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 깊이 읽기

비평

9 / 84 쪽 · 전체 2004편

비평 · 9쪽

비평

낮아짐으로 더 깊어지는 사람 — 황성구의 《성산일출봉을 품으며》를 읽다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성산일출봉을 품으며 시인 황성구 푸른 오월의 첫 숨이 창을 열어 바다를 들이면 멀리 고요의 등뼈처럼 솟은 성산일출봉 아침빛을 가만히 품고 앉아 있다 나는 펜션 테라스 끝에 기대어 바람의 결을 한 올씩 듣고 신록 번지는 시간의 가장자리에서 내 안의 파…

청람 김왕식 · 2026.05.08
비평

바늘로 세상을 깁는 어머니의 시학 — 시인 유숙희 시집 《바늘로 세상을 깁다》에 나타난 생활미학과 장인정신의 문학적 의미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바늘로 세상을 깁는 어머니의 시학 — 시인 유숙희 제2 시집 《바늘로 세상을 깁다》에 나타난 생활미학과 장인정신의 문학적 의미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들어가는 말 — 사라지는 시대에 남아 있는 손의 온기 어느 날부터 세상은 손보다 속도를 믿기 시작했…

청람 김왕식 · 2026.05.08
비평

배진성 시인의 《달과 6펜스》 — 낮의 은화에서 밤의 달로 돌아가는 영혼의 항해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배진성 시인 ■ 달과 6펜스 시인 배진성 은화가 환하다 은화가 환하게 반짝인다 은화는 대낮에 반짝인다 은화는 태양을 좋아한다 은화들이 태양을 향해 줄을 서고 있다 태양은 은총을 내린다 달은 밤에 더 환하다 낮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밤에…

청람 김왕식 · 2026.05.08
비평

유윤숙 시인의 시《노을》 ㅡ붉은 그리움의 체온, 삶의 황혼을 꽃으로 물들이는 언어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유윤숙 시인 ■ 노을 시인 유윤숙 앳된 날 차마 지나갔나 곱고 고와 설운 사랑 언제, 나도 저런 사랑 해 보았던가 눈 속 헤집고 들어가도 식지 않는 그런, 꽃불사랑 붉은 하늘 나풀대는 꽃댕기 □ 유윤숙 시인 • 아호 : 금향 경기…

청람 김왕식 · 2026.05.08
비평

우물가 빨래터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우물가 빨래터 김왕식 아침 안개가 채 걷히기 전 우물가에는 먼저 하루가 내려와 있다 어머니는 두레박을 깊이 내려 물의 숨을 길어 올리고 낡은 수건 하나 어깨에 걸친 채 빨랫감을 조용히 펼친다 손끝에 묻은 물은 차갑지만 그 물결 속에…

청람 김왕식 · 2026.05.06
비평

섬돌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섬돌 김왕식 봉당 끝, 비에 닳고 햇살에 익어 사람의 발자국을 오래 품어온 낮은 돌 하나 그 위에 어머니는 물 한 바가지의 마음으로 하루를 씻듯 닦아낸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짐처럼 아버지의 흰 고무신을 나란히 올려놓는다…

청람 김왕식 · 2026.05.06
비평

달항아리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달항아리 청람 달이 항아리를 닮아 갔다 처음부터 하늘에 뜬 것은 달이 아니라 누군가 빚다 만 흰 그릇의 숨결이었을지 모른다 밤은 그것을 높이 들어 세상 가장 어두운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사람들은 그제야 고개를 들고 둥근 빛을 달이…

청람 김왕식 · 2026.05.06
비평

흰 꽃 아래, 밥 한 숟갈의 기억 ㅡ 황성구 시인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이팝나무를 보며 시인 황성구 내 어릴 적 마실 어귀에 서 있던 커다란 이팝나무 한 그루 눈 내린 듯 흰 꽃들이 가지마다 소복이 쌓여 나는 가끔 그 앞에 서 있었다 쌀밥 같았다 유년 시절 그리도 귀하던 도시락 뚜껑을 살짝 열어 식어…

청람 김왕식 · 2026.05.06
비평

단어를 걷게 하는 방식 — 배진성 시인의 시 《산책》에 대한 새로운 읽기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산책 시인 배진성 산책은 살아있는 책이다 산책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책이다 내가 산 책 중에서 내가 가장 여러 번 정독하는 책은 자연이다 산책은 자연이다 자연은 산책이다 산책은 자연을 읽으며 밑줄을 긋는 일이다 산책은 시간을 주고 산다 시간…

청람 김왕식 · 2026.05.04
비평

침묵 위에 모이는 선, 끝내 닿지 않는 중심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 침묵 위에 모이는 선, 끝내 닿지 않는 중심 검은 바탕은 먼저 ‘침묵의 근원’을 드러낸다. 모든 소리가 태어나기 전의 자리, 모든 의미가 아직 형상화되지 않은 상태. 그 깊고도 무한한 어둠은 단순한 공허가 아니라, 가능성으로 가득 …

청람 김왕식 · 2026.05.04
비평

낮은 손끝에서 밝아오는 새벽 — 황성구 시인의 시《걸레 한 장의 기도》와 그의 삶 ㅡ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정토 마을 능행 스님 ■ 걸레 한 장의 기도 시인 황성구 호스피스 병실 문을 여는 순간 말보다 먼저 다가오는 숨결 시간이 천천히 눕는 자리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틀에 쌓인 먼지를 닦으며 누군가의 지난 계절을 쓸어내고 바닥을 훔치…

