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성찰

21 / 147 쪽 · 전체 3514편

성찰 ·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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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궁이 첫불의 낮은 숨 ㅡ청람 김왕식

■ 아궁이 첫불의 낮은 숨 청람 김왕식 새벽 부엌 아궁이 입구에 밤새 식은 재빛이 고요히 내려앉아 있다 장작 한 토막 겹겹의 나이테가 조용히 불씨를 기다리고 불쏘시개 끝 마른 솔잎의 결이 첫 마찰에 숨을 깨운다 불씨가 번지며 아궁이 속 어둠이 …

청람 김왕식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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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켜져 있는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밤새 켜져 있는 아파트 불빛을 바라보며 밤이 깊어지면 도시는 낮과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사람들이 내일을 준비하듯 서둘러 잠에 들고, 도로의 소음도 천천히 가라앉는다. 그런 시간에 멀리서 바라보는 아파트 단지는 커다란 직사각형 속에 작은 불빛들…

청람 김왕식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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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불빛 아래에서 멈춘 발걸음 ㅡ 청람 김왕식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편의점 불빛 아래에서 멈춘 발걸음 저녁이 내려앉는 도시에서 가장 먼저 불을 밝히는 곳은 편의점이다. 해가 완전히 지기도 전에 켜지는 그 하얗고 작은 불빛은 멀리서 보면 별처럼 반짝인다. 크지 않지만 늘 같은 자리에서 …

청람 김왕식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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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버스 창에 기대는 사람들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해 질 녘 버스 창에 기대는 사람들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면, 버스 창문에는 느린 금빛이 번져오기 시작한다. 회사들이 하나둘 불을 켜고, 거리의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지는 그 시간. 사람들은 퇴근길 버스를 타고 하루의 마지막 무게를 …

청람 김왕식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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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머물다 가는 자리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바람이 머물다 가는 자리 청람 김왕식 사람들 사이에서는 때때로 도(道)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린다. 마음을 닦아야 한다거나, 비워야 한다거나, 내려놓아야 한다는 말들이 정리된 듯 들리지만, 그 말들의 힘이 오히려 마음을 단단히 묶어두는…

청람 김왕식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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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꺼내어 빛을 만나야 비로소 사랑이 된다 ㅡ청람 김왕식

■ 사랑은 꺼내어 빛을 만나야 비로소 사랑이 된다 청람 김왕식 세상에는 스스로 완성되는 것이 거의 없다. 움직이지 않는 종은 그저 금속의 둔한 형상일 뿐이며, 누구의 손끝도 닿지 않은 노랫말은 공중을 떠다니는 허공의 씨앗과 같다. 사람의 마음속에 오래 머물러 있…

청람 김왕식 · 202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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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담바라의 향기를 지닌 사람 ― 남지심 작가를 찾아가다

― 남지심 작가를 찾아가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남지심 작가의 우담바라 □ 남지심 작가의 집필 모습 ■ 우담바라의 향기를 지닌 사람 ― 남지심 작가를 찾아가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운종가 뒤켠, 세월의 결이 고요히 쌓인 한 연구소의 문을 열었…

청람 김왕식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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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웃음 속의 가을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허허, 웃음 속의 가을 내장사의 가을 산문을 걸어 오르니, 고요가 먼저 길을 내어주었다. 산 그림자는 부드럽게 기울고, 바람은 낙엽의 결을 따라 흘러내렸다. 그 풍경은 이미 하나의 법문이었다. 숲은 깊은 침묵으로 스스로 경전을 이루고 있…

청람 김왕식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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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무욕 그리고 만족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탐욕, 무욕 그리고 만족 탐욕은 언제나 ‘더’를 부른다. 손안에 무엇이 있든,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든, 탐욕은 가진 것의 무게를 헤아리지 못하고 끝없이 다른 것을 요구한다. 사람의 마음이 가장 지치고 흩어지는 순간은 결핍 때문이 아…

청람 김왕식 · 2025.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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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확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돌 확 ㅡ돌을 우묵하게 파서 절구 모양으로 만든 물건. ■ 돌확 뒤란 한쪽 잡초 비집고 선 자리에 크고 묵직한 돌확 하나 비바람을 오래 견딘 얼굴로 앉아 있었다 빗물 고이면 잠시 하늘을 담았다가 해가 나면 조용히 비워내던 그…

청람 김왕식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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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문학이 먼저 깨어나는 방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새벽에 문학이 먼저 깨어나는 방 김왕식 아침에 눈 뜨면 세상이 먼저 두드린다 유리창의 빛보다 빠르게 카톡 한 줄이 방 안을 가만히 울린다 졸음 스친 손끝으로 문을 열면 늘 같은 이름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순백한 새벽의 문학사랑방 누군가는 시를 들…

청람 김왕식 · 202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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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노래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청람 김왕식 시인의 '바람의 노래' ㅡ외국에 발표된 기사 ■ 바람의 노래 김왕식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멀리 간다 바람은 그 증거였다 형체 없이 세상을 돌며 꽃잎을 흔들고 눈물을 말렸다 그 이름조차 남기지 않았다 바람은 지…

