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비평

2 / 84 쪽 · 전체 2004편

비평 · 2쪽

비평

도토리 한 알로 건드린 공동체의 龜裂 ― 이규원 시인의 「도토리 생각」 을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도토리 생각 시인 이규원 능력도 貧한자가 분수도 모르면서 함부로 앞장서서 문학방 쪼개 놓고 멍 하니 정신줄 놓고 내 몰라라 하느냐 ■ 도토리 한 알로 건드린 공동체의 龜裂 ― 이규원 시인의 「도토리 생각」 을 읽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청람 김왕식 · 2026.08.24
비평

봉사의 현장에서 시보다 먼저 사람이 걸어 나왔다 ― 신계전 시인의 「깡녀」 를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깡녀 시인 신계전 복구지원단으로 고향에 와서 다른데 눈 돌릴 틈이없었다 정작 고종사촌 오빠에게는 전화도 못하고.국제문단 고문님께 전화드리고. 저녁에야 숙소에서 한국시조협회 전 통영 지부장님께 전화드렸더니 대뜸 아침을 사주시겠딘고하셔서 너무 고맙지만 …

청람 김왕식 · 2026.08.24
비평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의 한 풍경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저렇게 늙을 수 있을까 ― 응무소주 이생기심應無所住 而生其心의 한 풍경 시인 김왕식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청발산 둔덕에 고즈넉한 벤치가 놓여 있었다. 오래된 나무 몇 그루가 그늘을 드리우고, 멀리 산등성이가 오후의 빛 속에서 …

청람 김왕식 · 2026.08.23
비평

삶의 서랍에서 들려오는 몽돌 소리 ― 신계전 시인의「빼다지」 읽다

□ 신계전 원로 시인 ■ 빼다지 시인 신계전 남몰래 가슴속에 소중하게 지난 파문 살며시 귀기울여 눈감은 채 다가서면 몽돌이 구르는 소리 그 안에서 들린다 울어도 소용없는 지난 일은 묻어 두고 죽을 힘 다하도록 살아야 할 내일 앞에 용케도 버티어 왔다.…

청람 김왕식 · 2026.08.21
비평

가을은 사람의 마음에서 먼저 익는다 ― 정다운 시인의「가을엔 가을이」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정다운 시인 ■ 가을엔 가을이 시인 정다운 서쪽에서 불어오는 하늬바람으로 들게 하소서 파아란 하늘 하얀 양떼구름으로 오게 하소서 가을향기 한가득 머금은 들국화 향기로 피어나게 하소서 기억을 흔드는 처연한 빗소리로 오게 하소서 붉은 단풍 …

청람 김왕식 · 2026.08.21
비평

붙잡히지 않는 생의 접착면 ― 조홍래 시인의 「딱풀」 을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딱풀 시인 조홍래 그녀는 어디서든 딱 달라붙어 있었다 운명처립 떨어질 수 없는 마주침이었으니까 그날 밤 그녀는 단풍나무 아래 오래 말라 있던 나뭇잎처립 굳어 있었다 당신의 손끝이 입술처럼 닿는 순간 그녀는 천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디 하얗고 부드러운 …

청람 김왕식 · 2026.08.20
비평

매미가 귀뚜라미에게 시간을 넘겨줄 때

시간을 넘겨줄 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매미가 귀뚜라미에게 시간을 넘겨줄 때 매미는 여름을 다 울고서야 울음도 빌린 것이었음을 안다 뜨거운 목청 하나로 숲을 붙들고 있었으나 계절은 이미 가을 쪽으로 몸을 돌리고 있었다 마지막 울음이 나뭇가지에서 녹슬 …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제자리 뛰기 ㅡ청람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제자리 뛰기 발은 수없이 땅을 떠났는데 몸은 같은 자리에 있다 사람들은 그것을 헛수고라 부른다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했고 한 치 앞에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쉽게 말한다 제자리에서 뛰어본 사람은 안다 떠남 없이도 몸은 뜨거…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비상 ― 하늘 높이 날다 ㅡ청람 김왕식

― 하늘 높이 날다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비상 ― 하늘 높이 날다 하늘은 높은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버린 것들의 위에 있다 한 사람이 오래 붙들고 살던 이름을 내려놓고 자랑 하나를 접고 미움 하나를 풀어놓을 때마다 등 뒤에서는 보이지…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여몽환포영 如夢幻泡影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여몽환포영 如夢幻泡影 새벽이 풀잎 끝에 은빛 한 생을 매달아 놓았다 해가 뜨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늘로 돌아갔다 꽃잎 하나 물 위에 내려앉는다 물은 꽃을 붙잡지 않고 꽃도 물에게 머물 곳을 청하지 않는다 잠시 서로를 비추고 …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연기가 과자가 되는 순간 ― 청운 정덕현 시인의 「구름 과자」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정덕현 시인 ■ 구름 과자 시인 靑雲. 丁德鉉 당신은 구름 과자를 알고 계시나요? 구름 과자는 옛날에는 어른들이 즐겨 먹었습니다 하나 요즘 세상에는 여자들 어린애들도 즐겨 먹고 있는 세상이래요 과자는 원래 간식으로 입이 궁금할 때 하지만 구름과자는 …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계절의 문턱에서 사람의 안부를 묻다 ― 청민 박철언 시인의 「늦여름 안부」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늦여름 안부 시인 青民 박철언 여보게, 그여름 어떠했는가 폭염이 할퀴고 간 자리 아직도 얼얼한가 퍼붓던 비에 마음의 둑 하나쯤 무너지지는 않았는가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거지 그런 날도 있는 거지 가을은 저만치서 슬그머니 손짓하며 오고 …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하늘이 대신 울어주는 날 ― 주광일 「여름 엽서 46」 를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여름 엽서 46 시인 주광일 혼탁한 여름, 대지 위에서 벌어지는 세상 일에 무심한 듯 침묵을 지켜오던 하늘이, 끝내 분노한 나머지 시커먼 구름의 등을 떠미는 순간, 느닷없이 쏟아지는 소낙비. 순식간에 불어난 빗물이 여기저기 몰려다니며, 이곳 저곳 널려있는…

