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삼이 장가가는 날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달삼이 장가가는 날 들녘에 새벽이 먼저 깃들고 이슬은 아직 논둑을 떠나지 않았는데 호미를 쥔 손 하나 오늘은 흙을 뒤집지 않는다 평생을 흙과 말 섞어 살던 달삼이 그 이름 낮게 불리던 사내가 오늘은 제 이름을 새로 입는다 아랫녘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달삼이 장가가는 날 들녘에 새벽이 먼저 깃들고 이슬은 아직 논둑을 떠나지 않았는데 호미를 쥔 손 하나 오늘은 흙을 뒤집지 않는다 평생을 흙과 말 섞어 살던 달삼이 그 이름 낮게 불리던 사내가 오늘은 제 이름을 새로 입는다 아랫녘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명성과 명예 명성은 밖에서 온다. 이름이 불리고, 얼굴이 알려지고, 사람들의 입과 입을 거치며 점차 넓어진다. 그것은 노력과 능력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대와 운의 흐름이 더해져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여, 명성은 쌓을 수는 있…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고통과 지루함 사이에 삶이 인간의 삶은 극단 사이를 오가는 미묘한 진자振子와 같다. 한쪽에는 고통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지루함이 있다. 삶은 이 둘 사이를 끊임없이 흔들리며 균형을 찾지 못한 채 흘러간다.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눈이 달라지는 순간 세상은 이미 수많은 것들로 가득 차 있다. 눈에 보이는 풍경, 반복되는 일상, 누구나 겪는 감정과 사건들. 인간의 삶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대상을 발견하는 일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지금, 이 자리 시간은 늘 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인간의 마음은 자주 그 흐름을 거슬러 오른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머물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끌어오려 한다. 그 사이에서 현재는 자주 비워진다. 그러나 삶이 실제로 이…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기침의 그림자 청람 김왕식 꽃샘 끝에 남은 찬 기운이 목 안쪽에 조용히 내려앉는다 말로 나오지 못한 것들이 먼저 몸을 두드리고 나는 그때마다 짧게 흔들린다 콜록, 소리는 가볍게 흩어지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언제나 가볍지 않다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낮아짐의 언어, 건너가게 하는 평론 ― 무릎의 자세로 문학을 대하는 일에 대하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문장은 높아지는 순간 길을 잃는다. 설명은 쌓일수록 멀어지고, 해석은 단단해질수록 닿지 않는다. 말이 앞에 서면, 작품은 뒤로 물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화쟁 花爭 청람 김왕식 봄이 온다는 것은 계절이 움직이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간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일이다. 한 가지 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기운이, 각자의 결을 가진 존재들로 나뉘어 세상 위에 번지는 순간이다. 그 시작은…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벽 앞의 문장 — 오스카 와일드를 지나 청람 김왕식 이름 하나 빛으로 먼저 쓰이고 그 뒤에 시간이 따라붙었다 말은 꽃보다 먼저 피었고 문장 하나가 지나갈 때마다 세상의 시선이 그 자리에 머물렀다 형식은 점점 더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오스카 와일드 ■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Oscar Fingal O ) — 삶과 예술의 경계에서 빛난 존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들어가는 말 아름다움으로 삶을 사유한 인간 19세기말 유럽은 산업화와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내가 내게 묻는다 문학인이라 불리는 이 이름 앞에 잠시 멈춰 선다. 이 이름을 감당할 만큼 살아냈는가. 문장을 다루는 손보다 그 문장을 견디는 삶이 더 깊었는지 나는 나에게 묻는다. 글을 쓴다는 일은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라 했다. 그…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봄 ㅡ 그리고 겨울 경계는 선이 아니다 서로의 숨이 스며드는 자리다 앞서 가는 기척과 뒤에 남은 숨결이 같은 자리에 겹쳐 있다 녹지 않은 들판에 풀잎 하나가 먼저 살아 있고 꽃이 피지 않은 가지 끝에 서리 하나가 끝내 남아 있다 차…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4월의 어깨 봄은 한쪽에만 걸리지 않는다 왼쪽 어깨에 아직 풀리지 않은 향기가 얹히고 오른쪽 어깨에는 이미 식지 않은 햇빛이 스며든다 계절은 나뉘지 않고 몸 위에서 겹쳐 입는다 4월은 벗지도 입지도 못한 채 중간에 서 있다 한쪽…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봄이 오는듯 간다 아직 겨울이 다 말하지 못한 자리 풀잎 하나 먼저 입을 연다 누가 먼저였는지 모른 채 빛은 얇게 번지고 공기는 조금씩 이름을 바꾼다 꽃은 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놓아버리는 일 향기는 남지 않고 지나는 동안만 가볍…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까뮈와 사르트르 , 존재와 부조리 사이의 긴장 — 두 사유의 생애, 작품, 그리고 결별의 철학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들어가는 말 ㅡ같은 시대, 다른 방향의 사유 20세기 프랑스 지성사는 인간 존재를 둘러싼 근본적 질문이 가장…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한국 문단에 나타난 실존적 긴장 — 순수와 참여 사이에서 반복된 사유의 논쟁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들어가는 말 한국 문학과 실존적 갈등의 구조 20세기 한국 문학사는 단순한 미학적 변모의 연대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누구…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기억은 어떻게 현재를 지배하는가 사람은 현재를 살고 있다고 믿는다. 지금 보고 지금 듣고 지금 숨 쉬고 있으므로 자신이 지금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사람은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다. 이미 지나간 것들 위에 서 있을 뿐이다. 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숨처럼 오는 말》 — 삶을 밝히는 100개의 등불 1부. 마음을 다스리는 법 14. 비교는 마음을 가난하게 한다 사람은 스스로 부족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기 때문에 괴로워진다. 자신의 삶만 바라볼 때는 충분해 보이던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숨처럼 오는 말》 — 삶을 밝히는 100개의 등불 1부. 마음을 다스리는 법 13. 천천히 가는 길이 멀리 간다 빠르게 가는 것이 능력처럼 보이는 시대 속에서 사람은 속도를 줄이는 것을 두려워한다. 서두르는 걸음은 쉽게 지치고, …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4월, 보이지 않는 문장이 먼저 쓰인다 깊은 흙 속에서 오래 접어 두었던 숨 하나가 아직 이름을 갖지 못한 채 자기 안쪽으로만 흐르고 있을 때 비는 하늘이 아니라 시간의 뒤편에서 먼저 온다 젖는 것은 흙이 아니라 굳…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숨처럼 오는 말》 — 삶을 밝히는 100개의 등불 1부. 마음을 다스리는 법 12. 흔들림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사람은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지만, 흔들림이 없는 상태는 멈춤에 가깝다. 바람이 불 때 나무가 흔들리듯, 삶도 움직이는…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숨처럼 오는 말》 — 삶을 밝히는 100개의 등불 1부. 마음을 다스리는 법 11. 비움이 채움보다 크다 사람은 무엇인가를 더 가지려 할 때 비로소 삶이 나아질 것이라 믿는다. 손에 쥐고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마음은 오히려 무거워…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나무 위에 피어난 선율 시인은 사물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눈앞의 풍경을 한 번 더 건너가, 그 안에 숨은 또 다른 얼굴을 불러낸다. 그래서 같은 봄을 두고도, 누군가는 꽃을 보고, 시인은 울림을 본다. 어느 시인은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숨처럼 오는 말》 — 삶을 밝히는 100개의 등불 1부. 마음을 다스리는 법 10. 자신을 아는 순간 길이 열린다 세상을 많이 아는 것보다 자신을 아는 것이 더 어렵고, 더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한계와 욕망을 제대로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