청람 김왕식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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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론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사랑론 — 존재를 빛으로 키우는 기술 사람은 누구나 사랑을 말하지만, 정작 사랑을 배워본 사람은 드물다. 사랑을 감정으로만 착각하는 한, 우리는 늘 우연과 충동의 파도에 흔들리는 존재에 머무른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을 “기술(Art)”…

청람 김왕식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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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문고리 문고리 하나가 오래된 나무문에 달려 집 안의 모든 시간을 손끝으로 견디고 있었다. 사람들은 늘 문고리를 잡고 나갔다가 돌아왔지만, 문고리는 단 한 번도 그들의 발걸음을 붙잡지 않았다. 손을 대는 순간, 문고리는 먼저 온도를 알…

청람 김왕식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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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한 장의 표 ㅡ청람 김왕식

■ 인생이라는 한 장의 표 사람은 태어날 때 누구도 왕복표를 쥐고 오지 않는다. 송대관이 손에 쥔 “차표 한 장”은 바로 그 불가역의 숙명을 노래한 것이었다. 우리는 모두 편도(片道)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늘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착각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인생은 돌…

청람 김왕식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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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빛ㅡ 청람 김왕식

■ 겹빛 해가 기울자 두 겹의 빛이 땅 위에 놓인다 하나는 저물녘의 빛 또 하나는 바람에 흔들린 풀잎의 그림자다 겹쳐진 빛 위로 바람이 가볍게 지나가고 그 결은 한 번 더 흔들리며 부드러운 흔적을 만든다 돌 위에도 겹빛이 내려 오래된 무늬를 서…

청람 김왕식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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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결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서늘한 결 해가 절반쯤 오르면 새벽의 마지막 서늘함이 들판 끝에서 가볍게 남는다 그 결은 얇고 섬세하다 바람은 그 서늘함을 멀리까지 데려가고 풀잎은 그 결을 몸의 표면에서 한 번 더 느낀다 돌부리는 이 온도를 기억하듯 움직임 없이 서…

청람 김왕식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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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빛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허리빛 해가 머리 위를 넘어 서쪽으로 기울어질 즈음 허리빛이 들판 전체를 부드럽게 감싼다 고요가 얇게 깔린다 허리빛 아래에서 풀잎의 결은 더 선명해지고 바람은 그 선명함을 살짝 스쳐 조용한 선율을 만든다 돌부리 사이에도 금빛 먼지가 …

청람 김왕식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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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남기는 작은 흔적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서로에게 남기는 작은 흔적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에게 작은 흔적을 남긴다. 말 한마디, 잠깐의 미소, 아무 의도 없이 건넸던 손짓 하나가 오랫동안 마음의 표면에 잔잔한 자국으로 남는다. 그 자국은 희미해 보이지만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

청람 김왕식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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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은 마음의 무게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말하지 않은 마음의 무게 사람의 마음에는 끝내 말해지지 않은 문장들이 숨어 있다 말하려다가 멈춘 숨 목 끝에서 접힌 채 다시 안으로 삼켜진 이야기들 그 침묵은 때로 한 문장보다 더 큰 무게를 가진다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

청람 김왕식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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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審美)의 손끝에서 심성(心性)의 글로 ― 김운기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심미(審美)의 손끝에서 심성(心性)의 글로 ― 김운기 회장의 두 번째 항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수원문협의 김운기 회장을 바라볼 때마다 떠오르는 비유가 있다. 한 사람의 생애가 하나의 긴 강이라면, 그 강은 어느 순간 다른 물길을…

청람 김왕식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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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다리가 놓일 때 ㅡ청람 김왕식

■ 보이지 않는 다리가 놓일 때 김왕식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처음부터 길이 놓여 있지 않다 말 한 줄도 닿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강물이 흐른다 어느 순간 아주 조용한 마음의 움직임이 강 위에 작은 다리를 놓기 시작한다 말도 아니고 표정도 아니고 그…

청람 김왕식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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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가 가르쳐준 마음의 결 ㅡ청람 김왕식

■ 고요가 가르쳐준 마음의 결 김왕식 세상은 늘 소리로 가득하지만 마음이 깊어지는 순간은 언제나 고요 속에서 찾아온다 고요는 텅 빈 것이 아니라 사람의 본래 결을 비춰주는 맑은 거울 같은 자리 소음을 지나온 하루의 끝에서 가만히 멈춰 서면 듣지 못했…

청람 김왕식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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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마음을 듣는 법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 보이지 않는 마음을 듣는 법 사람의 말보다 마음이 먼저 흘러나오는 순간이 있다. 말은 늦게 도착하고, 마음은 먼저 흔들린다. 많은 이들이 대화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말의 표면만 핥고 지나간다. 마음의 결을 듣지 못하면 삶은 자꾸 어긋난다. 깊…

청람 김왕식 · 2025.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