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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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84 쪽 · 전체 200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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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 ㅡ청람 김왕식

■ 오디세이 청람 김왕식 바다는 길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이 지나간 뒤 잠시 물결 하나 접힐 뿐이다 젊은 날에는 먼 곳에 답이 있을 줄 알았다 수평선 너머에 아직 만나지 못한 나 하나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배를 띄웠다 꿈 몇 자루 사랑…

청람 김왕식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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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ㅡ청람 김왕식

■ 허물 청람 김왕식 목놓아 울던 매미가 하나둘 여름에서 빠져나간다 나무에는 빈 몸만 남았다 등을 찢고 어디로 갔는지 껍데기는 살아 있을 때보다 더 단단히 나무를 붙든다 어제 친구 하나도 세상을 벗었다 한평생 가슴에 여름을 품고 울분도 …

청람 김왕식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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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벗어놓고 간 생 ― 벗어놓은 몸 하나가 나무에

― 벗어놓은 몸 하나가 나무에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매미가 벗어놓고 간 생 ― 벗어놓은 몸 하나가 나무에 남아 있다 청람 김왕식 여름이 조금씩 제 목소리를 거두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나무마다 목이 찢어질 듯 울어대던 매미 소리가 성글어졌다…

청람 김왕식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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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무거운 수레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태양보다 무거운 수레 청람 김왕식 정오가 아스팔트를 끓인다 매미는 불붙은 허공에 매달려 제 몸보다 큰 울음을 쏟는다 그 아래 허리 굽은 노인 하나 수레를 끈다 폐지 몇 장 찌그러진 깡통 몇 개 빈 병 몇 개 세상이 버린 것들은 …

청람 김왕식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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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길을 만들고, 시인이 섬을 완성한다 ― 황성구 시인의 「이어도, 바람의 길을 묻다」 에 나타난 이어도 정신과 지속의 미학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이어도, 바람의 길을 묻다 시인 황성구 바다는 한번도 바람을 붙잡은 적이 없는데 바람은 수천 년을 한길로 이어도를 찾아왔다 누가 길을 가르쳐 주었기에 파도보다 먼저 그 푸른 숨결을 데려오는가 나는 오늘 수평선 끝에 서서 바람에게 조용히 물었다 …

청람 김왕식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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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곳에서 더 크게 들리는 조국의 목소리 ― 김유조 시인의 「빈 지하의 목소리」에 나타난 분단 기억과 통일 염원의 미학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빈 지하의 목소리 시인 김유조 철원 노동당사 앞에 서면 문은 닫혀 있고 시간만이 드나든다 지하로 이어진 어둠 속으로는 누구도 내려갈 수 없고 발자국 대신 침묵이 계단을 채운다 그해에 그곳에서 호명되지도 못한 사람들이 비명 속에 사라졌다는 이야기…

청람 김왕식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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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에도 국경이 있다면, 매미는 그것을 넘어간다 ― 주광일 시인의 「여름 엽서 41 ― 이종효 요한에게」 에 나타난 상실과 기억의 미학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여름 엽서 41 ㅡ 이종효 요한에게 시인 주광일 나 먼저 세상 떠난 매제를 생각하며 잠 못 이루는 밤입니다. 미국 땅 디트로이트에서 착하게 착하게만 살던 매제의 부음이 전해진 날, 서울의 매미는 하루 종일 구슬프게 울어댔습니다. 3년 전 부터 투병 중임을…

청람 김왕식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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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 서정주의 《화사집》 ㅡ 월급 한 달이 한 권의 시집이 되던 날 ― 한 권의 책은 어떻게 한 사람의 생애를 넘어 한 시대의 문학사가 되는가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월급 한 달이 한 권의 시집이 되던 날 ― 한 권의 책은 어떻게 한 사람의 생애를 넘어 한 시대의 문학사가 되는가 Ⅰ. 들어가는 말 ㅡ가난한 교사의 서가에서 시작된 문학의 시간 문학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의 곁에서 오래 살아남았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대한…

청람 김왕식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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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일 시인의 시집 《겨울엽서》 ㅡ청람 김왕식

《겨울엽서》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주광일 시인의 시집 《겨울엽서》 ■ 저자 소개 시인 주광일 주광일 시인은 법과 문학, 정의와 사랑, 원칙과 연민을 한 생애 안에서 조화롭게 실천해 온 법조인이자 시인이다.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청람 김왕식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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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하여 이불을 덮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덥다, 하여 이불을 덮다 태양이 하늘의 화로를 뒤엎었다 길은 제 몸을 녹이며 신발 밑창에 달라붙고 매미는 나무의 속살까지 파고든 불을 울음으로 퍼 나른다 덥다 하여 나는 이불을 덮는다 더위를 밀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다 세상의 불길이 너무 환하여…

청람 김왕식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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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의 자리 ㅡ청람 김왕식

■ 무소유의 자리 청람 김왕식 송광사 불일암 낡은 처마 밑 봉당에 세월의 그림자가 눕는다 비 온 뒤 젖은 공기 속 한 켠에 나무 의자 하나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의자 위에는 세상보다 더 오래된 침묵이 앉아 있고 그 앞에는 책 두 권이 놓여 있다 …

