사랑…
□ 송향 임솔내 시인 ■ 목어 시인 송향 임솔내 파도가 한 번씩 들고날 때마다 삼색 등비늘 엷어갑니다 추억은 퇴색할수록 곱다고 단풍 든 오방색이 바다 따라 갑니다 물길 오르내리며 내었을 길을 가을도 따라갑니다 지금은 눈뜨고 매달려 바다를 듣지만 …
■ 제우스의 퍼즐, 판도라 시인 박철언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죄로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프로메테우스 풀리지 않는 제우스의 시퍼런 분노의 불길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뻗어간다 둘을 짝지어 주려 신들이 만든 첫 여자, 판도라 지혜대신 천 짜는 기술만 가르쳐…
■ 무릎의 언어 무릎이 먼저 안다 내가 얼마나 버틴 날인지 사람들은 얼굴을 보고 괜찮다 말하지만 무릎은 속이지 않는다 계단을 오를 때 조용히 울리는 통증 그 통증은 살아온 시간의 요약이다 나는 무릎에게 묻는다 오늘을 견딜 만했느냐고 무릎은 대답 …
■ 되돌아오는 편지 가까움은 주소를 묻고 마음은 우편번호를 잊는다 편지는 늘 도착하기 전에 먼저 돌아온다 나는 봉투를 뜯지 못한 채 책상 위에 둔다 종이 위의 말들이 너무 가벼워질까 봐 바람은 창틈을 찾아 슬쩍 들어오고 종이는 그 바람에 얇게 …
■ 곁에 있는 먼빛 창문을 닦다가 유리 너머의 내가 유리 안쪽으로 한 발 물러나는 것을 본다 가까운 것은 늘 손끝에 붙어 있으나 마음에는 붙지 못한다 밥상 위 김이 오르는 동안에도 그대는 내 숨결의 반대편에서 조용히 젖어 간다 나는 그대를 붙잡지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어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
■ 산새와 오리나무 오리나무 우듬지에 산새 한 마리 울음을 매단다 바람도 멎는 높이에서 그 소리는 더 맑고 더 외롭다 날개가 있다는 것은 떠날 수 있다는 뜻이지만, 머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산새는 혼자인 자신의 심장을 듣고 운다 오리나무는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허형만 시인 ■ 허형만, 서정의 심연을 지키는 사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고양 화정도서관은 혜안을 지닌 도서관이다. 그 혜안은 단지 ‘좋은 시인’을 초대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한 시대가 조용히 놓치고 있던 한 사람의 품격과,…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제1부 │ 부끄러움의 시작 자화상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Paul Gauguin (폴 고갱, 1848–1903)의 선택과 탈주 ― 문명을 떠난 이유, 인간을 묻는 그림, 그리고 문학적 반향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서문 폴 고갱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극단을 떠올린다. 안락한 증권가를 버…
■ 보리의 시간 눈이 먼저 와 말을 가리고 서리가 먼저 서 발목을 묶을 때 보리는 묻지 않는다 왜 하필 지금인가를 몸을 낮춘다 뿌리를 아래로 보낸다 밟히는 일까지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살아 있다는 것은 부러지지 않는 법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
시와 시평 《강물 위에 놓이 거울》 ■ 시와 시평 《강물 위에 놓인 거울》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허태기 시인은 시인이면서 수필가이자 칼럼니스트다. 문학을 하나의 장르 안에 가두지 않고, 삶이 닿는 모든 자리에서 언어를 다듬어 온 사람이다. 그의 글은 일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