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국 시인의 <다리> ㅡ사랑이 길이 되어 건너가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이희국 시인의 시집 '다리' ■ 다리 시인 이희국 섬으로 가는 다리가 놓이고 사람들은 걸어서 바다를 건넜다 어린시절 그런 대교 같은 선생님은 나의 다리였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시던 부모님 나는 어둑할 때까지 교실에 남아 책을 읽었다 창 밖에 …
□ 이희국 시인의 시집 '다리' ■ 다리 시인 이희국 섬으로 가는 다리가 놓이고 사람들은 걸어서 바다를 건넜다 어린시절 그런 대교 같은 선생님은 나의 다리였다.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시던 부모님 나는 어둑할 때까지 교실에 남아 책을 읽었다 창 밖에 …
□ 김선영 시인 시집 《풀꽃 왕관》 □ 김선영 시인 ■ 山 빛 시인 김 선영 산빛 사랑하다 떠난 그사람 산빛 한자락 떠서 잔등에 덮어주고 보낸 그사람 산은 자꾸 야위어 가고 세월도 야위어 앓을 때 어느날 문득 그 사람 산빛 돌려주러…
□ 배진성 시인 ■ 배진성, 문인의 본령을 지키는 사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배진성 시인을 떠올릴 때마다 가장 먼저 스치는 단어는 ‘문인’이다. 단순히 시를 짓는 사람, 작품을 발표하는 사람을 넘어, 문학을 삶의 태도로 품고 있는 사람. 그의 존재는 작품 안…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눈 오는 지도 윤동주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 린 지도 우에 덮인다. 방안을 돌아다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였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낚시질 시인 허형만 오늘은 바람만 낚았다 ■ 허형만 시인의 시 <낚시질 바람을 낚는 하루 — 존재의 무게를 비우는 시학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허형만 시인의 초단편시 <낚시질은 단 한 줄로 이루어져 있다. “오늘은 바람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명상 윤동주 가출가출한 머리칼은 오막살이 처마 끝 쉬파람에 콧마루가 서운한 양 간질키오. 들창 같은 눈은 가볍게 닫혀 이 밤에 연정은 어둠처럼 골골히 스며드오. ■ 청람 시평 윤동주의 시 <명상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명상’…
■ 바람의 북 김왕식 골목 어귀, 낡은 신발가게 앞 어둠을 꿰매던 풍장꾼 낮이면 못 하나 박을 힘도 없던 손이 밤이면 북을 두드리며 삶의 골을 두드린다 빚 독촉장처럼 빨래줄에 걸리던 그림자 전기세 밀린 종이가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날 막걸리 한 그릇에…
■ 바람의 북 김왕식 골목 어귀, 낡은 신발가게 앞 어둠을 꿰매던 풍장꾼 낮이면 못 하나 박을 힘도 없던 손이 밤이면 북을 두드리며 삶의 골을 두드린다 빚 독촉장처럼 빨래줄에 걸리던 그림자 전기세 밀린 종이가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날 막걸리 한 그릇에…
■ 남겨진 한복 상자 수필가 박선주 제주도 여행에서 돌아와 사진을 정리했다. 동백꽃들이 땅에 떨어져 붉은 융단처럼 깔린 언덕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 속, 노란 셔츠를 입은 내 모습은 인생 사진이라 할 만큼 마음에 쏙 들었다. 문득 그 옷의 기억에 뒤따라 오는 한 남…
□ 최돈애 시인 ■ 동무야 시인 최돈애 봉선화꽃 피는 울타리 너희 집 앞 저녁노을이 보랏빛으로 물든 그날 봉선화꽃 물로 내 마음에 새기며 너를 사랑한다 했지 세상은 바람처럼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도 밤하늘 깊은 곳에 은은히 타오르는 우정을 네 가슴에…
■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풍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어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
□ 배진성 시인 ■ 배진성 시인께서 보내주신 글 단테의 『신곡(神曲)』은 총 100곡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은 총 81장 윤동주 시인의 작품은 총 125편 청람 김왕식 시인의 『숨의 연대기』는 총 101편 이렇게 의미 있는 작품은 꼭 필사를 하면서…
■ 무서운 시간 윤동주 거 나를 부르는 것이 누구요, 가랑잎 이파리 푸르려 나오는 그늘인데, 나 아직 여기 호흡이 남아 있소. 한 번도 손 들어 보지 못한 나를 손 들어 표할 하늘도 없는 나를 어디에 내 한몸 둘 하늘이 있어 나를 부르는 것이오. 일…
■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 청람 시평 윤동주 시 <편지 ― 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위로 윤동주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병원 뒤뜰 난간과 꽃밭 사이 사람 발이 잘 닿지 않은 곳에 그물을 쳐 놓았다. 옥외 요양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쳐다보기 바르게- 나비가 한 마리 꽃밭에 날아들다 그물에 걸리었다. 노-…
□ 윤동주 서시 ■ 조개껍질 윤동주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어온 조개껍데기 여긴여긴 북쪽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
□ 이태환 목사님 ■ 꽃으로 흘린 눈물 ― 김계희 〈여름에 스며드는 봄〉을 보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담동 이림 아트 하우스. 김계희 화백의 개인전 〈여름에 스며드는 봄〉에서 한 작품 앞에 이르러 발걸음이 멈췄다. 화면은 환했다. 그러나 그 밝음은 햇살…
■ 귀뚜라미와 나와 윤동주 귀뚜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아무에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 둘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귀뚜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 청람 시평 윤동주 시 <귀뚜라미와 나와…
□ 윤동주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 종달새 윤동주 종달새는 이른 봄날 질디진 거리의 뒷골목이 싫더라. 명량한 봄하늘, 가벼운 두 나래를 펴서 요염한 봄노래가 좋더라, 그러나, 오늘도 구멍 뚫린 구두를 끌고, 훌렁훌렁 뒷거리 길로 …
□ 프로메테우스 신화 ■ 간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병원 윤동주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 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이 여자를 찾아오는 이, 나비 한 마리도 없다. 슬프지도 않은 살…
■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차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속, 햇빛…
■ 꺼지지 않는 태양 ― 한 그림이 삶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순간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이 그림은 애초부터 태양을 자처하지 않았다. 처음의 이름은 《해가 지지 않는 바다》였다. 수평으로 이어지는 세계,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지속, 잠들지 않는 풍경의 감각이…
■ 초승달의 두 얼굴, 두 개의 위로 ㅡ김선영 시인의 시 <초승달의 윙크와 안혜초 시인의 시<초승달이 윙크를 하네 비교 ㆍ분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1. 들어가는 말 ㅡ 초승달이 두 시인에게 말을 걸 때 초승달은 문학사 전반에 걸쳐 ‘부재의 상징’, ‘슬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