청람 김왕식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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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작은 빛으로 가장 큰 어둠을 건너는 시 ― 정택상 시인의 「사랑은 별」 을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정택상 시인 ■ 사랑은 별 시인 정택상 사랑이 없으면 무엇이 이 어둠을 밝히겠는가 사랑은 별, 작은 사랑도 모두 반짝인다 ■ 가장 작은 빛으로 가장 큰 어둠을 건너는 시 ― 정택상 시인의 「사랑은 별」 을 읽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청람 김왕식 · 202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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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하여 이불을 덮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덥다, 하여 이불을 덮다 청람 김왕식 덥다 햇볕이 지붕 위에 불의 혀를 펼치고 매미들이 나무의 체온을 찢어 허공에 매달아 놓은 한낮 나는 이불을 덮는다 더위를 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너무 뜨거워 내 안의 겨울이 자꾸 떨기 …

청람 김왕식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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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일 시인의 시집 《겨울엽서》 서평 ㅡ 도서출판 청람서루

주광일 시인의 시집 《겨울엽서》 ■ 저자 소개 시인 주광일 주광일 시인은 법과 문학, 정의와 사랑, 원칙과 연민을 한 생애 안에서 조화롭게 실천해 온 법조인이자 시인이다.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였으며, 196…

청람 김왕식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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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의 마당에 인간의 별빛을 심은 시 ― 구자관 시인의 「한여름밤의 추억」에 나타난 휴머니즘과 공동체의 미학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구자관 시인 ■ 한여름밤의 추억 시인 구자관 두메산골 도라지꽃 피던 그날. 하이얀 달빛 아래 호박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저녁이면, 가난했지만 궁색하지 않았던 넓은 마당에는 매캐하면서도 향긋한 쑥대 모깃불이 피어오르고, 그 곁에는 멍석이 깔리면 …

청람 김왕식 · 202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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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天符經)》의 일(一)과 문학적 상상력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한 글자가 우주의 문을 열 때 ― 《천부경(天符經)》의 일(一)과 문학적 상상력, 존재의 순환에 관한 사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여는 말 ㅡ문학은 세계를 새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세계 안에 숨어 있던 하나를 발견하는 일이다…

청람 김왕식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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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나비의 자리에 별이 내려앉을 때 ― 정근옥 시인의 「사바의 꽃밭에서」에 나타난 인연과 소멸의 미학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정근옥 시인 ■ 사바의 꽃밭에서 시인 정 근 옥 세월이 흐를수록 꽃밭에 나비의 그림자가 사라진다 눈물나도록 그리운 사람은 저녁 안개 속으로 사라지고 만나지 않아도 될 사람은 독을 품은 흰 꽃을 흔들며 다가온다 밤하늘 꽃밭에 반짝이는 별들은 누구…

청람 김왕식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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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일 시인의 삶의 가치철학과 작품 미의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법의 언어, 시의 언어 ― 주광일 시인의 삶의 가치철학과 작품 미의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들어가는 말 문학은 한 인간의 언어가 아니라, 한 인간의 생애가 쓰는 가장 깊은 자서전이다. 시인은 종이 위에 시를 쓰기 전에 먼저 …

청람 김왕식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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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서 있는 충성 ― 이영하 시인의 「신호등은 잠들지 않는다」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신호등은 잠들지 않는다 시인 이영하 새벽은 아직 사람들의 발걸음을 깨우기 전인데 교차로에는 먼저 눈을 뜬 신호등 하나 서 있었다. 붉은빛으로 멈춤을 지키고, 노란빛으로 잠시 더 생각하라 말하며, 푸른빛으로 세상을 다시 움직이게 한다. 누가 그에게…

청람 김왕식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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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어진 못 하나가 한 생애를 증언한다 ― 이희국 시인의 「당신이 다녀가고」를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당신이 다녀가고 시인 이희국 벌겋게 녹슨 못을 빼려다 못대가리가 부서져 뺄 수가 없자 반쯤 튀어나온 못을 두드려 아예 보이지 않게 박는다 그 위에 감쪽같이 스티커를 붙인다 나만 안다. 『간이역에서』 (글나무, 2024) □ 이희국 시인 이희…

청람 김왕식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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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은 얼굴을 비추지 않고 양심을 비춘다 ― 늘샘 안혜초 시인의 「거울 앞에서―윤동주를 생각하며」 를 읽고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거울앞에서 ㅡ 윤동주를 생각하며 시인 늘샘 안혜초 바보야 이 바보야 차 한 잔 사과 한 쪽에도 맘이 걸리고 잎새에 이는 잔바람에도 잠 못이루는 위소胃小하고 담대하지 못한 식물성의 죽제품竹製品 앞서 간 어느 시 쓰는 이도 가슴 …

청람 김왕식 · 2026.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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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나무에게 먼저 온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새벽은 나무에게 먼저 온다 청람 김왕식 새벽은 해를 데리고 오지 않았다 먼저 나무의 뿌리 속에 한 방울 푸른 침묵을 심어 놓았다 강은 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밤새 산이 흘린 사색을 낮으로 운반하고 있었다 돌 하나가 천 년 동안 …

청람 김왕식 ·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