청람 김왕식 · 2026.08.18
비평

문인은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문인은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여리고 착한 심성을 지닌 사람들은 어쩌면 문인들인지 모릅니다. 남들은 그냥 지나치는 풀잎 하나에도 마음을 주고, 늦은 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도 사연을 붙이며…

청람 김왕식 · 2026.08.17
비평

나는 사람 냄새나는 글을 쓰고 있는가?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나는 사람 냄새나는 글을 쓰고 있는가? 이 질문 앞에 서면 마음이 먼저 낮아진다. 한 편의 시를 얻기 위해 몇 날 며칠 한 단어를 붙들고, 수없이 지우고 다시 쓰는 노시인의 모습을 볼 때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는 시를 짓는 것이 아…

청람 김왕식 · 2026.08.17
비평

법전의 문장을 지나 소나기의 투명함으로 ― 청민 박철언 시인의 「소나기, 하얀 그리움이 짙게 내리는」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소나기, 하얀 그리움이 짙게 내리는 시인 青民 박철언 작은 수증기로 피어오른 그리움 새털구름으로 높이 날다가 양떼구름으로 사뿐 내려섰다가 뭉게구름으로 커지는 그리움의 무게 비구름 안개구름으로 머무르다가 공기보다 낮아진 밀도가 바닥 놓치니 마침내 지상…

청람 김왕식 · 2026.08.17
비평

꽃등불 하나가 사람의 품격을 밝힐 때 ― 신계전 시인의「자주빛 사랑」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자주빛 사랑 시인 신계전 바람 부는 풀숲에 숨어 핀 초롱꽃 누구를 기다려 고개 숙였나 너 또한 나를 닮아 세월을 잃어 시린 가슴 이슬 맺혔나 밤마다 꿈속으로 몰래 찾아와 속삭이는 그대 목소리 가슴을 파고드네 꽃을 피우네 그리움이 눈물 짓네 그대는…

청람 김왕식 · 2026.08.17
비평

태극기를 흔드는 손끝에서 한 시인의 생애가 빛난다 ― 주광일 시인의 「여름 엽서 45」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여름엽서 45 시인 주광일 이틀 전 귀국 버스에 실려 아소산을 내려오며, 나는 감사한 마음 뿐이였습니다. 하기야 우리들 살아 있는 모든 순간들이 아름다운 은혜이고 축복이 아니겠습니까. 나는, 아소산에 머물렀던 일주일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푸른 하늘과 하얗게 …

청람 김왕식 · 2026.08.17
비평

신새벽 단국대학교 한문학 김상홍 명예교수님께서 보내오신 시경의 《采薇 ㅡ 6장》이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신새벽 단국대학교 한문학 김상홍 명예교수님께서 보내오신 시경의 《采薇 ㅡ 6장》이다. ■ 《시경》의 以詩論時 《시경》 3백 5편 중에서 白眉로 평가받는 采薇의 제6 장 昔我往矣 옛적에 내가 군대 갈 때에 楊柳依依 수양버들 휘영청 푸르더니 念我來思…

청람 김왕식 · 2026.08.16
비평

물 위의 꽃과 물 아래의 꽃 사이 ― 김미형 시인 디카시 「불이不二에서 핀 꽃」 에 깃든 불이의 미학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불이不二에서 핀 꽃 시인 김미형 물 위에 모습이나 물속에 비친 모습이나 불이에서 태어나 불이로 돌아간다 ■ 물 위의 꽃과 물 아래의 꽃 사이 ― 김미형 시인 디카시 「불이不二에서 핀 꽃」 에 깃든 불이의 미학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절집의 …

청람 김왕식 · 2026.08.15
비평

말복의 문턱에서, 한 생의 여름을 읽다 ― 김유조 시인의 「말복을 보내며」 에 부쳐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말복을 보내며 시인 김유조 숨은 바람 겨우 한줌인데 땡볕을 밀어내고 세월의 등을 치니 벌써 가슴이 철렁하네 이날이면 밀린 방학 숙제와 못다 쓴 일기장이 그랬듯 지난 여름 흘린 땀은 헛된 증발이 아니라 뜨거운 햇살을 견뎌낸 증표이고 말복은 무슨 끝이…

청람 김왕식 · 2026.08.15
비평

비운 자리에는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 공병영 시인의 「비움이 남긴 것」 에 나타난 마음의 주권과 감산減算의 미학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비움이 남긴 것 시인 공병영 비우고 나니 모든 게 사라진 줄 알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조용히 들여다보니 남은 게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숨결, 덜 복잡한 생각. 원망 대신 피어난 감사. 두려움 대신 자리잡은 평화. 무언가를 얻기보다 잃지 …

청람 김왕식 · 2026.08.13
비평

할머니의 등 ㅡ청람 김왕식

■ 할머니의 등 청람 김왕식 배추 몇 포기 고추 한 바구니 깻잎 몇 단 앞에 저녁보다 먼저 굽은 등이 있다 새벽 찬 바닥 자식들 밥그릇 손주의 약봉지 말하지 않은 것들이 척추마다 한 칸씩 눌러앉았다 “오천 원에 두 단.” 목소리는 웃는데 등…

청람 김왕식 ·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