청람 김왕식 · 2026.05.03
비평

젖음의 본질에 이르는 길 — 청연 김상희 시인의 시《밤비》를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청연 김상희 시인 ㆍ시낭송가 ■ 밤비 시인 청연 김상희 그리움 속살거리는 봄밤 땅에서 비가 내린다 하늘에는 잠못드는 꽃들 그리고 나무와 새 밤비의 품에 안긴다 계절을 타고 내리는 그대 어둠을 메고 내리는 그대 땅에서 내리는 생명수 하늘은 …

청람 김왕식 · 2026.05.03
비평

빛의 결을 만지는 언어 — 허형만 시인의 시《오월 햇살에서》를 읽다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오월 햇살에서 시인 허형만 오월 햇살에서는 푸른 물 냄새가 난다 알래스카에서 보았던 새하얀 빙하 속 은은한 그 물빛처럼 우주가 한몸으로 뿜어내는 오월 햇살은 돌담을 어루만지는 바람의 손길처럼 부드럽고 창공을나는 새의 깃처럼 가볍다 ■ …

청람 김왕식 · 2026.05.02
비평

변수남 시인의 시《바람 없는 바람》을 읽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바람 없는 바람 시인 변수남 벌겋게 달궈진 이빨로 가차 없이 정강이를 물어뜯는 이리 개미 숨소리에도 놀라 혼이 다 빠져버리는 청개구리 동물이라면 그대는 어떤 동물이나 물보라 일렁이는 바다에 만 척의 배를 흉용히 침몰시키는 돌개바람…

청람 김왕식 · 2026.05.02
비평

박철언 시인의 시 「2026 지구의 현주소」를 읽다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2026 지구의 현주소 시인 青民 박철언 호르무즈의 목 움켜쥐고 세계를 뒤흔드는 거대 권력의 화살표 날마다 상공으로 치솟는 야욕들 날마다 해저로 곤두박질치는 약속들 이란 미국 이스라엘 소련 우크라이나 중국 평화의 이름으로 얽혀 숨어…

청람 김왕식 · 2026.05.02
비평

송양우 시인의 시《아버지의 삶》 ㅡ지게의 무게, 사람의 온도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평하다

■ 아버지의 삶 시인 송양우 재 넘고 소롯길 휘청휘청 어제 한 짐 오늘도 한 짐 새경 없는 이바지 세상 풍진 한 바지게 고단했던 삶 지게 내려놓고 어디 가셨나요 불혹의 상처 서산 넘는 해 아침 되면 보련만 돌아오지 못할 황천지객 되었는가 타는 가…

청람 김왕식 · 2026.05.01
비평

청민 박철언 시인의「5월 찬미」를 읽고 ㅡ청람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5월 찬미 시인 청민 박철언 연둣빛 이파리가 초록 가지로 바뀌고 푸르름이 더해지는 5월 이팝나무 산딸나무 병꽃나무에 빨간 장미가 만발하는 5월 감미로운 바람 구김살 없는 햇살 미소 짓는 들판은 젊음과 용기와 기쁨을 준다 우리들의 꿈…

청람 김왕식 · 2026.04.30
비평

시인 주광일의 《봄 엽서 44》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봄 엽서 44 시인 주광일 꽃잎 피고 졌을 뿐 밋밋하고 무덤덤하게 흘러버린 4월이 떠나는 길목에 누군가 5월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엉크러 져 버린 이 땅에 통쾌한 기적의 꽃을 피우기 위하여 5월이 긴장한 표정으로 대기하고…

청람 김왕식 · 2026.04.30
비평

초승달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초승달 ■ 초승달 어릴 때 나는 달 이름을 자꾸 바꿔 불렀다 초승달 보고 “그믐달!” 하고 웃고 그믐달 보고 “초승달!” 하고 또 웃었다 선생님이 오른손을 오므리며 “이게 초승달이란다” 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집에 가는 …

청람 김왕식 · 2026.04.30
비평

저녁별 ㅡ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저녁별 초저녁 하늘, 아직 낮의 체온이 남아 있는 그 틈에 하나의 별이 먼저 불을 켠다 성기게 흩어진 빛, 그러나 망설임 없는 자리 저만치 다 채우지 못한 얼굴로 그믐달이 걸려 있다 빛은 크기로 말하지 않는다 온기로 말한다 작은 …

청람 김왕식 · 2026.04.30
비평

배진성 시인의 고팡새 ㅡ 청람 김왕식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고팡새 시인 배진성 고팡새는 오늘도 고팡에서 노래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마음을 품고서 보이지 않는 것을 향해 날아간다 꽃이 시들어도 남는 그 무엇을 찾아서 나는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찾는다 나의 참된 모습 그림자 속에 갇힌 나를 …

청람 김왕식 · 2026.04.30
비평

도시의 변모와 인간의 자리 ― 서강석 시인의 가치철학과 작품 미의식에 관한 소고 ㅡ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 시인 서강석 송파구청장 ■ 도시의 변모와 인간의 자리 ― 서강석 시인의 가치철학과 작품 미의식에 관한 소고 문학평론가 청람 김왕식 Ⅰ. 여는 말 ― 행정과 문학의 교차 지점 서강석 시인은 한국 현대문학에서 드물게 확인되는 이중적 궤적을 지닌 인물이다.…

청람 김왕식 · 2026.04.28